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제주 삼다수 공장에서 발생한 산재사망사고가 인원 부족에 따른 빡빡한 노동일정과 기계 결함 등으로 예고됐던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왔다.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이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자료사진 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 이하 환도위)는 24일 제365회 임시회 상임위 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한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은 "제주 삼다수 공자에서 불미스러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에 고인의 명복을 빌여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오경수 사장은 "지난 20일 삼다수병을 만드는 기계 운영 직원이 설비 이상을 점검하다가 사고를 당했고, 오후 6시 41분에 회사에서 이를 인지했다"며 "이에 설비를 절단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119에 신고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24분만에 사망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제주도개발공사는 즉각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오 사장을 대책위원장으로 하여,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원, 고용노동부, 설비제작사 등 다양한 기관을 통해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오 사장은 "우선적으로 유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공장 내 안전사고 방지에 대한 대책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삼다수 공장 내부의 모습@사진출처 제주도개발공사

오 사장의 설명 이후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먼저 당시 공장 직원이 61명이 모자라 3조2교대로 진행되고 있었던 점을 묻자, 오경수 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4조3교대로 업무구조를 바꿨지만 올해 8월 페트병 부서에서 입대나 육아휴직 등으로 사람이 모자라게 됐다"며 "10월 15일에 70명을 채용해 인원을 충원할 준비가 돼있었고 지난 3개월간 임시로 3조2교대로 진행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답했다.

안전사고가 상당히 빈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용범 의원(서귀포시 정방동·중앙동·천지동, 더불어민주당)은 "이전에 안전사고가 잦아서 위험한 작업장이 많았다는 제보를 많이 받았다"며 "지난 4~5년간 안전사고가 얼마나 있었는지 별도의 보고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김 의원은 "기계실 문이 열리면 기계가 작동이 되지 않아야 하는데, 이번 사고에서는 기계실 문이 열려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계가 작동하고 있었다"며 기기 결함과 관리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용범 의원과 이상봉 의원이 이번 삼다수 공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사진제공 제주도의회

오 사장은 "왔다갔다 하면서 일을 하다보니 키를 열어두고 작업하는게 잘못된 관행이었다"며 "기계 고장 여부는 경찰과 함께 점검 중에 있다"고 답했다.

게다가 이번에 고장을 일으킨 기계도 2003년에 처음 들여서 잦은 고장이 일어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이상봉 의원(제주시 노형동을,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고는 작년에 모 회사에서 일어난 현장실습생 사고와 같다"며 "열악하고 고장 잘 나는 상황이었다고 보인다. 이번 사고는 예고된 인재였다"고 한탄했다.

오 사장은 이날 행정사무감사를 마친 직후 오후 6시에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유족과 도민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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