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희룡 도정의 개방형 인사에 공무원 사회가 전문가와 기준 없는 인사라며 반발이 강하다. 개방형공모제가 인사 혁신이 아니라 도정과 공무원 간의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가 10월 1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개방형직위 공모제가 원칙과 기준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이하 제주전공노)가  최근 원희룡 도정이 진행하고 있는 개방형직위 인사를 두고 공무원조직을 기만하는 자기 사람 챙기기 인사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제주전공노는 1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방형공모제 규탄 공직사회 기자회견'을 열고, 원 지사의 개방형직위 인사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제주전공노는 "지난 7월과 8월 노조는 원 지사와 개방형공모제 36개 자리 확대 관련해 면담을 하고 개방형공모제 확대를 폐기해달라고 요구했었다"며 "이에 원 지사는 IT분야 등 전문분야에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선거공신을 챙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도청 인사 가운데 원 지사의 지방선거 시기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일부 포진하면서 제주전공노는 "원 지사의 단언에 신뢰를 가질 수 없으며, 도민과 도의회, 공무원 전체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충희 전공노 제주본부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기준·원칙 없고, 선거공신만 부르는 최악의 인사"

제주전공노가 제기하는 의문은 크게 세가지다.

먼저 도가 개방형공모제를 36자리로 정하고 있는데 실제 외부 인사 채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제주전공노는 개방형직위 외에도 임기제 공무원 채용의 공고가 이어지면서 사무관 이상 임기제공무원 4급 1명, 5급 2명 등이 채용됐다고 밝혔다. 사무관 이상의 외부 인사 채용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

또한, 강영진 공보관의 사례를 들면서 임용기간도 채우지 않고 사표를 낸 인사가 다시금 채용된 사례도 지적했다. 제주전공노는 강 공보관의 인사를 두고 "이것은 원 지사가 물리치겠다는 적폐에도 없었다"며 "공무원 윤리를 짓밟은 최악의 사례"라고 악평했다.

개방형공모제 심사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제주전공노는 노희섭 미래전략국장과 김기홍 디지털융합과장의 임용에 대해 "이들은 민선6기 임기제 공무원이었던 사람들로 민선 7기에 오면서 승진심사가 된 것인지 채용인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승철 소통혁신정책관 인사와 관련해서는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에서 '폴리널리스트'라 불리고 있는데 원 지사가 적폐라 하는 우근민 도정에서 정책특보와 투자진흥관을 했던 인물"이라며 "이런 경력이 채용심사에 합당한지 의문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현숙 성평등정책관의 경우도 "언론학 석사와 기자경력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어떤 채용심사 기준으로 통과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제주전공노가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외부에서 신청 안하는 개방형공모...공무원도 꺼려"

실질적으로 전문인사가 채용 신청을 꺼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제주전공노는 "개방형공모제 대상 지역이 전국임에도 불구하고 고위직을 채용하는데 인재가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채용이 아닌 승진이 이뤄지고 선거운동 참여자가 재임용되는 사태를 보면 누가 제주 발전을 위해 신청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주전공노는 "지금까지 도청 내부에서 신청한 공무원도 2명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인사가 사전 내정됐다는 소문에 공무원들이 응모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임기범 전공노 부위원장은 "현재 인사는 전문성을 위장한 선거공신 챙기기가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앞으로 전공노는 제주본부만이 아니라 중앙본부에서도 공모과정을 지켜보고 의혹이나 절차적 하자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청 사무실에 붙어있는 개방형직위 공모 원서접수 공고.@사진 김관모 기자

이에 제주전공노는 원 지사에게 ▲외부에서 들어올 공무원 수 공개, ▲선거공신 인사 즉시 면직, ▲채용자의 심사기준 및 채용사유 공개, ▲감사위원회의 특별감사 시행 등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김충희 제주전공노 본부장은 "현재 이뤄지는 인사에 울분을 품는 하급 공무원들이 많다"며 "공무원조직을 대신해 원 도정의 잘못된 인사를 비판하면서 도민에게 사랑받는 공무원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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