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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칼럼] '세계 평화의 섬 제주' 폴더를 삭제하시겠습까
김재훈 기자 | 승인 2018.10.06 19:20

일본 해상자위대의 욱일승천기 게양 문제가 이번 제주 국제관함식의 주요 이슈로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해상자위대의 참가 여부는 국제관함식을 둘러싼 지엽적인 문제일 따름이다. 이번 국제관함식은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군사 행사다. 제주해군기지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군사 행사와 세계 평화. 이와 같은 부조화를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 것일까. 이렇게 자문할 수밖에 없다. 제주는 세계 평화의 섬이라 불려도 되는 걸까. 그럴 자격이 있나.

지금은 죄인이 된 이명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제주 앞바다에서 외국 군함들을 초청해 사열을 받는다. 그런 가정을 견딜 수 있는 제주도민이 얼마나 될까. 세계 평화의 섬을 선포한 제주에서 대규모 군사 행사를 개최한다? 민주당부터 나서서 펄펄 뛸 일이다.

그러나 제주도의회는 여야 관계없이 도의원 전원이 발의 및 찬성한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 반대 결의안'을 자진철회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현 도의회(의장 김태석)는 국제관함식을 반대하는 시늉만 거창하게 했을 뿐이다. 그와 같은 시늉만으로도 체면을 살렸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도의회의 그와 같은 결정은 정권과 중앙당의 지시에 따르는 하위 지방정당의 면모를 도민들에게 각인시켰다. 속된 말로 꼴이 우스워졌다. 도의회가 제주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왜 민주당과 현 정부만 비판하냐는 볼멘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그런 투정에 이렇게 답하고자 한다. "저기요, 지금은 당신들이 권력이에요."

정부와 해군은 강정주민들에게 마땅히 해야 할 사과를 거래 수단으로 삼았다. 제주해군기지로 인해 제주도가 동북아의 군사요새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강정주민들에게 사과를 한다? 재건축아파트 입주민 파티에 철거민들을 불러다 사과하는 격이다. 정부와 해군은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해온 주민들의 자존심을 땅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주민들은 다시 한 번 갈등으로 치달았고, 해군기지로 인한 상처는 더욱 벌어졌다.

정부와 해군이 국제관함식에서 얼마나 잘 포장된 사과를 내놓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묻고 싶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그와 같은 방식으로 사과를 받기 위해서 11년 동안 싸워온 것일까. 여하간 '군사 요새 제주도'를 정부차원에서 세계 만방에 공식적으로 알리는 날이 이제 4일 뒤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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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기자  humidtex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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