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해양수산부가 발표했으나 기재부로부터 제지당한 제주 신항만건설 기본계획은 제주신항을 크루즈 4선석이 접안할 수 있도록 했다.

해양수산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시끄럽던 2016년 12월 신항만건설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해수부는 당시 제주신항만 건설에 2조4천52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대형 크루즈 입항 및 크루즈 수요 대비가 주요 목적이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해수부는 제주신항에 크루즈 22만t급 등 4선석(선박 접안장소)과 여객부두 9선석, 방파제·방파호안 4.91㎞를 설치토록 했다. 그러나 당시 해수부는 기재부와 협의를 거치지 않고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결국 제동이 걸렸다. 제주도 해양수산국 관계자에 따르면 해수부에서 올해 말 고시를 목표로 신항만 건설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계획 수립이 되기도 전에 현재 탑동 앞바다에는 기존 신항만 건설 계획을 기반으로 한 방파제가 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방파제 공사비로 353억3,600만원(도급 251억4,900만원, 관급 101억8,700만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현재 탑동 앞바다에는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방파제가 건설되고 있다. 올해는 300m 길이의 방파제를 건설할 예정이다.(사진=김재훈 기자)

이에 대규모 해양 환경오염이 불가피한 신항만 공사를 기본계획 수립 전에 착수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대형 크루즈 입항 및 크루즈 관광객 수요 대비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기존 제주 신항만건설 기본계획이 크루즈 관광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사그라진 현 시점에서는 도민들을 납득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주 크루즈항 선석 배정 현황에 따르면 올해 입항한 크루즈의 입항 횟수는 총 13회(9월 27일 기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제주에는 2004년부터 크루즈가 입항하기 시작했다.(2회) 2013년 처음 100회를 넘긴 뒤(184회), 2014년 242회, 2015년 285회로 증가세를 보이며 2016년 507회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사드 여파로 2017년 98회로 급감한 뒤 올해 현재 13회를 기록하고 있다.

기존의 크루즈 부두조차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크루즈 4선석 접안을 위한 초대형 신항만 건설을 추진하며 환경을 훼손해야 하고 있는 것이냐는 지적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운용하고 있는 크루즈 부두는 제주외항이다. 크루즈 2선석이 접안할 수 있다. 거기다 크루즈 2선석을 접안할 수 있는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도 있다. 이미 제주에 크루즈 4선석이 접안 가능한 셈이다. 만약 크루즈 4선석이 접안 가능토록 설계된 제주신항 기본계획 기존안대로 건설되면 제주에는 총 8선석의 크루즈가 접안할 수 있게 된다. 올해 크루즈가 총 13회 입항한 현 상황을 고려하면 크루즈 수요 대비를 목적으로 한 제주신항이 터무니 없이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원희룡 지사는 그동안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강조해왔다. 원 지사는 2015년 5월 국토교통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2공항 다음으로 주력하는 분야로 크루즈를 거론한 바 있다. 크루즈로 인한 낙수효과로 원도심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2공항 건설 계획으로 도민 갈등이 첨예해지며 그 어느때보다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재,  환경오염을 크루즈 전략과 신항만 건설 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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