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지사와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이 도정 정책을 협의하는 자리가 20개월만에 열렸다.

▲25일 오전 도청 삼다홀에서 제주도와 제주 국회의원 간의 정책협의회에서 제주도지사와 의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훈 의원, 강창일 의원, 원희룡 도지사, 위성곤 의원(사진=김관모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와 강창일·오영훈·위성곤 의원은 25일 오전 10시부터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도지사-지역 국회의원 간의 정책협의회'를 가졌다.

이날 정책협의회는 지난 2017년 6월 이후 20개월만에 열린 자리였다. 

이날 ▲제주규제자유구역특구 등 주요현안을 비롯해  ▲2020년 주요사업 국비 확보, ▲4·3특별법 전부개정안 조속 통과, ▲제주특별법 6단계 개정안 조속 통과, ▲자치분권 종합계획 실천계획 실행 공동방안, ▲강정마을 사법처리자 사면 및 공동체 회복 등이 협의됐다.

반면, 애초 논의할 계획이었던 ▲제주제2공항 개발사업 추진, ▲녹지국제병원 조건부허가에 대한 부관 취소소송 등은 이번 현안 논의에서 빠졌다. 그러나 이날 모두발언에서 각 의원들의 지적이 나온만큼 이 현안도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제주국회의원 간의 정책협의회의 모습(사진=김관모 기자)

◎원 지사, "저는 제주도민당...초당적으로 도 복리 위해 전념할 것"

이날 모두발언에서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이나 녹지국제병원 등 어려운 현안이 많다"며 "국책사업이며 국가적인 새로운 정책을 하다보니 도정도 어려움이 많다"고 운을 띄었다. 

원 지사는 "제주 경기가 최근 몇 년간 고도 성장을 하다가 조정 국면을 지나 경제적인 어려움, 침체 국면에 걸쳐있기 때문에 민생과 경제, 일자리 등 어려움이 많다"며 "제주사업과 도민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원 지사는 "저는 제주도민당이며 국회에서 교섭단체가 아닌 무소속"이라며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거리를 두고 제주도의 복리를 위해 초당적으로 전념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 집권여당과 세 분의 국회의원이 도움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원희룡 도지사가 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집권여당 국회의원 제주 위해 뛸 자세 돼있다"

이와 관련해 각 의원들은 제주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먼저 강창일 의원(제주시갑, 더불어민주당)은 "우근민 지사 시절에는 국장들은 안 움직이고 지사가 직접 국회를 다니면서 예산을 가져왔고, 김태환 지사 시절에는 지사는 움직이지 않고 국자들이 서울을 오가면서 국비를 절충했다"며 "원 지사는 지금은 조금 다르지만 예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지금까지 지사들과 같은 당이 된 적 없지만 사이가 나빠진 적 없으면 제주를 위해 뛰어다닐 마음의 자세가 늘 돼있다"며 "우리가 집권여당이니 잘 활용해달라"고 했다.

▲강창일 의원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제주분권모델 완성 및 제주4·3특별법 개정안 통과 노력 강조

▲오영훈 의원

오영훈 의원(제주시을,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는 제주분권모델 완성을 위해 이미 지난해 9월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수립했으며, 분권 시행계획도 확정한 상태"라면서도 "제주도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예산이나 정책 의지가 나타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2공항과 영리병원 사태를 거론하면서 "도정이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하는 한편, 공론조사위원회의 권고안을 원 지사가 뒤집은 점을 질타하기도 했다.

한편, 위성곤 의원(서귀포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4·3 70주년을 계기로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정부의 해결 의지를 확인했지만 현안이 많고 저도 큰 책임을 느낀다"며 "특별법 개정 통과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위성곤 의원

아울러 위 의원은 월동채소 가격 폭락 문제를 거론하면서 "농가 피해가 심각해 전국적으로 산지폐기가 늘고 있는데 제주 농민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며 "월동채소만이 아니라 감귤이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데 도의 농업정책에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위원은 "내일 모레 북미정상회담이 있고, 3.1절 100주년을 맞는다"며 "북미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 유지되길 바라며, 3.1절에는 강정마을 사면이라는 좋은 소식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는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1시간 30분 가량 진행했다. 이후 의원들은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도청의 보도자료로 갈음하기로 하고 도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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