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학교인 ACS국제학교가 민간투자를 통해 제주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설립 추진에 나섰다.

ACS국제학교가 추진하고 있는 ACS JEJU의 조감도(사진출처=ACS국제학교 홈페이지)

◎싱가포르 ACS 국제학교, 제주에 국제학교 설립 신청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일 ACS학교측이 직접 설립 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도교육청은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사항을 논의했다.

ACS국제학교는 싱가포르 감리교회가 설립한 공립학교 앵글로차이니즈스쿨(Anglo-Chinese School)가 국제학교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만든 별도 법인의 사립학교다.

이번 국제학교는 지난해 개교한 SJA(Saint Johnsbury Academy Jeju)처럼 JDC나 제인스가 추진하지 않고, 국내 자본이 투자자를 모집하고, ACS가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형태가 될 예정이다.

ACS국제학교는 제주도에 56학급 1,130명의 학생을 유치하며, 대상은 유치원(K-9)부터 고등학생(Grade-12)까지가 될 예정이다. ACS는 2020년 10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덕규 도교육청 국제교육협력과장은 “현재 영어교육도시 내에 학교 하나가 온전히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H17구역의 11만여㎡ 부지가 남아있는데 아마도 이곳에 유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JDC를 통해 부지 장기임대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교육도시 전경(사진출처=JDC)

◎발빠른 학교 유치...속도조절론 말하던 JDC와 딴판

하지만 이번 국제학교 설립은 지난 2017년 10월 SJA JEJU가 개교한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ACS국제학교의 제주 학교 설립은 이미 지난 2017년부터 논의가 됐던 사안이다.

JDC는 지난 2017년 ACS 운영재단인 올드햄 엔터프라이즈(Oldham Enterprise Pte Ltd)와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ACS 제주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후 곧장 싱가포르 국제학교 설립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광희 당시 JDC 이사장은 “SJA JEJU를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천천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도교육청에서도 SJA JEJU 추진으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고덕규 과장은 "현재 영어교육도시 여건이 만만치 않아서 지난해 2월에 신청이 들어왔지만 한 차례 반려한 바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ACS국제학교의 추진 내용을 보면 상당히 구체적이고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ACS 본교는 이미 ‘ACS International Jeju’라는 이름의 홈페이지를 구축해 홍보와 인력채용 공고를 하고 있다. 이 홈페이지에는 이미 학교의 조감도와 레이아웃까지 마련한 상태다.

ACS 제주 국제학교의 레이아웃. 이제 막 설립 추진을 시작한 것과 달리 내용이 사뭇 구체적이다.(사진출처=ACS국제학교 홈페이지)
ACS 제주 국제학교 운동장의 조감도(사진출처=ACS국제학교 홈페이지)

또한 홈페이지 내용에 따르면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은 국제공인 유·초등 교육과정인 IB PYP(국제, International Baccalaureate Primary Years Program)를 이수하게 된다.

또한 중학생들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국제학생 대상 커리큘럼인 IGCSE(International 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을, 고등학생은 IBDP(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를 이수하게 된다.

아울러 커리큘럼에는 중국어를 비롯해 한국어와 한국사, 한국사회 등도 필수과정으로 포함된다.

◎이례적인 국제학교의 첫 민간투자...자료 공개는 '아직'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인 것과는 달리 현재 추진되는 상황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은 “JDC 등 공기업을 통해서가 아닌 민간자본으로 유치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투자자가 누구인지나 신청내용을 자세하게 알려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학교 운영재단 측과 MOU를 맺었던 JDC측 역시 “자세한 사항을 알려줄 단계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ACS학교 한국사무소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도 “제주에서 추진하는 법인은 별도이며, 구체적인 내용을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어서 이곳 역시 기다리는 중”이라고 답했다.

도교육청과 JDC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4월 중에나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교육청 청사의 모습(자료사진=제주투데이)

반면, 이런 발빠른 추진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JDC나 도교육청에서 속도조절을 시사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민간자본을 낀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가 만들어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에 제주주민자치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도 이번 국제학교 설립을 두고 반대하는 입장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한편, ACS학교는 1886년에 설립된 공립학교로, 현재는 싱가포르 홀랜드빌리지에 위치하고 있다. 2005년부터 싱가포르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국제학교를 설립해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습득하는 교육환경을 조성해 국제학교 중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전세계 ACS국제학교 학생 수는 약 1천여 명이며, 연간 학비는 2만4천 달러~2만7천 달러(2016년 기준)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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