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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필] 제주 목사(牧使), 제주의 지방자치(地方自治)강경필/ 법무법인 이헌 대표변호사, 전 검사장
제주투데이 | 승인 2018.12.01 11:48

[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강경필/ 법무법인 이헌 대표변호사, 전 검사장

1273년(고려 원종 14년) 원나라는 탐라의 삼별초 난을 진압하고, 이곳에 군민총관부(軍民摠管府)를 설치, 다루가치(達魯花赤)를 두어 다스렸다. 1277년(충렬왕 3년)에는 목마장(牧馬場)을 설치, 목호를 보내어 말을 기르게 하였는데, 이 일은 고려 말까지 계속되었다. 그 뒤 1295년(충렬왕 21년) 왕의 교섭으로 탐라가 고려에 귀속되어 이름을 제주(濟州)라 고치고 목사(牧使)와 판관(判官)을 파견하였다. 목마장은 가끔 원나라가 직접 경영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이 목사를 파견한 것이 중앙정부가 제주를 직접 다스리기 시작한 시초로 보인다.

목사가 처음 파견된 이래 고려의 마지막 목사인 30대 유구산 목사는 왕조교체기인 공양왕 2년(1391년)부터 조선 태조 2년(1393년)까지 재임하였고, 312대 조종환 목사(1905 ~ 1906년) 무렵 일제의 통감부가 설치된 후 1910년 한일합병까지는 제주군수(濟州郡守)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조선시대 목사는 총 286명이었고, 그 중 제주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정3품 당상관(堂上官)이던 제주목사의 법정임기는 30개월이었으나 실제 재임기간 6개월 이하가 28명(9.7%), 1년 이하가 65명(22%), 재임 중 사망이 21명(7%), 재임 중 압송 또는 파직이 68명(23%)으로 평균 재임기간 1년 10개월이고 재임기간은 1개월부터 6년 5개월까지 각양 각색이었으며 5명만 임기를 초과하여 재임하였다고 한다.

그들이 펼친 행정에 대하여 선정(善政) 58명(20%), 학정(虐政) 14명(4.8%), 실정(失政) 15명(5%)으로 평가되고 나머지는 그저 그런 평범한 행정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조선 중종 때 이약동 목사(1470 ~ 1473년 재임)는 정월, 엄동설한에 산신제를 지내러 백록담까지 제물을 운반하다 얼어 죽는 주민의 고통의 해소하기 위하여 산천단을 건립하고 거기서 산신제를 지냈다고 하는데, 이 정도가 제주목사의 대단한 치적 중 하나로 꼽힌다.

위 통계에 따르면 조선 500년 중 100년 동안만 제주민이 비교적 선량한 목사를 만났고 나머지 400년 동안은 가혹한 처사를 당하거나 그저 그런 상황에서 숨죽이고 살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시간이 가면서 점점 개선되고 선정이 펼쳐진 것이 아니라 어떤 목사가 부임하냐에 따라 제주민의 고통과 아픔의 정도가 들쑥날쑥 달라졌다는 것이다.

1910년 일제의 병탄 후나 해방 후에도 중앙정부가 임명한 제주군수 또는 제주도지사 등이 제주의 행정을 담당하였다. 그러다가 1995년 대변혁이 일어났다. 제주 주민이 도지사, 시장, 군수 등 단체장을 직접 선출하게 되었다. 정확히 700년 간 서울에서 임명한 소위 경관(京官)이 행정을 담당하다 제주 주민이 직접 선출한 단체장이 행정을 펼치는 시대가 되었다.

직접 선출된 단체장이 4년의 임기 동안 주민친화적이고 지역 실정과 특색에 맞는 행정을 펼치게 된 것은 크나큰 변혁이다. 물론 선거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단체장의 부패, 전횡 등의 폐해가 발생하기도 하였지만, 과거 불과 1~2년 동안 다음 임지만 생각하며 인사권자만 바라보던 도지사, 시장, 군수가 하던 행정과는 차원을 달리하여 주민을 바라보며 긴 호흡으로 비교적 일관성 있는 정책과 행정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점은 지방자치의 큰 성과이며 진전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2006년 특별자치도 체제로 바뀌면서 행정구역을 통폐합하고 도 산하에 두 행정시(行政市)를 두고 도지사가 행정시장을 임명하게 되었고 그 체제가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기초단체에 관한 한 지방자치 이전의 상태로 거꾸로 돌아간 것이다.

2018년 7월 기준 전국 226개 기초단체 중 90개 단체의 인구는 10만명 미만이다. 인구 5만명 이하의 기초단체도 수두룩하다. 이에 반하여 제주시 인구는 483,757명으로 인구기준 28위, 서귀포시 인구는 180,822명으로 인구기준 103위이다. 인구로만 따져도 임명된 행정시장이 행정을 담당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크다.

10여년 이상 지속된 행정시장 체제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제주 주민은 직접 선출한 시장이 적어도 4년 임기동안 책임행정을 구현해 주기를 열망하고 있으며 광역단체장과는 다른 차원의 기초단체장의 행정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열망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제도는 바뀌지 않았다. 주민의 열망과 기대를 외면하는 것은 주민을 배신하는 것이다. 더 이상 주민에 대한 배신행위가 계속 되어선 안 된다.

적어도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제주 주민이 직접 기초단체장을 선출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그리하여 읍, 면, 동, 리 주민 누구나가 수시로 단체장을 만나 농사일, 집안일을 하소연도 하고 동네 폭낭 아래서, 미깡밭에서, 축항에서 돔배괴기에, 자리회에 소주도 한잔 같이 나누는 그런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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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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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한라산 2018-12-05 13:01:32

    축항 방파제에서 .....
    동내 폭낭 그늘밑에서..... 막걸리..쇄주
    낭만이 있어야는데....

    지방자치분권이 제주만 후퇴하는것같아요
    주민 유권자가 간곡히 바라는것을 왜....시행 못하는지....
    도백 혼자 대장 하고싶어서 그런가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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