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닷가는 보라향기 '갯쑥부쟁이'를 시작으로

소금을 머금은 '해국', 감미로운 향기 들국화의 계절이 찾아왔다.

파도가 철썩이는 바닷가 '게우지 코지'

(게우지는 전복내장을 일컫는 '게웃'을 말한다.)

기암괴석이 즐비한 바위 틈새로 바다를 향한

그리움을 안은 해국의 위험하고 아름다운 곡예가 시작되었다.

해국이 피어 있는 해안 절경 앞에 납작 엎드렸다.

바다 문지기 '해국'

푸른바다가 보이는 자그마한 언덕에는

철썩이는 파도를 바라보며 바위 틈에 군락을 이룬 모습이

마치 연보랏빛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검은 현무암과 조화를 이루며 갯가 꽃동산을 만들었다.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내는 해안절경과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곳

해국이 피어 있는 너머로 살짝 드러난 생이돌(모자바위)

멀리 항공모함처럼 떠 있는 무인도 '지귀도'는

하늘과 바다를 이어주는 듯  환상적인 그림을 만들어 주고

바다 문지기 '해국'은 바다를 향해 달려갈 기세다.

해국은 국화과에 속하는

상록성 반목본성의 여러해살이풀로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한다.

햇볕이 잘 드는 암벽지대나 경사진 곳에서 더 잘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의 갯가 식물로

제주와 남부 해안가, 동부 해안지역에 자생한다.

바닷가에서 자라는 국화라서 '해국(海菊)'이라 하고

'해변국, 왕해국' 이라고도 한다.

나지막한 키에 줄기는 목질화하고 비스듬히 자라고

가지는 기부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어긋난 두터운 잎은 풍성하고

양면에 솜털이 밀생하고 가장자리에 큰 톱니가 있다.

겨울에도 윗부분의 잎은 그대로 남아 있어 반상록 상태를 유지하고

어린순은 식용하기도 하고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9월 부터 11월 초순까지 흰색 또는 연보라색으로

늦도록 꽃이 피는데 꽃이 필 즈음에는 뿌리쪽 잎은 말라버린다.

바닷가 세찬 바람과 짠내를 맡으며 자라는 바다를 향한

해국의 소박하고 고운자태가 아름답다.

열매는 11월에 익고 관모는 갈색으로 변한다.

세찬 바닷바람에 크지 못하고 납작 엎드려

커다란 바위 틈에 숨어 보일 듯 말 듯 바다를 향한 꿈을 간직한 채

잔잔한 매력을 보여주는 바닷가 소박한 들꽃은

가을이 선사하는 특별한 선물이다.

하효 생이(새의 제주어)돌은

바위 모습이 먼 바다로 고기잡이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머니와 아들로 추정되는데 게우지 코지 서쪽에 있는 커다란 두 개의 암석으로

바다 철새들이 돌에 앉아서 놀았다고 해서

'생이돌'이라 부른다.

짠내음을 풍기는 바닷가

바닷가의 별 '갯쑥부쟁이'를 시작으로

바다 문지기 '해국'이 시끌벅적하게 한바탕 꽃잔치가 끝날 즈음

들국화 중에 가장 늦게 피는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갯국'이 손짓한다.

사계 바닷가로 달려오라고...

 

해국의 꽃말은 기다림, 침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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