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포구를 시작으로 쇠소깍까지

바당올레와 마을올레가 반복되는 올레5코스  

작고 아담한 기다림의 길목 '남원포구'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산책로로 꼽히는 '큰엉해안경승지'

동백꽃으로 겨울 제주도 핫플레이스 '위미동백군락지'

만선의 꿈을 실은 어부의 환한 웃음

위미항을 시작으로 쇠소깍까지 길을 이어간다.

항공모함처럼 떠 있는 무인도 '지귀도'가 보이는 바닷가에는

여러모양의 기암괴석들과 염생식물 그리고 겨울바다를 그리워하며

막바지 꽃을 피워내는 '우단담배풀'

빨갛게 물들어가는 잎과 샛노란꽃으로 겨울의 시작을 알리던

'갯국'의 우아한 자태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는

사진갤러리 '마음빛그리미'

택배 작업이 밀렸다며 갤러리를 비우고 떠날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

주인장의 미안한 얼굴 표정에서 따뜻한 정이 느껴진다.

돌담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담쟁이덩굴'

마지막 잎새는 어떤 모습으로 남을지 궁금해진다.

겨울이 시작되면서 검은 돌담 너머로

주렁주렁 황금빛 감귤은 초록잎만 무성하고

봉지를 씌운 한라봉이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반질반질한 느낌이 나는 두꺼운 잎과

빨간 열매가 매력적인 진짜 이름이 먼나무인 '먼나무'

시골집 담장에 익어가는 우산모양의 '송악' 열매는 어린시절 딱총의 기억을 끄집어내고

돌담 아래에는 노랑저고리에 하얀치맛자락을 펼친 '금잔옥대'의 우아한 자태

겨울을 따뜻하고 더 아름답게 하는 설레임의 주인공들이다.

남원읍 위미리 서성동 앞바다의 넙빌레물은

여름 피서철에 주민들이 더위를 식히는 담수욕장으로 이용한다.

넙빌레 앞바다에는 '원담'이 있는데

낮은 바다를 돌려 둥굴게 막아 멸치나 각종 고기를 잡던

'가두리 어업'이라는 원시어업의 흔적이다.

자전거 풍경이 있는 아담한 집

정원에 심은 원예종들이 특이해서 기웃거리다 만난 주인장이 건넨

"난 호주사람이예요~"

이라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아직까지도 눈에 선하다.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건축학개론' 속 서연의 집을 지나 신례천으로 이어지는 바당올레

눈 덮힌 한라산과 시원하게 펼쳐지는 바다풍경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산책길은 가는 길목마다 절경을 쏟아낸다.

솔바람 파도소리 들으며 걷는 바닷길

페허가 되어버린 바닷가 작은 집 돌담에 깊숙히 뿌리를 내린 '손바닥선인장'

그 아래에는 거친 바닷바람을 이겨내며 '덩굴모밀'이 터를 넓혀가고

산국과 감국이 어우러져 찬 겨울바다에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

망장포는 고려조 말엽 제주도가 몽골의 직할지였을 당시

이 포구를 통하여 제주에서 세금이란 명목으로 거둬들인 물자와 말 등을

원나라로 수송했던 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쓰레기 버리지 맙서!!'

빗자루가 걸려 있던 작은 쉼터는 사라져버리고

안내판이 새로 설치되었다.

거친 바다라 하여 붙여진 이름 '황개'

해안가에는 다양한 형태의 괴석들이 즐비하여

이 근처 해안선은 절경으로 손꼽힌다.

 

바다와 숲이 절벽을 경계로 만났다.

조면암과 현무암으로 어우러진 낭떠러지를 연상하는 절벽

후들거리는 다리와 힘이 들어간 손,

정상에 오르고 보니 바다 위로 비추는 겨울 햇살이 눈이 부시도록 아릅답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바다와 하나가 된 듯 강태공의 유유자적

제지기오름과 섶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고

하늘과 바다를 이어주는 듯  환상적인 풍광이 펼쳐진다.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에 위치한 '예촌망'은

표고 67.5m로 원추형 돔화산체이다.

하례리 일대를 예전에는 호촌(狐村)이라 불렀는데

지형이 마치 여우와 닮았다고 해서 '호촌봉', 봉수대가 있어서 '망오름'이라 부른다.

동서로 길게 있는 두 봉우리는 이어졌는데

마을에서는 동쪽 봉우리를 '큰망', 서쪽 봉우리를 '족은망'이라 부르고

봉수대는 1960년대 이후 감귤원이 조성되면서 사라졌다.

해안 기슭쪽으로 오르는 예촌망은

바다와 붙어 있고 나즈막한 오름이지만

침식과 개간이 이루어진 정상부는 과수원으로 조성되어 있고

소나무로 둘러싸인 해안단애를 이루며 낚시터로 유명하다.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해안 절벽의

깍아지른 듯한 낭떠러지는 한폭의 수채화를 보듯 눈을 뗄 수가 없다.

오름으로서의 느낌은 없지만 감귤원 한켠에 자리한 묘

조경수로 심어진 소철이 길을 내어주고

갯바위가 만들어내는 여러가지 형상이 있는 갯길은

해녀들이 물질하러 가는 길이기도 하지만

바릇잡이, 낚시꾼들, 올레꾼들을 위해 만들어진 듯 아름다운 길이 이어진다.

갯내음을 맡으며 갯길을 걷고 나면

정겨운 오솔길과 자연이 묻어나는 숲 터널이 기다리고

작은 숲길은 밀림에 들어온 듯 이어지던 아름다운 길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낯선 곳을 걷는 듯 변화된 모습이 아쉬움을 남긴다.

고려말 몽고 지배 당시부터 조선초에 걸쳐

말과 소를 비롯한 진상품과 곡식을 실어나르던 포구였다.

이곳은 모양이 다양한 괴석이 즐비하고 지질학적으로 연구가치가 높은 곳이다.

 

공천포~망장포~예촌망으로 이어지는

짧지만 소박하고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갯길

깍아지른 듯한 해안절벽은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한발 내디딜 때마다 달그락거리는 작지왓(자갈밭의 제주어)에서

돌들이 부딪히는 맑고 경쾌한 소리가 정겹다.

솔바람 파도소리 들으며 걸었던 바닷길
작은 것 하나라도 눈여겨 보면 새로운 풍경이 보인다.

구멍을 통해 바라보는 서귀포 바다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제주의 또 다른 숨어있는 비경을 만났다.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파란물색이 아름다운 곳 '쇠소깍'

새들의 늦은 도시락이 되어주는

앙상한 가지에 매달린 채 겨울을 나는 '천선과나무' 

시간을 거꾸로 사는 어릿광대 '광대나물'

귀를 쫑긋 세운 진분홍 토끼 모습의 미소가 앙증맞다.

정겹고 소박한 포구마을의 기암괴석과 바다가 어우러진 산책로

하늘과 바다를 이어주는 듯 바당올레와 시골 정취를 담은 마을올레 풍경

걷는 내내 속삭이는 파도소리와 뺨에 닿는 차가운 바닷바람

반복되는 올레지만 배경이 다르고 등장하는 주연과 조연, 엑스트라는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추억 담은 시간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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