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고은영(사진=김재훈 기자)

-지난 지방선거 이후 삶의 많은 부분에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특히 어떤 부분이 달라졌을까요.

지난 지방선거에서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에 뛰어든 바로 다음날인 2월 2일 제주투데이와 인터뷰를 했죠. 그땐 결심이 아직 모호할 때였어요. 구체적인 경험이 없다보니 어떤 일들을 겪게 될 지 알 수 없었죠. 지금은 그때보다는 스스로 제주지역의 정치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선거 본선 즈음인 5월경부터 나는 앞으로 제주의 정치인이라는 길을 걸어가야겠다,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요. 선거가 끝난 후 정치인으로서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고요.

-당이 아니라 개인으로 초점이 맞춰지는 현실정치로 인한 어려움도 겪었을 것 같은데요.

선거 때는 후보에 초점이 맞춰지는 건 당연한 얘긴데, 선거가 끝난 뒤에도 그건 변하지 않더라고요. 그게 현실이었던 거죠. 저는 제주녹색당이 정말 팀 선거를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군가 한 사람이 책임지는, 한 사람이 끌고 가는 그런 선거가 아니라 다들 각자의 선거를 했던 그런 선거였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녹색당의 가치를 내세웠다 해도 플레이어로 뛰었던 고은영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그런 상황이 되는 거죠. 이런 부분도 제가 계속 정치를 하려면 담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뼈저리게 느끼고도 있어요. 선거 국면이 아닌 상황에서 원외 정당의 정치인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죠. 매번 저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와 권한 등에 대해 생각하며 판단하고 선택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영리병원 반대 촛불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한 때 경쟁 후보였던 원희룡 지사의 퇴진을 요구했어요. 센 발언이죠. 영리병원, 제2공항, 비자림로 이런 것들이 위정자들의 거짓말과 위선으로 얼룩져 있는데, 더 이상 역할을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었어요.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보니 누군가는 저에게 방송인이냐 묻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지금 밖에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 단식 중인 김경배 씨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중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치적 판단과 선택을 계속 이어나가는 거죠.

정치인 고은영(사진=김재훈 기자)

-선거 끝나고 반년이 지난 시간, 당원들이 바라보는 고은영, 시민들이 바라보는 고은영이 조금 달라졌을 것 같아요.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요.

당원들은 저를 소중한 자산으로 바라봐주고 있는 것 같아요. 선거를 같이 뛰면서 함께 만들어낸 공동의 결과물인 거죠. 오히려 대외적으로 어떤 막연한 팬덤 같은 것들을 느낄 때가 있어요. 또 저의 목소리가 곧 녹색당의 목소리라고 인지하는 분들도 있고요. 그래서 제 정치적 스탠스를 고민하게 될 때가 많아요. 선거 때 너무 잘 봤어요, 그런 얘기를 지금도 많이들 해주세요. 옷 사러 가거나 휴대폰 수리하러 갈 때, ‘저 한 표 드렸습니다’ 이런 얘기를 아직 많이 들어요. 음, 지난 선거를 시작하면서 슬로건 중 최초의 여성 후보, 최초 청년 후보, 최초 비혼 후보 등등 ‘최초’라는 부분을 제가 강조하자 했어요. 그땐 정책이 나오기 전이라 보여드릴 게 없었잖아요. 저는 ‘제주덕후(덕후, 한 가지 분야에 깊이 빠진 사람을 일컫는 조어)’예요. 제주의 원형, 제주의 녹색을 사랑하는 사람이 ‘정치덕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이잖아요. 제주에서 평범한 시민이 정치를 할 수 있는 씨앗이 되고 싶어요. 저렇게 평범한 사람이 제주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정치를 시작했는데 계속 눈에 보이고, 성공해나가는 길을 만들어 가고 싶죠.

-선거 끝난 뒤에 많이 울었죠?

