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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국의 의료실태를 고발한 동영상 프로그램을 보고이유근/ 아라요양병원 원장
제주투데이 | 승인 2018.12.23 07:38

지난 20일자 제주투데이에 미국의 의료실태를 알려주는 동영상 보도가 있었다.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는 올리버 샘 선생의 미국의료실태와 최진기 강사의 미국의 의료제도, 및 EBS에서 제작한 ‘식코’ 요약 영상이다. 현 미국의 비참한 의료 현실을 적나라하게 설명하여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얼마나 좋은 것인가를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은 의료계의 반대에도 온 국민들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보험법을 제정한 박정희 대통령과 비민주적 법임에도 묵묵히 진료하고 있는 의료인들에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나라는 녹지병원을 영리병원 형태로 허가하는 것에 대해 찬반논란이 뜨거워 이 영상들이 국민들에게 오해를 불어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필자는 본다.

이 영상들에서 이런 현상들이 영리병원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주장을 확실히 하지 않고 있지만, 보고 있으면 마치 이런 현상들이 영리병원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프로그램은 네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그 첫째는 오늘 날 미국이 처한 의료제도의 붕괴는 영리병원 때문이 아니고, 바로 미국의 의료제도 때문에 영리병원이 생겼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미국에서 영리병원은, 시시민단체들의 주장에 의하면, 13% 안팎이라고 하는데, 이 13%인 영리병원이 이런 사태를 일으킬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영상들에서 주장하다시피, 미국의 의료비는 무척 비싸다. 그것이 영리병원 때문이라고 자꾸 주장하는데, 그럼 87%나 되는 다른 병원들은 의료수가가 비싸지 않은가? 비싸다면 미국의 비영리병원들은 떼돈을 벌고 있는가? 미국인들은 마음이 좋아서, 환자들이 돈이 없어 그렇게 많이 죽어 가는데도 병원들이 떼돈을 버는 것을 그저 구경만 하고 있는가?

미국의 의료비가 비싼 것은 영리병원 때문이 아니고, 이 동영상에서 고백하듯이, 병원들이 소송에 많이 걸리니 소송에 걸리지 않으려고 쓸데없는 검사들을 많이 하고, 한 사람 당 진료 시간이 길며, 보험을 관리하는 원무과 직원들이 엄청 많아 인건비가 많이 들 뿐 아니라, 잦은 소송에 따른 재판비용과 보상, 그리고 징벌적배상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의료비가 이처럼 싼 것은 소위 3분 진료라는 짧은 진료시간과 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 직원으로 인건비가 적게 들 뿐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드는 검사들을 생략하고, 그리고 아직은 드문 의료 소송 덕분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깨달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국민개보험제도가 없기 때문에 회사들은 개별적으로 민간보험회사와 계약을 하며, 메디캐어나 메디케이드도 국가가 병원마다 계약을 하게 된다. 민간 보험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보험과 마찬가지로, 보험회사마다 보험금으로 지출되는 비용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게 책정되며, 자동차 사고를 많이 내는 운전자를 일반 보험회사가 자동차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것과 똑 같은 이유로 자주 병원을 가는 환자의 보험 가입을 거절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암보험에 들었을 경우 발병 시기를 두고 자주 다툼이 생기는 것처럼 보험 가입하기 전에 아픈 병이라고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는 행태를 보여 준다. 미국에서는 진료를 민간인들끼리의 사계약이라고 보기 때문에 보험회사와 병원들이 개별적으로 계약을 하게 되고 보험증이 없으면 진료를 해 주지 않게 된다.

