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구름 한 점없이 슬프도록 너무 맑게 개인 백두산 천지연에서 때 아닌 '진도아리랑'이 울려퍼졌다.

9월 20일 방북 마지막 날,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남북 지도자들이 백두산 천지연 방문 때, 알리 가수의 진도아리랑이 자연발생적으로 나왔다.

모든 매스컴들은 "두 정상 감동" "김정은 감동" 등, 남북한의 인위적인 권력 정상을 중심으로 기사를 소개하고 있었다. 이 소개에 필자는 또 다른 소개 방법도 있을텐데 하고 약간 씁쓸했다.

알리의 판소리와 가창력을 겸비한 진도아리랑은 마이크도 없이 대자연의 천지연 무대 위에서, 인위적인 권력 두 정상 앞에서만이 아니고, 한반도 최고 정상인 백두산에서 우리의 전통민요가 메아리 쳤다는 사실이다.      

1938년 장편소설 <대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펄벅(1892-1973) 여사가 1960년 한국울 방문했었다. 서울의 고궁들과 경주 관광을 마치고 귀국하는 펄벅 여사에게 기자들이 질문을 했다.

"이번 방한 중에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어떠한 것이었습니까?" 펄벅 여사가 대답했다.
"땅거미가 질 무렵 지게에 짐을 지고 소를 끌고 가던 늙은 농부의 모습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짐은 물론이고 사람까지 올라 타 소를 모는 광경만을 보아 온 이 작가에게 천년 신비의 석굴암보다 수 백년의 고궁들보다 소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짐을 나누어 진 농부의 인간적 배려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준 것이다.

비유의 대상이 비약적일런지 몰라도 백두산 천지연에서 부른 알리의 진도아리랑을 듣고 많은 기사를 대했을 때 이 기사가 떠올랐다.

구름 한 점없어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 아래 펼쳐진 한반도 최고 정상인 천지연 호숫가에서, 남북한 지도자들이 손벽을 치면서 흥겹게 듣는 그 모습들은 속세의 권력을 초월한 보통 우리들 모습 그대로였다.

때 마침 같은 날인 9월 1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제18기 해외지역회의>가 일본, 중국, 아세안, 유렵회의가 열렸었는데 필자도 참가했었다. 

미주지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서 천여명의 위원이 참가했는데, 일본에서는 백이십여명이 참가했다. 오사카 중심의 근기지역에서는 태풍으로 인한 오사카 칸사이공항의 피해로 삼십여명 밖에 참가 못했었다.  

준비했던 회의 자료와 강연들은 북한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일행의 새로운 소식 알리기로 과거의 자료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실시간에 가까운 보고와 평가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3박 4일간 남북한 통일에 대한 강연, 각 지역별로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들의 활동 보고, 판문점선언, 평양선언 등에 대한 의미 부여는 신선함도 돋보였지만 되풀이되는 주제여서 식상한 부분도 솔직히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 방북단 이백여명 중에 2차로 추가된 특별수행원으로 참가한 알리 가수의 백두산 천지연에서 부른 '진도아리랑'은 필자에게 있어서 가장 인상 깊었으며 감동의 여운이 지금도 남아있다.

"만경창파에 둥둥둥 뜬 배 어기여차 어야디어라 노를 저어라." 과연 우리들은 어디로 노를 저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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