한 달을 울었던 것 같아요. 장장 한 달 동안 울었어요.(웃음) 거의 하루에 한 번씩 울었던 것 같아요. 근데 다 같이 울었어요. 선거평가를 한 달 동안 했거든요. 우리가 이뤄낸 것과 부족했던 부분과 다음에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한 달 넘게 했어요. 기록으로도 남기고요. 그러면서 계속 운 거죠.(웃음) 큰 틀에서 보면 성과가 없진 않은 것 같은데, 녹색의 비전을 제시한 것 같긴 한데, 구체적인 성과, 그러니까 비례대표 도의원 한 명이 안 나왔잖아요. 정당득표율 4.87%. 정말 아쉬웠어요. 비례대표 도의원을 내지 못해 아직 원외라는 안타까움이 크죠. 도의원이 나왔으면 정치인의 행보를 걷고 있는 사람이 더 있을 텐데,라는 생각에 많이 아쉬워요. 하지만 그 결과가 우리들의 실력이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하고, 4년 뒤를 바라보면서 모두 열심히 뛰고 있어요.

- 4년 뒤면 2020년 총선은 제주녹색당의 계획에 없다는 건가요.(웃음)

총선과 관련해서 아직 결의된 건 없어요.(웃음)

정치인 고은영(사진=김재훈 기자)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다음 선거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자, 그런 논의들을 했을 법한데요.

아직 구체화된 부분은 없어요. 지난 선거는 지역 언론들이 많이 도와줬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언론이 볼 때 제주녹색당이라는 정치주체, 선거 운동 방식, 후보들의 개성 등 거의 모든 점이 신선하고 새로웠기 때문일 것 같아요. 2018년의 버전이 새로움이었다면, 이후 선거에 있어서는 운동 방식, 정책 등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2022년의 버전은 달라야 한다는 큰 틀의 합의는 있었어요. 지난 선거와는 다를 거예요. 아휴, 제 머릿속에 있는 것만 해도...(웃음)

-선거 이후 부담감이 더 커졌을 텐데, 자연인 고은영과 정치인 고은영이 충돌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고요.

선거 밖에 할 거 없는 사람을 환자라고 한다더라고요. 선거를 치르고 보니 신의 역량을 선거 때마다 늘리면서 강연을 한다거나, 조언자로 남는 게 되는구나, 그래서 환자가 발생하는구나 싶더라고요. 저는 환자가 아니라 정치인으로 남고 싶어요. 환자가 아니라 비전을 가지고 이뤄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연구소를 준비하고 있어요. 2019년도 중순 쯤 시민들과 함께하는 정책연구소를 만들려 하고 있어요. 이게 제주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녹색당이 아니어도 함께 할 수 있는. 일반 시민들은 광역 행정에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어요. 자치가 배제된 구조 속에서 정치적 효용감을 느끼고자 하는 시민들과 함께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정책을 뜯어보고 고쳐나가는 작업을 구체적으로 해보고 싶어요.

정치인 고은영(사진=김재훈 기자)

-부담감을 어떻게 해소하는지요.

생활 속에서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예요. 부담이 어떤 식이냐면 저의 모든 선택에 있어서 정치적인 판단이 필요하게 된 상황이거든요. 너무나 갑자기 부담감이 커진 거죠. 이것도 연습이 필요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어요. 이걸 어떻게 해소 하냐 하면요. 스윙댄스 동호회에 들어갔어요. 30대 정치인으로서 삶을 즐기고 부담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거죠. 요즘 주변에 많이 추천하는 중이에요. 스윙댄스 짱! 각자의 삶에서 부담감을 느끼며 어깨가 딱딱해지고 있는 각자도생하고 있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하나씩의 방법을 가져야 한다 얘기하고 있어요. 저는 제 편이 많지 않은 정치인이잖아요. 선거 이후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늘었어요. 저의 성장을 기원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정치는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구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정치인 고은영(사진=김재훈 기자)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겠다, 정치인 누구나 말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걸 보면 쉽지만은 않은 일 같은데요.

