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도록 불 밝히고 있는 드림타워 건설현장.(사진=김재훈 기자)

제주시 노형동에 건설중인 드림타워. 연면적 30만373제곱미터에 지하 6층, 지상 38층 규모의 드림타워는 드림타워는 롯데관광개발과 중국녹지그룹이 투자하고 중국건축이 맡아 시공하고 있다. 기존 56층으로 계획했으나 도민 여론에 부딪혀 38층으로 높이를 낮추고 공사를 진행해왔다.

이 드림타워 공사로 인해 인근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주민 A씨는 드림타워 지반 공사로 인해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제주투데이>가 찾아간 A씨의 주택 및 사무실 벽면 곳곳에 금이 가 있었다.

드림타워 공사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씨의 건물에 발생한 균열.(사진=김재훈 기자)
드림타워 공사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거실 유리창틀이 주저 앉아 임시로 받쳐둔 상태다.(사진=김재훈 기자)

욕실 타일이 깨지고, 거실 바닥도 금이 간 상태였다. 거실 유리창틀도 주저앉아 철제 구조물을 이용해 임시로 받쳐놓았다. A씨는 유리창이 언제 깨질지 몰라 그 앞에 앉아 있을 수 없다며 불안해했다.

더 큰 문제는 외부 벽면. A씨는 화강암질 재질의 외장 타일이 떨어져 차량이 파손되는 일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자칫 인명피해도 발생할 수 있던 상황이다. 드림타워 지반 공사가 진행되며 이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다는 것. A씨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자비로 보수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A씨는 이에 대해 시공사 측에 호소했으나 보상은 받지 못했다며 답답해했다. 드림타워 공사가 시작된 뒤 균열, 누수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제주투데이>에 밝힌 건물만 4곳 이상이다. 물론 피해보상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드림타워 공사 현장 인근 식당의 화장실 타일이 떨어져 있다.. 식당 주인은 드림타워 지반 공사가 진행된 뒤 타일이 떨여졌다고 말했다.(사진=김재훈 기자)

비산먼지로 인한 피해도 심각했다. 주민들이 찍은 사진에는 비산먼지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주민들은 빨래를 널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일반 먼지가 아니라는 것. 주민들은 일반 흙먼지가 아니라 본드 같은 가루들이 날아왔다고 주장했다. 건축 시 방염, 난연 등을 위해 골조에 스프레이 방식으로 폼제를 뿌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인근 주택가로 날아들었다는 것.

드림타워 공사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A씨가 자동차에 내려 앉은 비산먼지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드림타워 공사현장은 내부가 환하게 오픈되어 있다. 일부 층에만 방진막이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민들은 비산먼지에 대한 지적을 한 뒤에야 방진막이 일부 설치되었다고 지적한다. A씨는 건물에서 옥상으로 날아온 스티로폼 덩어리 등을 보여주며 “방진 작업을 제대로 했으면, 이런 것들이 주택가로 날아 들 수 있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A씨 가족은 빨래를 옥상에서 말리는 일을 포기하고 빨래건조기를 구입했다.

주민 B씨도 비산먼지 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마당에 상추 등을 심어서 먹곤 했는데, 상추에 묻은 먼지를 물로 씻으려 해도 씻겨나가지 않아 먹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곶감 하나 제대로 말려서 먹을 수 없었다는 것. 더운 여름에도 창문을 열어둘 수 없었고 빨래도 집안에 널어야 했다. 그는 올여름에는 기침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고 토로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C씨 또한 비산먼지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활어를 넣어둔 외부 수족관으로 날아든 비산먼지가 수족관 밑으로 가라앉는 것이 눈으로도 보일 정도였다. 수족관 뚜껑을 열어 둘 수 없었다. 

드림타워 공사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드림타워 건설현장에서 방진막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스티로폼 등이 옥상으로 날아들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사진=김재훈 기자)

현재는 건물이 높이 올라가면서 바로 인근 지역은 비산먼지로 인한 피해는 줄어든 상황이다. 그러나 드림타워 공사 현장의 비산먼지가 바람을 타고 보다 먼 곳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A씨는 “최근비산 먼지는 줄어들었어요.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낮은 층수에는 유리 벽면을 올리기도 했고, 방진막을 설치하는 시늉도 하고 있고. 하지만 높은 층에서 발생한 비산먼지는 멀리까지 날아가겠죠. 이게 본드 성분인데 사람 호흡기에 들어가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겠어요?”라고 말했다. 비산먼지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드림타워 건설현장(사진=김재훈 기자)

그러나 주민들은 공사로 인한 피해를 행정당국에 신고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소음피해를 제주시 당국에 신고했는데 막상 공무원들이 도착했을 때는 공사현장이 조용해졌다는 것. 미리 건설관계자에게 연락하고 왔던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제대로 소음측정을 할 수 있었겠냐는 것. 주민들은 행정당국을 믿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드림타워 측이 비산먼지 저감 대책을 세우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대해 드림타워 건설사업관리자인 (주)건축사사무소건원엔지니어링 측에 문의했으나, 문제없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공사 시공자인 중국건축 측에 직접 문의하려 했으나 언론 담당자와 연락해보라며 답을 피했다.

드림타워(오른쪽)과 이편한세상 건설현장.(사진=김재훈 기자)

한편 드림타워 바로 옆에는 아파트 ‘이편한세상’도 건설되고 있다. 대형 건축물 두 곳이 동시에 건설되면서 도로는 공사자재를 옮기는 트럭 등이 쉴새없이 드나들며 아수라장이 되었다. 도로에 공사 관계자 차량들이 가득 차 주차할 장소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식당 주인들은 주차를 할 수 없어서 단골 손님들이 발길을 끊었다고 밝혔다. 공사장 지척의 원롬형 다세대 주택의 주인 D씨는 “공사로 인해 동네가 더럽다며 사람들이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전엔 모두 세를 내주었지만 현재는 20개의 원룸 중 8곳이 빈 상태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E씨는 올여름에는 바퀴벌레가 들끓기도 했다며 몸서리를 쳤다. “30여 마리의 바퀴벌레가 출몰하는데 그렇게 징그러울 수가 없었다”. 다른 식당 주인 C씨는 “바퀴벌레가 거리에 바글바글했다. 공사 진동 때문에 바퀴벌레가 밖으로 나온 건지 무슨 까닭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드림타워와 이편한세상 공사현장 인근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했다. 이들은 손해사정사를 구해 피해 상황을 분석하고 보상을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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