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에 피폭받은 미군 핵 함정이 이번 10월 국제관함식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로널드레이건호의 모습.@사진출처 로널드레이건호 공식페이스북

비핵제주평화시민모임은 이번 10월 10일에 열리는 2018 대한민국 국제관함식에 핵 함정인 로널드 레이건 호가 입항할 예정이라며 규탄대회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로널드 레이건 호는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지방이 쓰나미의 피해를 받자 구조활동을 위해 후쿠시마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로널드 레이건 호는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5마일(약 8km) 떨어진 해상까지 접근했으며, 항모에 있던 헬기로 원전 폭발 피해자들을 구출했다.

하지만 이후 당시 헬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들이 방사능 피폭 증상을 보였으며, 레이건호의 승조원 200여명도 피폭으로 정신적, 신체적 손해로 고통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레이건호 승조원 일부가 도쿄전력과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피해자에 대한 의료 지원 등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652억원) 이상의 기금을 창설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비핵제주평화시민모임은 "지난 2017년 제주해군기지에 핵잠수함이 입항했으며, 이상한 폐기물을 버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었다"며 "도민안전을 책임지는 도정이 어떤 대책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규탄했다.

또한, 시민모임은 "핵 항공모항 입항에 맞춰 가시화되는 서귀포 앞바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준설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시민모임은 오는 8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핵함정 입항을 규탄하고 제주 비핵화와 국제관함식 철회 등의 요구를 담은 성명을 발표한다. 이후 오후 3시부터 제주국제공항에서, 오후 6시부터는 제주시청 앞에서 국제관함식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피케팅 시위와 시민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같은 우려와 관련해 해군의 한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헬기에 탔던 군인들이 피폭받은 정도로 알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더 알아보고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한편, 비핵제주평화시민모임은 지난 3월 24일 열렸던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토론회 - 핵 잠수함 들어온 제주,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행했던 시민들이 제주 비핵화 실현을 위해 연구하고 활동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이들은 2017년 강정에 핵잠수함 입항을 계기로 제주에 불거진 핵 위험을 꾸준히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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