책임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어요. 선거가 끝난 뒤에 녹색당으로 걸려오는 전화가 많아졌어요. 도청에서, 읍사무소에서 해결해주지 못하고, 기성정당들도 두드려 봐도 해결되지 않은 일들에 대한 전화가 와요. 저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어요. 선거 이후 몇 이런 민원이 정말 몇 백 배로 늘어났어요. 편지로도 많이 와요. 정책제언을 종이에 자필로 써서 보내주시거든요. 이런 정책들에 대한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 분들이 녹색당의 문을 두드리기까지 기존 창구에서 얼마나 배제됐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을 알고 있으니까 이 목소리들을 꼭 들어야겠는 거예요. 그에 대한 책임감을 굉장히 강하게 느끼죠. 선거 때만 하더라도 말하는 사람,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 읍소하는 사람은 저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듣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책임감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녹색당에 그 간절한 마음을 전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직접 찾아가려고 노력도 하고 있고요.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정당, 지역에서 생존하는 정치인으로 남아 그 목소리를 듣고 전하고 싶어요.

정치인 고은영(사진=김재훈 기자)

-정치에 도전해볼까 고민하는 예비 청년 정치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기 어렵게 만들어진 제도와 돈 정치가 바뀌려면 시간이 걸릴 거예요. 연동형비례대표제라던지 이런 것들이 풀린다고 하더라도 사실 돈이 없으면 선거를 치르기 어려우니까요. 장벽이 많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강연을 가면 제 또래, 혹은 저보다 젊은 정치 초년생들이 자신의 얘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육지에서는 계속적으로 도전하면서 실제 청년 도의원·기초의원의 비율이 높아져 가고 있어요. 이건 당위적인 얘기고요. 저는 도전을 해봤더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길들이 열리더라, 이런 얘기도 하고 싶어요. 방송, 강연은 물론 선거가 끝난 다음에 소수파 연구자들의 공동작업이라던지 이런 기회가 열리더라고요. 저는 정치 참여가 청년과 사회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사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인 여러 선택지 중에 분명히 정치가 있다, 자신의 직업으로 정치를 선택해서 행복감,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면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있으니 우리 일단 만나자,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정치인 고은영(사진=김재훈 기자)

-지난 선거에서 가장 어렵게 느꼈던 부분은 무엇일까요. 선거비용일까요?

돈이 제일 큰 문제일 줄 알았어요. 기탁금과 선거운동 비용이 막막했죠. 근데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었어요. 사람의 마음과 선거 비용이 모이는 것은 한순간이었어요. 그것보다는 제가 한 번 출마하고 말 것이라는 편견을 깨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서 ‘세 번 나오면 찍어줄게’ 이런 말들을 어르신들께 많이 들었어요. 이런 말속에는 ‘토론회에서 말 잘하는 걸 보긴 했지만 이번에 처음 봤으니까 아직은 신뢰할 수 없다’ 이런 뜻이 자리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선거를 치르면서 지금 당장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없었잖아요. 그래서 ‘지금 당장 잘 하고, 다음에는 더 잘 해야지’ 하고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어요. 선거가 끝난 뒤 사라지는 정치인이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요. 원외 정당의 정치인이라는 길을 어렵더라도 만들면서 걸어가고 있는 이유는 ‘제주덕후’로서 계속 정치를 하겠다는 제 각오를 보여주고 증명하는 과정 같아요. 다음에는 찍어주시겠죠.(웃음)

정치인 고은영(사진=김재훈 기자)

-선거 이후 제주녹색당 내부에 활력이 생겼는지요.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서 지역 정당의 의미와 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있을 텐데요.

