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사진=김재훈 기자)

-7일 오전 제주도가 제2공항 반대 농성 천막을 철거 행정대집행을 할 예정이다. 충돌이 있지 않을까 우려되는데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원희룡 도지사가 영리병원 허가나 제2공항 관련해서 말을 바꾸고, 제주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일을 하고 있어서 제주로 달려오게 됐다. 7일 아침 강제 철거를 시작한다 하니까, 단식 농성중인 김경배씨가 요구하는 도지사 면담 등이 평화롭게 잘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단식농성중인 김경배씨.(사진=김재훈 기자)

-7일 김경배 씨의 단식농성이 20일째를 맞는데.

건강이 너무 걱정된다. 장기간 단식을 했었는데 회복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다시 단식에 들어간 거라서... 사람이 이렇게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고 있으면 원희룡 지사가 최소한의 응답을 했으면 좋겠다. 면담 요청에 응하고. 김경배 씨가 요구하는 사안들을 보면 도지사 입장에서 그렇게 못 들어줄 요구사항도 아니다. 면담 요청과 국토부에 재검토를 다시 시작하라는 공문을 보내달라는 등 도지사가 얘기를 듣고 성의있는 답변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제주도 당국의 농성 천막 강제 철거 방침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제주도청 앞에 설치된 천막은 집회 및 시위에 관련한 법에 따라 집회 신고를 해 두었다. 집시법상으로 문제는 없다. 제주도에서는 도로법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사실 대한문이나 청와대 앞에 가면 이런 천막이 상당히 많다. 도로법이라는 실정법을 들어서 얘기할 게 아니라 천막을 치고 시민들이 자기 의견을 표명하는데 그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정치인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이다. 정치인으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 청와대 앞에서도 가능한 천막이 왜 제주도청 앞에선 안 되나. 시민이 설치한 농성 천막을 철거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극심하게 탄압한 정부는 바로 박근혜 정부였다. 그런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됐는지 생각해야 한다. 천막을 철거하기보다 천막을 치게 된 이유에 대해 듣는 것이야 말로 원희룡 지사가 해야할 일이다.

제주도 당국이 7일 오전 강제 철거 계획을 밝힌 제주도청 앞 농성 천막들.(사진=김재훈 기자)

-진보적 인사로 거론되던 고희범 시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는데.

임명직 시장의 한계로 본다. 고희범 시장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도지사의 의중에 따라서 움직일 수 없는 현 임명직 시장 체제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풀뿌리민주주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와 같은 사례를 통해 증명되는 것 같다. 그래서 기초자치 단체 부활이 더욱 필요하다. 도지사 한 사람에 모든 권력이 집중돼 있다 보니까 도지사가 보기 싫어하는 이런 천막을 실정법을 들어 강제로 철거하겠다고 나오는 것 같다. 기초지방자치만 그대로 살아있더라도 좀 더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하는 시장 입장에서는 이런 식의 강제 철거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12월 19일 제2공항 반대 단식 농성장에 들러 천막 철거 의사를 밝인 고희범 제주시장. 제2공항에 반대하는 시민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천막이 철거되면 녹색당은 어떤 조치를 취하게 될지.

상황파악도 할 겸 당원과 시민들이 걱정돼 내려왔는데, 제2공항 문제가 제주의 현안이기도 하지만 전국적으로 도로, 공항 건설 등 토건 사업의 핵심이다. 이런 사업이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졸속으로 진행되면 안 되기 때문에 전국적인 여론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 국토부와 청와대에 강력히 항의할 계획이다. 제주녹색당의 경우 내일 만약 실제로 강제 철거가 이뤄진다면 원희룡 지사에 대한 항의를 어떤 형태로든 이어나갈 것으로 본다. 영덕핵발전소나 댐을 전국적으로 다른 단체들과 연대해 막아낸 적이 있다. 제2공항도 초기 단계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제주 시민 사회단체들도 제2공항, 영리병원에 대해 반대 입장이기 때문에 함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주도청 현관에서 철야농성 중인 시민들(사진=김재훈 기자)

-원희룡 도지사가 제2공항 건설 절차 추진에 대한 책임을 국토부에 돌리고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제주도지사가 반대한다면 국토부가 이렇게 할 수는 없다. 원희룡 지사와 국토부와 모종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작년 12월 28일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본다. 국토부만의 힘으로 이렇게 일이 진행될 수는 없다. 원희룡 지사와 국토부가 교감을 했을 것으로 보고 그 부분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조사할 계획이다.

제주도청 앞 제2공항 반대 농성 천막.(사진=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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