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김민선·문상빈)이 제주특별자치도가 처리해야 할장기미집행 도시계획의 우선순위가 도시공원이 아닌 도로 매입이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일몰제 앞뒀는데 도시공원 매입 소홀"

제주환경운동연합은 7일 논평을 내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017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대지 등 보상 및 기반시설 특별회계(이하 장기미집행 특별회계)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예산이 장기미집행 도로계획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운동연합측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가 2017년 장기미집행 특별회계로 편성된 금액은 제주시 약 242억원, 서귀포시에는 약 233억원 등이었다.

▲왼쪽부터 서귀포시청, 제주시청의 모습

이중 장기미집행도로 매입에 지출된 금액은 제주시 227억원, 서귀포시는 22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예산의 95%를 장기미집행도로 매입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

작년 장기미집행 특별회계로 매입된 도시공원은 제주시 남조봉공원(15억원), 서귀포시 삼매봉공원(10억원) 등 두 곳에 25억원을 투입한 것이 전부였다.

또한, 장기미집행도로의 경우 도로계획이 확정됐지만 그에 대한 보상비를 지급하지 않아 도로 개설이 되지 않아 도로 기능을 하지 않는 경우도 태반인 것으로 운동연합 조사 결과 나타났다. 

운동연합은 "지금 같은 예산편성으로는 도시공원을 전혀 지킬 수 없다"며 "지방채 발행과 민간공원특례제도를 논하기 전에 적극적인 예산편성과 예산집행에 우선순위를 격상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운동연합은 도시공원 매입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0년 6월 장기미집행 사업 일몰제가 시작되면 도시공원으로써 지위 자체를 상실하게 되면 당장의 개발압력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 따라서, "가뜩이나 부족한 도심녹지와 주변녹지가 급격히 감소해 도시민의 삶의 질이 크게 후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운동연합은 "현재의 도로건설계획 추진을 일시중단하고, 계획 전반을 면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불요불급한 도로계획은 전면 유보하고, 특히 필요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도로계획은 계획을 전면 철회하여야 할 것을 요구했다.

▲제주시 삼매봉공원의 모습@자료사진 비짓제주

◎양 행정시 "매입 예산 축소됐다"..."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것"

반면 양 행정시에서는 장기미집행 사업이 순수 지방비로만 쓰이다보니 도시공원 매입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2023년까지 5개년 사업을 세우고 지방채 발행 등을 통해 도시공원 매입을 위한 예산계획을 잡아둔 상태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도시공원 매입 과정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먼저 제주시는 작년 15억원에 이어 올해 50억여원을 투입해 3~4개 공원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도로부서와 도시공원부서 등을 일원화해 내년부터 도로매입과 도시공원매입 비율을 거의 비슷하게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귀포시도 작년 추경 등을 합쳐서 35억원을 확보해 칠십리공원을 매입했으며, 올해 60억원을 투입해 삼매봉공원(11필지 4만㎡)을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2019년 300억원 총 도시 178만3,180㎡ 부지 중 10개소 109만8,782㎡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예산을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해 운동연합은 "도가 연말에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중 50여개를 우선순위 집행대상으로 정하기 위한 심의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단순히 몇몇 전문가들에게 심의를 맡겨서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도민사회에 공개하고 도의회와 도민사회의 공론화를 거쳐 집행대상을 정해 도시공원 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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