신화역사공원의 하수 역류 사태는 제주도정과 JDC의 관리 소홀이 불러온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 이하 환도위)는 11일 오전 제364회 정례회 상임위원회에서 특별업무보고 회의를 열었다. 

이날 환도위 의원들은 신화역사공원을 포함한 JDC 연관 사업들에도 물 사용량을 일부러 낮게 측정해 특혜와 봐주기행정이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시설 늘었는데 1인당 물 사용량은 절반 이하 감소?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14년 신화역사공원의 숙박시설 원 단위 물 사용량을 2006년 1인당 333리터에서 1인당 136리터으로 절반 이하로 낮추는 변경안을 승인했다.

이는 급수 및 오수량 계획산정 기준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애초 신화역사공원은 2007년까지 환경부 고시의 '건축물 용도별 오수발생량 산정방식'을 적용받았다. 이 당시 물 사용량은 333리터였다. 

그러나 2014년 산정기준이 제주특별자치도의 '하수도정비기본계획'으로 변경됐다. 이에 도는 JDC와 협의해 신화역사공원의 원 단위 물 사용량을 1인당 136리터로 변경해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의회와의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강성의 의원(제주시 화북동, 더불어민주당)은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절수용 샤워기를 10분만 이용해도 76리터가 사용된다고 한다"며 "일부 객실에는 욕조까지 있는데 하루 136리터로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꼬집었다.

또한 강 의원은 "2014년 5월 이전에 1,443개였던 호텔 객실 수가 3천여개 이상 늘었지만, 환경영향평가보고서의 계획급수량은 오히려 줄었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는 신화역사공원 사업주체인 람정제주개발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변경승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상수도 및 하수도 이용에 따라 지불해야 할 '원인자부담금'을 상당 부분 보전받게 됐다. 강성민 의원(제주시 이도2동을,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그간 회사측이 보전받은 금액만 상수도 57억원, 하수도 110억원 등 총 167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성민 의원은 "예례휴양형주거단지 1인당 물사용량은 최초 기준 340리터에서 160리터, 헬스케어타운 325리터에서 256리터, 첨단과학단지 514리터에서 469리터로 낮게 최종 승인되었다"며 "JDC가 발주한 사업만 유독 물사용량이 최종적으로 줄어들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같은 문제점의 가장 큰 문제는 관광용수 공급의 원 단위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JDC에서 시행하는 사업들은 각자 다른 적용 기준을 받고 있다. 

◎도의회, "환경영향평가 다시 받아야" VS 도, "재협의 대상 아니다"

지난 2015년 제주도감사위원회도 수자원본부 종합감사에서 원 단위를 단일화하고 원인자부담금을 재협의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권고한 바있다. 

따라서 환도위는 제주신화역사공원의 상하수도환경영향평가 재협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법규가 준수되지 못했다며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다.

하지만 도는 "전체 사업면적규모를 적용하고 있어서 법규 위반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지금까지 법적으로 재협의 대상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강창석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이 환도위 특별업무보고에서 답하고 있다.@사진제공 제주도의회

이에 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이상봉 의원(노형동을, 더불어민주당)은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설규모가 30% 증가하면 재협의 대상인데 신화역사공원은 2.3배가 늘어난 상태"라며 "법규 위반이 일어나 하수도문제가 터진 것이다. 법적인 해석을 다시 받아 보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안창남 의원(삼양·봉개동, 무소속)도 "신화역사공원 A지구 공정률이 69%인데 상하수 사용계획의 99%를 쓴다면 공정이 100%가 되면 엄청난 문제 생긴다는 것"이라며 "오수 문제는 사업자에게도 이롭지 않다. 냉철하게 다시한번 재검토하고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창석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행정기준이 일목요연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앞으로 철저히 연구해서 개선방안을 다른 사업장도 일괄 적용할 수 있도록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환도위 회의에는 이성호 JDC 관광산업처장과 이찬희 람정제주개발 본부장이 참석하기도 했다. 두 관계자는 이날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의 말씀을 도민에게 전했다. 또한, 상하수도관리와 관련해 도와 협의해 관리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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