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밤 제주도청 앞 제2공항 반대 단식 농성장에서 시민들의 비판에 등을 돌리고 있는 제주시 공무원들.(사진=김재훈 기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시지부가 고희범 시장에게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 텐트 설치를 막기 위해 공무원들이 주야로 동원되고 있는 데 대한 고희범 제주시장의 해명을 촉구했다.

제주도청 맞은 편 인도에서 제2공항 저지를 위한 김경배 씨의 단식농성이 2일 째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제주시 공무원들은 19일 오전부터 주야로 동원돼 대기하고 있다. 1년 전 단식 농성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시 공무원들이 주야간 편성을 통해 근무시간 외에, 더욱이 야간과 새벽에도 제주시 공무원이 현장근무를 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

이에 전공노 제주시지부는 “공무원을 동원할 수 있는 상황은 비상사태, 재난상황 등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상황 이외에는 동원할 수 없다.”며 “노동조합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고희범 시장은 노동조합과 협의 없이 공무원 을 동원했다는 부분에 대해 반드시 해명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제주도청 앞 제2공항 건설 반대 단식 농성장을 둘러보고 있는 고희범 제주시장. 고희범 시장은 40분 가량 농성장에 머무르다 떠났지만 제주시 공무원들은 주야 교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노조는 고희범 시장을 향해 △국민의 안전과 관련이 거의 없는 시민의 행동에 대해 어떠한 규정을 근거로 공무원을 동원했는지, △도지사의 정책에 대해 건의하는 시민이 표현을 하기도 전에 공무원을 동원해서 막는 것이 제주시장의 직무이고 자체판단에 의한 행동이었는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또 노조는 청와대와 정부부처 건물 앞에 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1인 시위를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텐트철거는 거의 없는 상태라며 텐트를 철거하기 위해 공무원들을 동원하고 있는 고희범 제주시장의 민주주의 철학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노조는 제주시 공무원 동원이 원희룡 도지사의 지시에 따른 단순한 판단이 아니었기를 바란다며 다음과 같이 제주시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제주시장은 50만의 제주시를 책임지는 수장입니다. 임명을 해준 도지사의 의견을 철학적 고심없이 따랐다면 믿음을 가졌던 제주시민과 제주시 공무원에게 도정에 휘둘린 부분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어 노조는 "행여 이 사안에 대해 시장에게 보고없이 간부 공무원의 정무적 판단에서 도정의 하수인을 자처했다면 자신의 입신을 위해 제주시 공무원 조직을 기만한 해당자에 대한 처분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고희범 시장이 19일 밤 현장을 둘러 본 만큼 다른 간부공무원이 아닌 고 시장의 직접 지시에 따라 공무원들이 동원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어 공무원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제2공항 단식농성장 현장 근무와 관련하여 노조와 어떠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향후 근무형태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때까지 현장근무 참여를 거부할 것을 요청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