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식 충북대 교수. 좌측에서 두 번째.(사진=김재훈 기자)

제2공항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 농민들의 삶과 제주 농업 경제를 파탄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 제2공항 갈등 논란이 날로 첨예해짐에 따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가 마련한 ‘제2공항 갈등해소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26일 오후 4시부터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세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7시 20분쯤 마무리 됐다.

이날 토론회 주제 발표를 맡은 박찬식 충북대 교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제2공항을 찬성하는 이들에게, 농민들의 삶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박 교수는 “(입지선정 재조사 용역진이) 환경수용력이나 이런 것들을 검토한 사례가 없다고 말한다, 방법론이 없다, 제도도 없고 절차도 없다 한다. 지금까지는 그런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개발이 더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수용력이라는 문제를 생각하는 그런 경우가 별로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교수는 “그러나 대략 2010년에서 2015년을 전후해 제주도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쓰레기 처리가 안 되고 오폐수가 처리되지 않은 채 바다로 흘러들고, 교통체증이 그야말로 서울 수준으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박찬식 교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로 제2공항을 찬성하는 이들에게 제2공항은 결국 농민들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세금, 부담금 등이 부과되고 농사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땅을 팔고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못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는 것.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의 면에서 제주도의 땅값 폭등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 생각한다. 땅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 때문에 (제2공항을) 찬성 하는 분들도 있는데 땅값이 오르면 제주도 원주민들은 땅을 다 빼앗기게 된다. 결국은 땅에서 나는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상태에서 자산가치만 높아지면 거기에 따른 세금이라던가 부담금이 늘어나고 사회복지 혜택에서 탈락하고 땅을 가지고 있는 게 오히려 손해가 돼버린다. 그러면 땅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제주 제2공항 갈등 논란이 날로 첨예해짐에 따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가 마련한 ‘제2공항 갈등해소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26일 오후 4시부터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세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7시 20분쯤 마무리 됐다.(사진=김재훈 기자)

박 교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난개발을 가속해 관광산업 역시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땅값이 오르면 당연히 주택 주거료도 오를 것이고 생활물가도 오를 것이고 소자본으로 장사하는 사람은 임대료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땅을 팔아야 되면 그 땅을 누가 살 수 있나. 농사짓는 사람은 수지가 맞지 않아 살 수 없다. 결국 개발 업자한테 넘어간다. 난개발로 이어진다. 농업은 무너지고 난개발로 이어진다. 그렇게 되면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경관이라던가 하는 매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관광산업도 지속 못하게 되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런 상황이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주요 관광지에서 나타나는 문제라고 밝혔다.

“앞으로20~30년 동안 개발주의로 해왔던 방향으로 가면 앞으로 20~30년 후에 제주도민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라는 문제 제기돼 있다. 이 문제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주요 관광지에서 나타나는 문제다. 많은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관광 프로모션 정책에서 관광객을 적절히 받아들여 잘 관리하는 정책으로 전반적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박 교수는 “20~30년 걸어온 개발일변도 방향에 브레이크 걸어야 되는 상황인데 오히려 엑셀을 밟는 것이다. 더 가속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환경수용능력에 대한 평가 없이 진행되고 있는 제2공항의 문제를 비판했다.

박 교수는 이어 “그런 것(제주의 환경수용능력)을 검토해야 하는데 사례가 없다? 방법론이 없다? 무책임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사례와 방법론이 없으니까 (제주도가) 망가지건 말건 모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수용능력 평가 방법론을 개발하고 제대로 연구해 제주도의 공항 규모가 어느 정도여야 하느냐를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한 박 교수는 “(국토부가) 기본계획단계에서 검토한다고 한다는데, 기본계획은 제2공항을 이미 전제로 한 것이다. 기본 계획단계에서 검토하겠다는데 6개월만에 하겠다 한다. 수용력 검토를 어디에 맡겨도 1년 걸리는 일”이라며 제2공항 건설을 서두르는 국토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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