그런데 국가에서 책임지는 메디캐어나 메디케이트에 가입이 되었다 하더라도 계약이 되어 있지 않은 병원에서는 진료하기가 어렵고, 계약된 병원들은 환자가 많으니 제때에 진료를 받기가 어렵다. 이것은 사회주의 식으로 의료가 운용되고 있는 나라에서는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니 돈이 있는 사람들은 지정병원에서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자기 돈을 내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영리병원을 찾는 것이다. 영리병원이 좋아서 가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영리병원이라도 있으니 제때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언제나 치료 받을 수 있는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일이 선진국이라 자랑하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투자개방형병원(영리병원과 같은 형태)이 생기는 이유다. 다만 다른 나라에서는 미국처럼 의료 소송이 잦지 않으니 의료비가 비싸지 않을 뿐이다. 영리병원 때문에 미국의 의료비가 높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둘째는 우리나라 영리병원들이 미국을 롤모델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렇게 형편없는 영리병원을 모델로 하는 병원들이 있을까? 미국의 영리병원들은 돈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다른 병원에서 진료가 안 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좋은 병원이 될 수가 없다. 그런데 시민단체들은 마치 이 영리병원을 돈 많은 사람들이 가는 병원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돈이 없으면 못 가는 것은 맞지만 좋은 병원이어서 돈 많은 사람들이 가는 병원은 아니라는 것이다. 애초에 우리나라 정책 입안자들이 꿈꾼 영리병원은 싱가폴의 래플즈 병원이다. 세계적으로 좋은 병원을 만들어 의료관광을 활성화하고, 좋은 병원이 없어 국내 진출을 꺼리는 외국 기업들도 끌어들이려 한 것이다. 그런데 세계적 병원을 지을 정도의 재력을 가진 소위 재벌들은 정보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그런 병원이 영리병원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일찍 꿰뚫었기 때문에 정부에서 그렇게 권해도 응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녹지 그룹인 경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 관광객을 보면서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제주도라면 중국 환자들을 유치하여 뛰어나 한국의 미용성형 수술로 승부를 걸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다가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중국의 의료 수준이 빠르게 한국을 쫓아가니 앞으로 승산이 없다고 발을 빼려고 했는데 제주도에서 무리하게 개원을 재촉하니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부랴부랴 병원을 짓게 된 것이다.

셋째는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큰 틀에서 민간보험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민간의료보험은 체계가 다르다. 우리나라의 민간 의료보험은 의료보험공단에서 보험으로 처리하지 않는 부분들을 보충하는 것이다. 그나마 문재인캐어에서 추구하고 있는 것은 이 부분을 줄이자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보장성이 높아질수록 민간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 지금 의사회에서도 주장하고 있는 것이 문재인캐어로 보장되는 부분만큼 민간의료보험료를 줄이라는 것이다. 최진기 강사가 오해하는 부분이 , 미국에서는 직장이 없는 분이 가입하는 것이 개인보험이며 우리나라의 삼성보험과 같다고 하는데 이것을 틀린 주장이다. 삼성 보험도 국민의료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부분을 보장하는 것이며, 의료보험 가입이 안 된 개인이 가입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돈 많은 사람이 영리병원을 이용한다면 그만큼 의료보험공단에서 의료기관에 지불하는 돈은 줄어드니 국가적으로는 오히려 좋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는 달리 국민개보험제도여서 민간의료보험에 들었다고 국민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바로 차압에 들어간다.

미국에서 오바마캐어가 실패한 이유를 잘 알아야 한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국가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당연히 오바마 케어를 실시해야 한다. 국민 총 생산의 18%를 투입하면서도 많은 국민들의 의료파산을 하고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상황이 계속 되면 미국의 경쟁력이 조만간 뒤쳐질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명약관화하다. 그런데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산층과 직장의료보험 가입자 및 개인가입자들이 보험금을 더 내게 되니(메디캐어와 메디케이드는 비용을 국가에서 부담하는데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보험에 가입시키려면 일반 국민들이 보험료를 더 내야한다.) 반대하여 불발 된 것이다.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개보험제도가 무너지면 국민 모두의 의료비 부담이 증가할 터인데 그것을 찬성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의료보험법이 개정될 수 없는 이유다. 그것을 성공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영리병원 때문에 국민개보험제도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이지 못 하다.

또 하나 시민단체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의사들이 봉급을 많이 받으니 당연히 병원들도 떼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병원 수입은 국가 통제를 받고 있는데 의사들이 많은 봉급을 받으면 그만큼 병원의 수익은 떨어진다는 평범한 상식도 없는 발상이다. 선수들은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데 구단은 적자를 보고 있는 우리나라 프로 구단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재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영리병원을 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터무니없다.

이 영상을 보신 많은 국민께서 우리가 얼마나 좋은 나라에서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을 깨닫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쓸데없는 걱정으로 잘못하다가는 천억 대의 보상금을 물게 되는 어리석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빌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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