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위원장 허용진)이 사실상 해산했다.

▲허용진 공론조사위원회 위원장@자료사진 제주투데이

허용진 공론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위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 "위원회가 지금까지 온 것은 공론조사 백서발간까지 하고 해산하려고 했는데,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조금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 결과 백서발간과 관련해 위원회 명의로 하자는 위원님도 계셨지만 대부분의 위원님들의 의견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었다"며 "위원회 지속 여부와 관련해 더 이상 지속할 이유가 없으므로 빠른 시일 내에 해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애초 공론조사위원회는 지난 10월 4일 도에 권고안을 낸 뒤 백서발간을 마친 이후 해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위원회의 권고안을 뒤집어서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함에 따라 위원회 활동은 유명무실해진 상황.

도지사가 공론조사를 무력화한 시점에서 숙의형 민주주의의 기록을 담는 공론조사 백서의 의미조차 퇴색돼버린 것이다.

허용진 위원장은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은 의견을 전달한 것이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허 위원장은 "백서는 원래 도에서 만드는 거고 위원들이 조언 정도 해주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아무 필요가 없어진 것 아니냐"며 "별도의 모임이나 논의 없이 입장이 모이는대로 해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이번 원 지사의 결정에 대해서도 "권고안을 뒤집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말 뿐"이라고 덧붙였다.

도의 한 관계자도 "위원회에서 더 이상 백서발간에 관여하지 않기로 해 위원회 명의로 백서가 나가지 않을 것 같다"며 "현재 백서발간을 위한 TF가 따로 있으니 이번달 말까지 발간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지난 4월 17일 공식 출범한 이후 200명의 제주도민이 참여하는 도민참여단을 운영해 토론을 진행하는 등 숙의형 공론화의 장을 만드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번 공론조사위원회는 지자체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숙의형 민주주의 모델로 전국에서도 큰 관심을 보인 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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