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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하] 제주의 미래를 아세안에서서정하/ 제주평화연구원장
제주투데이 | 승인 2018.09.12 06:32

[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서정하/ 제주평화연구원장

금년 초부터 진행된 한반도 정세 변화로 동남아 지역이 또 다른 의미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싱가포르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경제적 허브로 성공한 데 이어 외교적 허브로까지 자리 잡게 된 싱가포르의 제반 발전상이 우리 국민에게 주목을 끌고 있다. 건국 이래 정치·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면서 눈부신 경제 번영을 이룬 싱가포르의 발전 전략이 북한의 경제 발전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의견들까지 나오면서 이에 대한 관심 또한 커졌다.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쩍 관심을 끌고 있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정치적으로는 공산주의를 유지하면서 경제 개혁과 개방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베트남은 북한의 미래 발전 모델로서 시사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30년간 전면적 개혁정책인 ‘도이머이’ 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결과 중국의 뒤를 잇는 대표적인 신흥국으로 부상하고 한국의 4대 교역 투자 대상국이 된 베트남의 성공담이 북한의 변화를 바라는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두 나라 외에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아세안의 여러 나라가 여러 면에서 우리의 중요 관심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욱이 사드사태 발생 이후 경제적으로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포스트 차이나’로서 지역 협력체 아세안(ASEAN)이 갖고 있는 경제·외교안보적 가치가 대폭 상승했다. 실제 아세안은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교역 파트너이자 투자 대상으로서 2022년까지 연5~6%대 성장률이 예상될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큰 거대 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동질감과 연대감을 느끼고 있고 작년 해외에 여행간 우리 국민 중 근 30퍼센트에 달하는 약 760만 명이 동남아지역을 여행했을 정도로 동남아는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여행 행선지다. 대부분의 아세안 회원국들은 아세안 중심의 다자안보협력 메커니즘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외교파트너이기도 하다. 문재인대통령이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국과 아세안이 호혜적인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는 ‘신 남방정책’을 발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아세안은 제주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이다. 4차 산업혁명의 선두국가인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세안은 제주의 4차 산업 육성 과정에서 중요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스마트 홈,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기술을 활용한 의료 솔루션 기술을 집중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싱가포르의 경험은 제주 경제의 미래에 시사점이 많다. 나아가 지난 4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동남아 26개 주요 도시에 ‘스마트시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합의를 도출한 바 있는 싱가포르는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제주가 동남아 국가들과 폭넓은 협력을 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국빈 방문시 한국과 싱가포르가 체결한 해외 스마트시티 분야 공동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가 이러한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국 관광객 감소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제주에 아세안은 대체 관광 시장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우리 중앙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 다변화란 장기 과제 하에서 관광 시장으로서 아세안 회원국의 국민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제주도 방문을 위해 인천공항서 환승하는 동남아 단체관광객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시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 국가들의 단체관광객에 대한 전자비자 발급을 시행하게 되면 작년 약 15만 명 수준이었던 제주 방문 동남아 여행객 수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아세안 회원국들로부터 우리나라를 방문한 여행객 수가 230만 명을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세안 회원국을 대상으로 여행객을 적극 유치하려는 제주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제주와 아세안간의 협력 증진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중요성에 비해 적게 알려진 아세안을 제대로 알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세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민들이 경제공동체로 출범한 아세안에 대해 얼마나 깊이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작년 한-아세안 센터가 실시한 인식조사에 의하면 한국 청년들의 아세안에 대한 이미지는 관광 여행지라는 인식이 많았고 ‘가난’, ‘후진국’, ‘빈곤’ 등 부정적 인식의 답변도 많았다고 한다. 이러한 인식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의 미래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세안의 선진적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한국에 주재하는 아세안 대사들도 ‘한국과 아세안 간의 이해가 아직 피상적 수준’ 이라는 지적에 입을 모으고 있다. 작년에 이어 6월 26일부터 열린 올해 13회 제주 포럼에서 아세안 학계, 언론계, 관계의 고위 인사들이 모여 ‘신 남방정책을 통한 한-아세안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세션을 가졌다. 아세안 이해 증진에 기여하려는 제주 포럼이 제주의 미래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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