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는 광치기해변

모래땅을 하얗게 덮어버린 문주란을 담느라 정신없이 다니는 동안

발 아래에는 낮은 자세로 햇살에 반짝이는 샛노란빛...

바닷가 모래땅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갯금불초'를 늦게 마주쳤다.

모래덮쟁이 '갯금불초'는

하늘색 미소가 아름다운 사구지킴이 '순비기나무'처럼

광치기해변의 모래유실 방지에 한 몫을 한다.

갯금불초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제주도 해안가를 따라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바닷가 모래땅이나 바위틈에서 군생하는 지표식물이기도 하다.

황색의 꽃이 금불초와 비슷하고

바닷가에서 자란다고 해서 '갯금불초'로 불린다.

녹색의 윤채가 나는 잎은 마주나기하며 질이 두껍고 

짧고 억센 털과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보인다.

줄기는 땅위를 기면서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마디에서 뿌리가 내린다.

노란 두상화는

비스듬히 위로 뻗는 가지 끝에 1개씩 달려 위를 향해 피고

설상화(혀꽃)는 7~8개가 보인다.

작고 앙증맞은 노란꽃은 7월~10월까지 볼 수 있다.

10월~11월에 익는 열매는

삼각형 또는 사각형 모습의 수과로 털이 있다.

썰물때면 모습을 드러내는 광치기해변

해안선과 검은모래, 그리고 조용히 부서지는 파도의 울림, 순간 순간 변하는 바다

파도에 휩쓸리면서 특이한 지형을 만들어낸 광치기해변의

진기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한참을 떠나지 못한다.

광치기는 제주어로 빌레(너럭바위)가 넓다는 뜻이다.

검은모래를 덮었던 물이 빠져나가면서

바닷속에 숨겨져 있던 수초와 암반이 드러나고

썰물일 때 드러나는 바닷 속 용암의 흔적은 신비로울 만큼 아름답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수중화산체 성산에서 흘러나온 마그마가

흘러가다 굳어버린 용암 위로 이끼 낀 바위가 연출하는 바다정원

드넓은 평야와 같은 암반지대가 펼쳐진다.

하늘과 바다, 태양, 구름, 바람, 돌, 이끼

그리고 광치기해변에서 바라보는 바다 위의 궁전 '성산'의 웅장함

광치기해변의 진짜 매력은 해질녘, 황금빛 햇살이 만들어낸 바닷물에 투영된 실루엣

금빛으로 물든 아름다운 풍경은 숨을 멎게 한다.

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광치기해변의 주연도 조연도 아닌 엑스트라일지언정

모래땅이 자람터가 되어 노랗게 피어난 작은 꽃송이가 앙증맞은 '갯금불초'

사람들의 발에 짓밟혀도 억척스럽게 모래언덕에서 살아가는

모래덮쟁이의 발랄한 모습에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금불초의 꽃말 '상큼함'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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