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는 잊어버릴 때 찾아온다는 일본 경구 속담이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의 일본열도는 잊어버리기는 커녕 그 피해가 역력히 남아있을 때에 연쇄적으로 찾아왔습니다. 오사카지진으로부터 오사카태풍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러한 극심한 피해 속에서도 그것을 극복하고 오늘 재일동포의 발상지라는 오사카 이쿠노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습니다. 이것은 여러분들의 내일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인사말하는 대한노인회일본연합회 오사카지회 김기주 회장

'대한노인회일본연합회 오사카지회' 김기주 회장의 인사에 이어서 '재일본관서한국인연합회' 김건종 회장은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고 아끼며 자녀는 부모를 존경하고 높이 모시는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자랑할 만한 우리들의 가정 문화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러한 우리들의 정신은 고국을 떠난 일본 땅에서도 변함없이 계승되고 있음을 오늘 효도 잔치를 통해 더욱 확신을 하는 바입니다."

주오사카한국총영사관의 최철호 영사는 오태규 총영사의 축사 대독으로 "동포 여러분!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무쪼록 오늘 하루는 그 동안 마음 속에 있는 근심과 걱정을 다 털어버리시고 마음껏 웃으시면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재일본한국민단오사카본부' 오용호 단장은"사람은 부모와 자식과의 만남으로 시작하여 여러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 하면서 유구한 역사를 쌓아 왔습니다."

"정보사회가 여러 방면으로 진화하드라도 부모, 자식 사이의 애정은 어느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마음의 안식처의 원점이며, 효도라는 부모를 모시는 자세는 인간 본래의 모습입니다. 바로 이 효도잔치에 민단의 원점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근로 감사의 날'인 11월 23일은 일본 공휴일이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이쿠노구민센터에서 열린 효도잔치는 4백여명을 넘는 사람들로 홀을 꽉 메워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10시 반부터 입장을 했지만 그 사이에 기다리는 노인들은 그냥 계속 서서 기다려야 했는데 의자도 없어서 안스러웠지만 노인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넘쳐흘러서 준비한 당사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씻어 주었다.

효도잔치를 공동주최한 노인회는 한국 보건복지부 산하단체인 '대한노인회'의 '일본연합회오사카지회'로서 4년전에 설립했다. 

한인회는 2010년에 오사카를 중심으로 '재일본관서한국인연합회'로서 설립된 단체인데 해방 후, 한글 교육을 받은 세대들이 일본에 살면서 만든 조직체이다.

일제 식민지 당시부터 일본에 살았던 노인회와 해방 후, 한국에서 한글 교육을 받은 한글세대들이 공동주최한 효도잔치는 올해 제6회째로서 재일동포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이르켰다.

일본의 재일동포사회는 외국에 나가 있는 한국인의 한인 사회와 엄청난 환경의 차이기 있다. 일제시대의 식민지 종주국에서 계속 살아온 재일동포는 72년전에 '대한민국민단'을 창단하여 일본 전국에 그 조직이 있는데 지부만 하드라도 265개이다. 

다른 외국에서는 해방 후에 건너간 한글세대들이 한인회를 조직했지만 민단은 한글세대가 전혀 없는 환경 속에 조직된 단체였다. 지금은 해방 후에 건너 온 사람들도 민단 단원이 많고 필자도 그 중의 한 사람으로서 민단이쿠노 남지부 단장직과 노인회오사카지회 부회장 겸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한인회는 이러한 동포사회 속에 한글세대만이 갖을 수 있는 공동의 소통을 위하여 설립되어, 동포사회에서는 민단과 고국, 일본지역사회에서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러한 연유로 주최자 회장으로서의 인사말과 공관장과 단체장의 축사까지 모두 소개했지만 효도잔치는 3회째 까지는 한인회 단독으로 개최했었지만, 4회째부터는 노인회와 공동으로 개최하면서 해마다 참가자가 많아지고 있다.

올해는 한국 음식을 점심으로 대접하고 70세를 넘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30명의 카라오케대회(노래자랑)에 나올 분들을 모집하여 15명 씩 2부에 나누어서 진행했다.

그 사이 한국 울산에서 효도잔치 때문에 일부러 축하 공연 온 '울산백로예술단' 단장 주세훈, 김영아, 배향기, 차재먄, 임정술 가수의 노래와, 한인회 회원이면서 오사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전통문화예술원' 여영화 원장, '한국전통국악원' 원경애 원장의 춤과 노래와 가야금은 장내의 흥을 돋구웠다.

내빈으로서 특별히 노래를 부른 김기주 회장의 '한오백년', '재일본한국부인회오사카본부' 김추강 회장이 일본의 유명한 엔카 가수 텐토 요시미가 부른 일본 엔카 '진도이야기', 오용호  단장의 '잃어버린 삼십년', 김건종 회장의 '불효자는 웁니다'의 노래는 프로 가수 못지 않은 실력들이어서 장내를 놀라게 했다.

30명의 카라오케 대회가 끝나서 심사를 마치고 1등과 5등 그리고 특별상 시상식 후에 경품 추첨이 있었고, 오후 세시 반에 김명홍 민단오사카본부 감찰위원장의 페회사까지 자리를 뜨는 노인들의 거의 없는 것은 새로운 놀라움이었다. 

이날 '고향의 집' 이쿠노개호서포트센터에 다니시는 노인네들도 휠체어를 타고 많은 분들이 참가했으며, 90을 넘은 할머니 두 분이 휠체어에 앉아서 무대에도 오르지 않은 채 '신라의 달밤'과 '목포의 눈물'를 부를 때에는 장내를 숙연케 하고 노래를 마치자 우뢰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야말로 효도잔치를 상징하는 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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