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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경제가 우선이다'
제주경영자총협회 장태범 회장 인터뷰
노사관계 선진화 기여… 규제완화, 투명하고 신속한 인.허가 절실
안인선 기자 | 승인 2018.09.13 15:16

[한국경제가 고용한파ㆍ투자부진ㆍ심리위축 등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 제주경제도 예전 같지 않다. 제주투데이는 창간 15주년 연속기획 '경제가 우선이다'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첫 번째로 제주 경제계의 핵심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제주경영자총협회 장태범 회장((주)태웅종합건설 대표)을 만났다. 장 회장은 지난 7월 25일 취임 이후 제주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행보로 연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제주경영자총협회 장태범 회장

Q. 제주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지 50여일이 지났습니다. 지역 경제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지역 경제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발표되고 있는 통계자료들을 보면 경제상황이 매우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 악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와 생산, 소비가 동반 부진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기업인들은 이미 우리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들어선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주지역의 경우 건설과 관광서비스업 분야가 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건설수주액은 지난해보다 50% 넘게 급락했고, 건축허가 면적도 40% 정도 감소했습니다.

현재 지표상으로 나타나는 건설수주액과 건축허가 면적은 향후 6개월 또는 1년 이후의 건설경기를 반영하는 선행지수입니다.

건설경기 침체상황이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암울한 통계인 셈입니다.

더욱이 소비자물가도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해서 서민가계를 압박하고 있고, 고용시장은 얼어붙어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급변하고 있는 경영환경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지난 7월 1일부터 주당 법정 근로시간이 68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휴일근로 16시간)에서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으로 크게 단축됐습니다.

당장은 근로자 300인 이상인 사업장과 공공기관에만 적용되지만, 2020년 1월 1일부터는 50인 이상 299인 미만 사업장, 2021년 7월 1일부터는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근로기준법은 강행 규정이기 때문에 노사가 합의해도 52시간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 이를 어기면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디까지가 근로시간인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휴게시간인지 등 근로시간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서 사업장에서는 상당한 혼란이 일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운수업종이나 사무직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어떻게 산정해야 할지 등 난감한 상황입니다.

최저임금의 경우에는 올해 16.4% 인상된데 이어 내년도에도 10.9%나 오르는데, 너무 급격하게 오르다보니 이곳저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내년 최저임금 8350원은 월급으로 치면 토요일도 일은 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188만 7100원, 5일만 일을 하는 사업장은 174만 5150원이 됩니다.

그런데 내년 최저시급이 8350원이라고 하지만,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시급은 1만30원(주휴수당 포함)에 이릅니다.

이렇다보니 지불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편의점 업주 등 영세사업자들이 최저임금 불복종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속도조절 필요성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한 취지가 저임금근로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해 주기 위함인데, 최저임금이 급속하게 오르다보니 오히려 아르바이트 근로자나 시간급 근로자 등 취약계층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게다가 최저임금이 오르면 차상위 계층 근로자의 임금이 그만큼 인상되고, 이어서 그 위 계층의 근로자 임금이 다시 오르는 등 이른바 리프트 효과가 나타나게 돼서 급격한 임금인상은 경제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생산성, 경제성장률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인상은 영세기업과 소상공인 뿐 만 대다수의 중소기업까지 경영 압박감이 가중되고, 경제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큽니다.

근로시간 단축문제와 관련해서 우리 경총은 지난 6월 고용노동부 등 정부에 적용을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고, 정부도 올해 말까지 6개월 간 단속을 유예하겠다고 한 상태입니다.

다만 우리 경총입장에서는 산업현장에서 겪게 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현황과 애로사항 등을 꾸준하게 청취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숙지해야 할 쟁점사항 등을 매뉴얼화 해서 회원사 등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사노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역시 꾸준하게 실시하고 있습니다.

급격하게 인상되는 최저임금 문제와 관련해서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고용노동부에 이의제기를 했고, 앞으로도 경영계의 의견을 계속해서 전달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경총은 업종별 차등 적용하는 방안 등을 계속해서 내놓을 것입니다.

▲제주경영자총협회 장태범 회장@제주투데이

Q. 제주경제를 활성화 시키는데 가장 큰 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주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꼭 집어서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각 분야마다 상황이 다르고 적용하는 법과 제도들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많은 연구기관들이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마 3%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경기가 침체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측면에서는 제주지역도 전국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침체상태에 빠져 있는 것은 소비가 위축되고, 소비가 위축되다보니 기업생산과 투자가 감소하게 되고 기업이 생산과 투자를 줄이면 고용이 감소하고 고용이 감소하면 소득이 줄어들고, 소득이 줄면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법이나 제도를 바꾸거나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중요하고, 정부와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의식전환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들을 비롯해서, 유연한 고용노동 정책과 산업인프라 확충, 기업 활동과 관련한 조속한 인허가 처리, 각종 세제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Q. 국내 자본 또는 대규모 외국자본(특히 중국자본)에 의한 개발사업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이러한 사업들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대규모 투자사업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어느 사업을 막론하고 대부분 비슷합니다.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의 경우 소규모 지역상권이 위협받는다는 이유를 비롯해서 관광숙박시설의 과잉공급, 중산간 자연생태계 파괴, 하수 및 폐기물 처리문제, 해발 300m 이상 고지대 토지소유자들의 지나친 개발 요구 우려 등이 사업을 반대하는 주요 이유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개발사업들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에는 이러한 반대 논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의 경우 사업규모가 5조2천억원이 넘습니다.

이러한 사업이 제대로 시행되면 극도로 침체돼 있는 청년고용시장과 건설경기 부양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도 상당해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Q. 민선 7기 제주도정이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를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어떤 정책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부에서 지금까지 일자리와 관련한 예산 54조원을 투입했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고용절벽이라는 참담한 상황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고용관련 예산이 적재적소에 배분됐는지, 제대로 집행됐는지 의아스러운 대목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고, 각종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자체의 일자리 정책들이 제주지역 일자리 창출과 고용시장 유연화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고,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도 필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필요한 일자리는 세금이 들어가는 일자리가 아니라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는 일자리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용도 창출하면서 세수도 확충할 수 있는 일자리는 기본적으로 기업이 만드는 것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질서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지자체가 공정한 룰을 만들어 주고, 그 룰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파수꾼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규제를 풀어야 할 분야는 없는지, 규제가 더 필요한 곳은 어디인지, 시장에 민폐를 끼치는 요소들은 없는지 등을 꼼꼼하게 파악해서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보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도 우리 사회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는 경제주체인 만큼 최저임금 문제 등이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슬기롭고 지혜로운 대책들을 마련해야 합니다.

Q. 앞으로 제주경총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실지 말씀해 주십시오.

기업의 경쟁력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노사관계입니다.

노사관계가 불안하면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떨어지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성과가 없는 기업에서 고용창출을 기대할 수가 없고 이러한 악순환이 되풀이되면 결국 기업은 경쟁력을 잃고 경제생태계에서 도태되겠죠.

물리적 힘겨루기 보다는 노사간에 서로 존중하면서 쟁점에 대해서는 평평한 운동장에서 충분한 토의와 협의를 거치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 경총도 이러한 노사관계의 선진화에 기여하는 것을 시대적 소명으로 여기고 경영계를 대표해서 기업의 목소리와 현장의 어려움을 가슴으로 경청하면서, 이를 합리성과 논리성으로 대변해 나가는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또 청년 취업난 해소와 구인 구직문제, 자영업과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문제,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문제 등 새로운 해법을 요구하는 사안들에 대해서도 경영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겠습니다.

더불어 회원사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도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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