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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베트남의 미래를 보다김양순/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사)제주 아동심리상담센터 소장
제주투데이 | 승인 2019.02.26 07:48

[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김양순/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사)제주 아동심리상담센터 소장

제주국제협의회 회원님들과 함께 지난 1월 17-21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시 역사문화 탐방할 기회가 있었다. 호치민시에서 사업을 하고 계신 제주출신 김세억, 김경언님을 만나 그분들이 하고 있는 사업장을 방문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전쟁박물관에서 나는 대학생 시절 월남전 관련 기억을 떠 올리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계 2차 대전의 기간은 3년 8개월, 한국전이 3년 1개월, 베트남 전은 17년 2개월이라는 오랜 전쟁기간을 겪으면서 그 아픔과 상처를 딛고 일어선 이 나라 사람들의 자긍심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여행 기간 동안 버스를 타고 사이공 시내에서 보이는 것은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 거리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 건축물들만은 아니었다. 내 눈길을 끄는 것은 거리를 걸어가는 다양한 연령의 많은 사람들 중 손에 휴대폰을 들고 이야기하거나 쳐다보면서 걷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세억 사장님 초대로 19일 우리는 아름다운 숲속 마을 빈 꾸이(Binh Quoi) 야외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공원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야외 결혼식을 하고 있는 신부와 신랑, 2019년 구정을 맞이하기 위하여 준비된 공연장, 그 넓은 야외 공원에 마련된 식사 테이블에는 베트남 가족들 -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 아동, 청소년, 젊은 연인과 친구들, 우리들처럼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곳곳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맛있는 냄새와 악단연주, 사람들의 이야기와 웃음소리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는데 충분하였다.

나는 저녁을 먹고 나무위에 등불처럼 메 달린 전등 빛을 따라 공원을 둘러보면서 또 다른 문화적 충격을 체험하였다. 전등 불빛 아래서 그네를 타면서 즐겁게 노는 아이들과 부모들, 식사를 마치고 테이블에 앉아 있는 부모와 아이들은 서로 쳐다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그들 중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소수였다. 휴대폰을 보고 있는 아이들 옆을 스쳐 지나면서 내가 본 것은 부모가 찍어놓은 사진들이었다.

아동심리를 전공하여 40여 년 동안 대학에서 강의를 하였으며 여전히 아동이 관심 1 순위인 나는 이 모습이 커다란 문화적 충격 그 자체였다. 부모 상담과 교육을 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강사로서 강조하고 부탁하는 것은 아동들에게 휴대폰을 주지 말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인간이 태어나서 두뇌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휴대폰 사용을 자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휴대폰이 두뇌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는 이미 많이 발표되었으며 계속 연구 중에 있다.

반짝이는 사각형 속 세상에 중독되면 그 아이가 보는 세상의 지평은 손바닥 안에 있는 사각형 틀 속에 고정되어 버린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끔찍한 것인지 알게 된다면 아마 어느 부모도 자기 아이에게 휴대폰을 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식당에 식사하러 온 가족들이 제 각각 휴대폰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 아동이 폰에 완전히 몰입된 모습,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폰을 쳐다보면서 걷고 있는 사람들, 자동차가 신호등에 멈추어 있는 동안에도 폰을 사용하는 아이들과 성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의 휴대폰 보유율은 초등 1-3 학년 52%, 4-6 학년 83%, 중, 고생 100%로 나타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전 세계에서 휴대폰 보유율이 가장 높은 한국의 현 주소를 보고 있는데, 이는 초등학생들의 인터넷 중독 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실리콘 벨리에서 일하는 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에게 휴대폰을 주지 않는다. 유럽의 일부 나라에서는 초등학교 학생 휴대폰 사용 금지법을 제정하였다는 것은 이미 뉴스를 통하여 알고 있는 사실이다. 휴대폰 사용이 성장단계에 있는 아동의 두뇌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성장하고 성숙해야 한다.

내가 여행하면서 짧은 시간 동안 보았던 바대로,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자라는 베트남의 아동과 청소년들의 두뇌발달과 하루 몇 시간을 휴대폰 속 작은 세상을 보면서 자라는 한국의 아동과 청소년들의 두뇌발달은 분명 다를 것이다. 이들이 20년, 30년 뒤 성인이 되어 함께 살아가게 될 세상에서 한국 아이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게 될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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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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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근 2019-02-26 10:22:36

    1959년에 고 함석헌 옹께서 사상계에 투고하시면서 주장하신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라는 말은 여기에도 해당된다고 본다. 아무 생각 없이 아이에게 쥐어 주는 핸드폰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좀먹게 하고 가정의 화목을 깨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우리 모두 가져야 할 것이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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