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해군 국제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은 4일 오후 1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서울 종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국제관함식을 평화의 섬 제주의 군사기지화를 선포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국제관함식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사진=2018 해군 국제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 제공)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2018 해군 국제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은 4일 오후 1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서울 종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국제관함식을 평화의 섬 제주의 군사기지화를 선포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국제관함식은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해군기지 및 제주앞바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해군은 강정마을 주민들의 상처치유 및 민군 화합, 상생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국제관함식의 명분을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국제관함식 추진 과정은 마을의 상처를 치유하기는커녕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국제관함식 개최로 인해 주민들이 다시 갈등으로 치닫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다시 한 번 주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

이들은 이어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 허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제주해군기지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정부와 해군의 사과를 거래 수단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 현재까지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나마 한국 정부가 건설 과정에서 약속했던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라는 약속은 지켜지지도 않았다.”면서 “현재 제주해군기지는 군사기지로만 사용되고 있으며, 정부가 15만 톤급 크루즈 2대가 동시에 입항할 것이라 호언장담했던 크루즈 터미널은 개통되지 않았다. 해군은 항만관제권을 제주도에 이양해달라는 제주도의 요구도 수용하지 않고 있다.”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국제관함식을 통해 해군기지의 당위성이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의 청사진 및 운영 방안이 잡히기도 전에 국제관함식을 개최하는 것은 해군의 위상만 높일 뿐이라는 것. 실제로 제주에는 방사능 유출 관련 매뉴얼도 없는 상태에서 핵추진 잠수함까지 입항한 바 있다. 청정과 공존을 외치는 제주에 역사상 처음으로 제주에 핵 시설이 들어온 것이다. 제주해군기지는 방사능 검출 장비도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다. 만약의 방사능 유출 사고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들은 “주해군기지 완공 이후 제주는 군사화의 길을 걷고 있다. 2011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은 “미국이 제주 해군기지에 올 수 있다면 오겠지만 미국 항모가 제주 해군기지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완공 이후 제주해군기지에는 미군의 핵추진잠수함을 비롯한 각국 군함이 드나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국제관함식에는 미군 핵추진항공모함까지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 2016년 제주해군기지가 완공되자마자 욱일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기항하려 시도하다가 여론의 비판으로 좌절된 바 있으나, 이번 국제관함식에는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 역시 참여할 예정”이라며 일제 전범기인 욱일승천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와 핵추진 항공모함의 참여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제주가 사실상 미국의 대 중국 군사기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군은 해군기지뿐만 아니라 제주에 해병대 부대를 보강했고, 제2공항을 공군기지로 사용할 계획도 밝힌 바 있다. 한미일, 나아가 인도, 호주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미국의 구상에서 제주해군기지가 대중국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이어 이들은 남북간 평화 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 군함들이 집결하여 군사력을 과시하는 국제관함식은 시대착오적인 행사라며 ‘세계 평화의 섬’으로 선포한 제주에서 국제관함식을 개최하는 것은 전 세계에 제주를 해군기지의 섬으로 인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해군기지를 국제적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제주해군기지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강정마을에서 국제 관함식을 개최하는 것은 제주의 미래비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위협하는 행위다.”

이들은 끝으로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의 시대에, 제주는 군사기지의 섬이 아닌 세계 평화의 섬으로, 태평양은 전쟁을 준비하는 갈등의 바다가 아닌 평화의 바다로 남아야 한다”며 국제관함식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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