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거듭하던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중단 촉구 결의안이 결국 제주도의회에서 어렵사리 가결됐다.

제주도의회 제369회 임시회 2차 본회의가 27일 오후 2시부터 열리고 있다.(사진제공=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는 27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제36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2공항에 대한 갈등해결 방안 마련 촉구 결의안'을 상정했다. 그 결과 재적 39명 중 찬성 23명, 반대 13명, 기권 3명으로 과반수를 넘어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안을 두고 이날 도의회 의원들은 각자 입장차를 보이며, 쉽사리 의결에 나서지 못했다.

제2공항 기본계획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이 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으며, 도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펼치는 등 결의안 의결 여부가 민감한 사안이 돼있는 상태였다. 

시민단체들이 도의회의 결의문 채택을 요구하며 도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시민단체들이 도의회의 결의문 채택을 요구하며 도의회 현관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본회의에 앞서서 오늘 오후 1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은 도의회 지하 회의실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 사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쉽사리 통일된 의견이 모이지 않자 일단 본회의를 진행하고 이 안건을 처리하기 전에 전체 도의원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본회의가 열리고 오후 2시 20분경 고용호 농수축경제위원회(이하 농수축위) 위원장이 나와 이 안건으로 휴정을 요청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홍명환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발언대로 나와 "개별 의원 19명이 서명하고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논의된 것을 가지고 왜 재논의하자는 것이냐"며 "지방의회 정신에 투철하게 따라서 도의회의 의견을 반영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중앙에서 국회의원과 정부에서 한 합의와 달리 도의회는 지방의회대로 뜻을 전달하면 되는 것이니 번거롭게 하지 말고 표결로 가자"고 말했다. 

홍명환 의원이 본회의에서 제2공항 결의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제공=제주도의회)

결국 김태석 도의회 의장은 30분 정회를 선언했고, 의원들은 전체 의원총회를 비밀리에 진행한 뒤 오후 3시 20분부터 다시 본회의를 속개했다.

이후 김 의장은 곧장 결의안 심사를 재개했고, 의원 투표를 진행해 마무리지었다.

이로써 도의회는 일단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 추진을 중단하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가 진행되도록 해달라는 요구안을 정부에 올리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의원 간의 의견차가 갈리고 시민단체들의 의원 비판도 커지고 있어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일부 의원들은 "제주 동부지역에 땅이 있다는 이유까지 들먹이면서 비판하고 있다"고 토로했으며, 또 다른 의원은 "하도 논란이 심해서 해당하는 땅을 미리 팔아버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27일 오후에 열린 민주당 제주도의회 의원 총회의 모습(사진=김관모 기자)

또한, 결의안이 과반수는 넘겼지만 십수 명의 의원들이 반대나 기권을 던지면서 이 결의안에 반발하고 있어서 한 뜻을 모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 

다만 제2공항 기본계획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의견수렴과 정당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국토부의 입장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나선 제주특별자치도의 입장을 견제하는 역할이 강해지고 있는 것. 앞으로 진행되는 토론회와 여론 수렴에 도의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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