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딱 나누미 재능나눔 봉사단

김민수 몬딱나누미 재능나눔 봉사단장(사진=김재훈 기자)

- ‘몬딱 나누미 재능나눔 봉사단’. 정겨운 이름이다. 어떻게 시작됐는지.

개인적인 얘기를 드릴 수밖에 없겠다. 4~5년 전 제주로 여행을 왔다가 우연히 흑우를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소가 있네? 사진 작업을 해보려고 제주를 왔다 갔다 했다. 흑우를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호응이 좋았다. 서울과 제주에 와서 사진 전시를 하게 됐다. 이후 이중섭창작 스튜디오에서 2017년 동안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머물게 됐다. 운 좋게 감산리에서 감귤창고를 임대해 동료 작가와 함께 작년 12월 이 공간을 꾸릴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제주에는 재주가 많은 사람들이 많이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5월부터 재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문화 강좌를 열었다. 사진, 요리, 팝아트 등. 몬딱 나누미 재능나눔 봉사단의 씨앗이 됐다.

-검정소, 흑우가 봉사단을 만들도록 이끌었다고 봐도 될 것 같다.(웃음)

마을 부녀회를 대상으로 사진, 팝아트, 커피 등 문화 교육을 진행하고 그 분들과 함께하다 보니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일종의 터미널 같은 공간이 됐다. 마을주민들과 이주민들이 함께 하는 공간. 모이는 사람들이 인원이 많아지다 보니 재능나눔 봉사단을 만들면 어떨까, 제안했는데 다들 흔쾌히 하자고 했다.

-다양한 영역에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봉사활동 영역도 넓어질 수밖에 없겠다.

최근에는 장수사진을 찍었다. 아홉 명이 모여서 작업했다. 추석 감산 마을에서 마을축제를 한다고 해서 찾아가는 갤러리 트럭, 요리반, 부침개 100인 분을 요청해서, 공연봉사반에서 공연을 해드리고. 색소폰, 작곡가, 연주자 등이 문화예술 몬딱 나누미 봉사단과 함께 행사를 진행했다. 3개월 전쯤 발대식을 가졌다.

-봉사단원 수는 얼마나 되나?

많은 사람들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수가 많아졌다. 현재는 육지사람, 이주민, 제주도민과 함께 50명이 들어와 있다. 가을부터 한 달에 1~2회 봉사활동을 예상하고 있다. 사진 봉사반에서 장수사진(영정사진)을 찍고, 미술봉사반에서 벽화 작업 등을 진행하고, 보수정비 봉사반은 간단한 집수리를 했다. 또 요리봉사반은 요리를, 그림책읽어주기 봉사반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그림책을 읽어주고, 공연 봉사반은 공연을 해나간다. 서귀포 자원봉사센터와, 제주시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했다.

안덕면 감산리에 위치한 문화예술창고 몬딱. 문화예술창고 몬딱은 나누미 재능나눔 봉사단의 아지트 역할을 하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봉사단원들은 어떤 봉사단을 꿈꾸는지?

즐거울 락 도울 비 함께 공, '락비공(럭비공)'. 즉 통통 튀면서 살아가는 모임을 지향한다. 앞으로 월 1~2회 봉사를 할 예정으로 하고 있다. 큰 행사에는 20여 명이 참가한다. 각 반마다 반장이 있어 반별로 소통한다. 재능나눔만이 아닌 필요한 현장을 찾아가는 일도 하고 있다. 태풍 때도 봉사단이 참여 했다. 봉사단 내에 대외협력 지원반도 있다. 연세가 있는 분들이 마을과 마을 사이를 연결해주는 교량 역할을 해주시고 있다. 마을주민, 이주민, 봉사자들이 모두 함께 어우러지는 봉사활동을 해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문화예술창고는 봉사단의 구심점이 되기도 하는 공간인데 어떻게 운영해나갈 예정인지.

마을 분들 뭐 먹고 사냐고 물어 본다. 그게 고민이라고 답을 드린다.(웃음) 개인적으로 서귀포문화원 사진반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개인 그림 작업도 하고 있다. 이 공간에서는 향후 대관 전시를 해나가려고 한다. 가죽공예, 한지 공예, 캔들 만들기 등 아카데미를 개설해 거리 문제로 시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지역민들이 참여하실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소수정예로 사진 아카데미를 몬딱 사진아카데미도 열고 있다.

문화예술창고 몬딱 내부. 갤러리 대관 및 각종 문화 아카데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사진=김재훈 기자)

-끼와 재능이 있는 분들이 모인 봉사단인데 앞으로 어떤 재미있는 일들을 도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10월 27일 몬딱 나누미 명랑 운동회를 기획하고 있다. 안덕 감산리에 있는 축구장에서. 가족들도 함께하는 옛날식 운동회를 열어보려고 하고 있다.

-흑우를 찍는 사진작가에서 봉사단장이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모임을 꾸려가고자 하는지.

제주에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진 데서 보람을 느낀다. 제주에 처음 내려오고서는 2~3개월 동안 혼밥을 했다. 지금은 봉사단 구성원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혼밥을 하는 일은 적어졌다.(웃음) 단순한 봉사단이 아닌 하나의 공동체와 같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재능을 살리며 마을주민과 이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봉사단으로 자리 잡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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