선거 후 당 탄력이 붙었죠. 400여 명 중 활동 당원이 100여명이 정도 돼요. 4분의 1이 활동하고 있는 정당이 또 어디에 있겠어요.(웃음) 전국을 뒤져봐도 없을 것 같아요. 정당을 정치결사체, 정치공동체라고도 표현하잖아요. 공동의 의사결정을 만들어가면서 정당 운영을 해나가려 하고 있어요. 각 지역정당들의 색이 좀 더 선명해지고 작은 규모의 정치 공동체 연합이 유연하게 일어나는 제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보정당 뿐 아니라 기성 정당들도 지역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유력 정치인을 위한, 유력 정치인의 정당이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지역의 정당을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긴 하지만 그걸 깨야하는 거죠. 그걸 깨지 않으면 정치인의 정당이지 지역의 정당으로는 성장할 수 없죠. 자기 한계를 그어놓는 일이니까요. 유연한 방식을 채택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요. 육지에서 강의할 때도 지역 정당의 역할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어요. 수도권 사람들은 지역에 관심이 없잖아요. ‘지역에 무슨 정당? 아 지역에도 정당이 있지’ 이런 식이에요. 지역이 건강하려면 지역 정당이 공적 기관으로 잘 작동해야 해요. 지난 6개월은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서 그걸 잘 하려고 노력했던 시간이었어요.

정치인 고은영(사진=김재훈 기자)

-여성의 정치 참여와 관련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성평등정책관도 신설됐는데 어떻게 보고 계시죠?

일상의 영역에서는 이미 주체적이죠. 하지만 공적 영역에서는 보이지 않고 있어요. 제도를 개선하는 부분들이 있을 텐데요. 성평등정책관 직제에 동의하지만 방식을 추진함에 있어서, 성인지 예산이 있지만 그 지역이나 조직의 성평등 목표가 있어야 돼요. 사전 분석이 있어야죠. 그 분석에 따라 목표를 설정해야죠. 그게 정상적인 거잖아요. 근데 그 목표가 제대로 설정돼 있지 않아요. 사전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니까요. 성평등정책관은 그 기초작업을 해야죠. 이런 기본적인 부분들을 제대로 닦아놓은 다음 공적인 부분에서 여성이 보일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과 영향을 끼질 수 있는 제도들을 고안해야죠. 제주도 출자 출연 기관이 많은데 그 중 여성 대표가 몇 명일까요. 여성가족원 딱 한 명이에요. 국장급에 여성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성평등한 비율이라 보기 어렵고요. 구체적인 성평등 공간을 만들기 위한 리더십 연구도 필요해요. 그게 성평등정책관의 역할이라는 생각이에요. 도의회와 함께 하는 여성 리더십 그룹도 필요해요. 여성이 도지사에 도전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도록 공부하고 목소리를 내는 여성 정치인 연대를 만들고 싶어요.

정치인 고은영(사진=김재훈 기자)

-2019년은 어떤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엄청난 좌중우돌의 시간을 보내게 될 거예요. 보이시지 않나요.(웃음) 헛발질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야죠. 제가 작년 12월 19일 경선에 뛰어들겠다는 출사표를 던지고 아부오름에 갔어요. 설문대할망께 저 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겠습니다, 하고 인사드리고 왔죠. 1주년이 되고 아부오름을 다시 찾아 갔어요. 근데 오히려 전보다 마음이 더 무겁더라고요. 선거 출마할 때는 그래도 종착점이 있었잖아요. 이젠 종착점 없이 이렇게 평생 살아야겠구나, 매년 같은 날 아부오름을 찾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2018년 큰 힘이 되었던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올해 두 번 읽은 책인데요.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 큰오색딱따구리가 둥지를 만들고 알을 부화시키고 새끼가 둥지를 떠나기까지 50일 동안의 얘기를 담은 책이에요. 그 50일간의 기록을 읽는 것 자체가 정말 큰 힐링이 되더라고요. 찾아보니 제주의 상징새가 큰오색딱따구리더라고요. 비자림로 확장공사로 파헤쳐지는 삼나무숲을 바라보면서 암울한 제주의 미래가 보여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책들이 필요했어요. 2018년 제주가 다사다난했고 현안도 너무 많았잖아요. 담담하게 서술된 그 50일 동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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