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물테마파크 조감도

제주도가 14일 환경영향평가 재협의를 피하기 위해 기존 환경영향평가의 유효기간을 20여일 앞두고 재착공을 통보한 것으로 의혹을 사고 있는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에 대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16일 열겠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는 지난 11일 심의 보류된 구좌읍 동복리 제주사파리월드와는 대조적으로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봐주기 의혹과 함께 형평성 논란도 나오고 있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곶자왈 인근 58만㎡(약 17만평) 부지에 1600여억원을 투자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07년 초에 말 산업 육성이라는 공공성 명목아래 공유지를 저렴하게 매수하고 국제 승마장, 가축생태박물관 등 말 중심의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그러나 2016년 11월 국내 리조트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A레저산업이 토지 및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갑자기 사자, 호랑이, 코끼리 등 대형 야생동물 사파리로 사업 내용이 변경됐고 사업비도 당초 863억원에서 약 2배 증가됐다.

이렇게 되면서 최근 이 사업에 대한 여러 가지 구설수가 나오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면제 꼼수, 공유지 반환 문제 등 중대한 이슈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그 배경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당초 이 사업은 말 산업 육성이라는 공공성 명분아래 공유지를 매각했는데 현재는 대형 야생동물사파리로 전환하는 등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지만 행정 당국에서는 이 사안을 미미하게 판단해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런지, 지역 주민설명회, 미래비전토론회,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등을 거치지 않은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는 경관, 교통심의를 거쳐, 16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남겨둔 상황이다.

특히 환경영향평가 재협의와 관련해서는 현행법상 공사 중단 이후 7년이 경과하면 환경영향평가를 새롭게 받아야 하는 규정을 교묘하게 피해 6년 11개월만인 지난해 12월 18일 재착공을 통보하고 환경영향평가를 면제받으면서 편법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 부지가 위치한 선흘2리는 2007년 7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과 벵뒤굴(용암동굴)이 위치한 마을이다. 사업장 부지와의 거리는 거문오름과는 약 3km내외, 벵뒤굴과는 약 2km 내외다.

지난 환경영향평가 시점인 2006년에서 12년이 지났고, 더구나 환경영향평가 시점에는 거문오름과 벵뒤굴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았으며, 2007년 1월 개발사업승인 이후인 7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또한, 벵뒤굴의 경우 이듬해 1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제주의 미래를 위해 보호돼야 할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과 벵뒤굴이 등재된 시점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시점이 2006년 환경영향평가 이후다. 같은 사업내용이라도 세계자연유산의 보호가치를 감안한다면 12년이 지난 시점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재협의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공유지 매각 논란과 관련해서는, 2005년 12월 당시 북제주군은 사업자에게 ‘말 산업 육성’이라는 공공성 명분으로 공유지를 헐값에 매각했다. 이후 경영난 등으로 부지 매각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공공성을 목적으로 사들였던 공유지를 제3자에게 매각하면서 많은 논란이 제기됐다. 2016년 A레저산업의 인수대금을 고려 시 약 7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도 행정 당국은 현행법상 공유지 매각 이후 5년이 경과하면 공유지 환매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내세우며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제주 지역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구좌읍 동복리 ‘제주사파리월드’ 그리고 조천읍 선흘리 ‘제주동물테마파크’ 이 두 가지 사업을 두고 앞으로 어떤 결론으로 매듭지어질 지 도민들의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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