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019년 제주시청 연두방문을 가진 자리에서 "제주경제의 상승 흐름이 이제는 꺾였다"며 "앞으로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 등 생업 지원에 행정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2일 오전 제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과의 대화를 갖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제주경제 꺾였다...체질 개선하고 질적인 면 다질 때"

원 지사는 고희범 제주시장과 함께 1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과 대화의 자리를 가졌다. 

이날 원 지사는 모두발언에서 "제주경제가 항상 위로 올라갈 수는 없다"며 "어려움이 많은 때에 어떻게 생존하면서 체질을 개선하고 힘을 키울지, 질적인 면에서 어떻게 다질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원 지사는 "여건이 좋아지면 한없이 그것을 쫓아가고 어려워지면 원망할 게 아니라, 좋을 때는 어려울 때를 대비하고, 어려울 때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도정도 그동안 양적 성장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것을 점검하고 현장을 찾아가는 행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주시가 50만 인구를 눈앞에 두다보니 교통이나 쓰레기, 상하수도 등 여러 기반시설 부족문제가 심각하다"며 "길게 10년 이상 걸리는 과제이다보니 시민들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2일 오전 제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의 민원을 듣고 있다.@사진제공 제주특별자치도

◎인력부족 대책, 공공근로사업 확대 요구

이날 간담회에서는 많은 시민들의 경제난과 일자리 문제의 우려가 이어졌다. 

김숙영 농공단지기업 삼이그린 팀장은 "농공단지가 시내와 떨어져있다보니 젊은이들이 오기를 기피한다"며 "시내 외부의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강은주 한국여성농업인 제주시연합회장은 "제주도에서 감귤에 대해서는 인력부족에 대한 보조인력을 지원하는데 콩이나 마늘 같은 밭작물에는 지원하지 않는다"며 "밭작물에도 인력보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한 시민은 "공공근로사업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많은데 2대1의 경쟁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탈락했다"며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서 공공근로사업에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밖에도 제주경제와 제주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한라산 케이블카를 다시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원 지사는 먼저 "인력부족은 농공단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도 전체의 문제"라며 "제주도의회와 논의해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시내 외부 지역에 주거단지를 만들 때 혜택을 주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오는 3월에 추경예산을 편성해 공공근로사업을 더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말하는 한편, "밭작물 인력 보조도 농협이나 행정에서 인력수급상황을 항상 점검하면서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2일 오전 제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과의 대화를 갖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관광업계, "숙박업 활성화 위해 도지사가 홍보맨 돼야"

특히 이날 숙박업계에서도 도지사가 관광에 소홀하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한근 씨는 "세월호 사태와 메르스, 사드 사태로 인해 숙박호텔은 공급과잉으로 덤핑하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진고 있다"며 "현재 불법건축물을 하루아침에 철거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보일러실처럼 당장 필요한 시설은 유예하도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 제주지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호텔 경기 불황으로 인해 업체에서는 세제혜택과 인센티브, 관광진흥기금 확대 등을 원하고 있다"며 "원 지사께서 제주도의 홍보맨이 되거나 입도객 추진 전략에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고기문 베니키아호텔제주 대표이사도 "일본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이고 일원화된 관광정책을 펴고 있다"며 "제주도도 이런 일본 정책을 벤치마킹해서 객실 부족과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원 지사는 "분양호텔이나 공급과잉은 2014년부터 이미 제주연구원에서 경고했던 일이며, 도에서도 호텔신축을 막기 위해 융자지원도 끊었지만 행정적으로 호텔 신축을 막기는 어려웠다"며 "앞으로 숙박업계 관계자들과 긴밀한 대화의 장을 가져서 대책을 마련하려 한다"고 답했다. 

▲제주도내 호텔의 모습@자료사진 제주투데이

◎환경 오염 방지, 축산문제 거론되기도

이밖에도 축산폐수와 하수도 문제가 집중 거론되기도 했다. 

임철수 한림읍 주민자치위원장은 "한림지역에만 136개 양돈장이 있는데 지금 악취관리규역은 39곳 뿐"이라며 "모든 양돈장이 악취관리구역에 지정되도록 해야 하며, 시설이나 가동 현황도 실시간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안동 축산마을에 있는 한 시민은 "양돈장 3곳이 이곳에 있는데 폐수가 지하수로 흘러들었는지 30년 전부터 식수가 똥물이 되어있다"며 "이에 진정서도 내고 신고도 했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서 방기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한편, 축산농가에서 일하는 한 시민은 "현재 무허가축산농가의 적법화는 복잡다양한 문제로 인해 이행률이 저조하다"며 "도에서 하루속히 시장이 팀장으로 한 TF팀을 구성해서 각 부서와 관계자가 함께 노력하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원 지사는 "하루 속히 시장과 의논해 점검하고 진도가 나갈 수 있도록 하여 빠른 시일 안에 답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많은 민원사항을 접한 원 지사는 "경제가 어려워지다보니 목숨걸고 하는 생업이 되고 있다"며 "행정 간부들도 생업 현장에 맞춰서 개선방안을 찾고, 방안이 아직 없으면 소통하고 머리를 맞대서 어떤 과제가 있는지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2일 오전 제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들의 민원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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