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깨우는 소리 '탐라국입춘굿' 

풍요를 기원하던 봄의 축제는 곶자왈에도, 어두운 숲속에도

그리고 우리 일상으로 어느 새 들어왔다.

제주의 봄은 산방산 주차장을 가득 채운 렌터카에서 느껴진다.

제주도가 내어주는 특별한 선물 '용천수'

예로부터 용천수가 밀집되어 있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고

용천수는 식수뿐만 아니라 생활 및 농업용수로 제주도의 생명수이다.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화순금모래해변'을 시작으로

산방산의 봄을 만나러 길을 나서본다.

화순금모래해변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형제섬, 마라도와 가파도, 5산(한라산, 군산, 송악산, 산방산, 단산)으로

둘러싸인 풍광이 아름다운 해변이다.

화순해수욕장 옆에 위치한 썩은다리오름은

바위 언덕처럼 '사근다리 동산'이라고도 불리는 야트막한 오름으로

표고 42m, 비고 37m의 원추형 화산체이다.

모래사장 위에 위치해 있고 응회암으로 이루어진 절벽과

정상까지 나무계단이 조성되어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오름을 이루고 있는 퇴적암색이 오랜 시간 풍화되어 노란색으로 변해

돌이 썩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썩은다리'라고 불리게 되었다.

백사장을 품고 있는 오름은

동쪽으로 군산, 월라봉과 박수기정,

서쪽으로는 산방산, 용머리해안과 송악산,

그리고 바다로 고개를 돌리면 형제섬,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열두 폭 병풍이 펼쳐지듯 아름다운 풍광을 그려낸다.

하지만...

방파제와 부두시설 건설로 어장이 사라지고

퇴적층 파괴, 화순금모래해변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는 화순항

자연경관이 훼손된 아픈 모습도 보인다.

오고생이 곱앙이신 모래사장

올레길을 벗어나 모래 언덕에 군락을 이룬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든 '흰대극'

모래땅을 뚫고 붉은 속살을 내보이는 신비로움에 멈춰 섰다.

흰대극은 대극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제주도 강한 광선이 내리쬐는 해안가의 모래땅이 자람터다.

꽃은 4~6월 원줄기 끝에 달리고 주걱모양의 잎은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이른 봄부터 꽃을 피우는 듯 하다.

줄기를 자르면 유액이 나오는 유독성 식물로 강인한 생명력은

사막의 오아시스를 연상하게 한다.

염생식물들의 자람터 바닷가

바위에 뿌리를 내린 바닷바람을 이겨내는 '밀사초'

그 아래에는 강인한 모습으로 돌 틈에 뿌리를 내린 '갯까치수영'과 '갯질경'

보송보송 부드러운 솜털로 새봄을 맞는 '사철쑥'

모래땅에서 싹을 틔운 '갯기름나물(방풍)'은 바닷가의 봄을 노래한다.

마을의 수호신처럼 웅장한 모습,

끈적끈적한 용암이 만든 용암돔으로 대표되는 '산방산'

기암절벽과 철썩이는 파도소리, 그림같이 떠 있는 '용머리해안'

길고 큰 섬을 본섬, 작은 섬을 옷섬이라 부르고

본섬에는 작은 모래사장이, 옷섬에는 주상절리층이 일품인

다정한 형제처럼 마주하고 있는 '형제섬'

마라도와 가파도까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수면 위로 반쯤 올라온 악어 모습을 빼닮은 '송악산'은 작게 느껴진다.

퇴적암지대를 거쳐 소금막해변,

바람과 세월이 만든 병풍처럼 펼쳐지는 주상절리

거대한 암반이 바닷가를 자리잡은 해변 전체가 화산암반인 '황우치해변'

웅장한 모습에 걷다 쉬기를 반복한다.

새로운 리본(시그널)이 눈에 들어온다.

탐모라질(해안둘레길) 중 6코스인 '낭만의길'을 안내한다.

탐모라질은 해안선을 따라 제주 섬 한 바퀴를 걷는 도보여행 코스로

섬의 머리 '도두봉'을 시작과 끝지점으로

타원형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보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각 구간의 기점과 종점은 대중교통이 가능한 마을 정류소를 원칙으로

도보여행자들에게 이정표이자 안내서 역할을 한다.

엄청난 풍광에 가다서기를 반복하다보니

모래해변이기 보다는 통째로 화산 암반으로 되어있는 곳

해변의 끝까지 거대한 암반해변이 펼쳐진다.

산 아래쪽은 모래밭이지만 바다와 맞닿은 해안은 해안암석 그 자체만으로도 빛난다.

파도에 모래를 쓸어내리는 백사장이 아니라

거대한 용암덩어리에 부딪히고 휩쓸리는 파도소리 자체만으로도

웅장한 대자연의 소리는 색다르다.

토사와 암반의 경계, 자연이 빚어 놓은 위력

용암 화산섬 제주에서 만나고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거대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황우치해변'

어둡고 탁한 하늘이 아쉽지만 크게 울어주는 부딪히는 파도

산방산 앞자락 세 개의 화산이 파도와 바람에 깍여진 모습의 용머리해안
산방산에서 뻗어나온 줄기가 바다로 향해 용머리처럼 고개를 들었다.

용머리해안은 산방산보다 앞서 생겨난 응회환으로
얕은 바다에서 화산 폭발이 있었고
대표적인 수성화산체로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이다.

해안절경을 자랑하는 황우치(항만대)해변

모래 언덕에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검은모래사장이 드넓게 형성돼

용머리해안과 기암절벽, 산방산과 조화를 이루며 제주를 대표하는 해변 중의 하나로

장기간 모래가 침식되면서 원형이 사라지고 모래유실 속도가 빨라지면서

암반까지 드러나는 상태가 심각하게 보인다.

태고의 신비함을 그대로 간직한 사계리 '용머리해안'

해안의 절벽이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그 형상이 마치 용이 머리를 하고 있다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세 개의 수성화산은 시간의 간격을 두고 차례대로 폭발하면서 만들어졌는데

함께 모여 있는 세 개의 화산을 '용머리 화산체'라고 한다.

뜨거운 마그마와 차가운 물이 만나 물결치듯 겹겹이 층을 이룬 지층 단면

완만한 언덕 모양 화산체인 응회환
바다를 향해 뛰어드는 용의 머리처럼 보인다.

 

모래언덕은 산방연대로 이어주는 이정표 '탐모라질'이 안내한다.

항망대는

황우치해변과 화순항의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6.25전쟁 당시 모슬포 제1훈련소에 군사 물자를 이곳에서 실어 날랐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연대는 주로 구릉이나 해안지역에 설치되었고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 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이다.

봉수대는 산 정상에 설치하여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을 피워 신호를 보냈다.

지금 남아 있는 연디동산에 있는 연대는 최근에 보수했다.

'마을숙원사업 해결 기념 산방산 새길(우회도로) 및 둘레길 걷기 행사'

낙석위험지역에 대한 우회도로 개설공사가 마무리되어 3월3일 개통했다.

360도 최고의 전망대 산방산

화순항과 용머리해안, 형제섬과 송악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방산은 용머리해안과 함께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지형으로 꼽힌다.

여느 오름과 마찬가지로 화산 활동으로 생겨났고

높이 395m의 거대한 종모양의 화산체다.

바구니를 엎어놓은 듯한 거대한 용암돔의 표면은 대규모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고

점성이 높은 조면암질 용암이 흐르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서 분화구가 없는 용암돔 형태로 굳었다.

산중턱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방굴이라는 해식동굴이

바다를 향해 특색있는 경관을 이루고 있어 영주10경의 하나이다.

산방산으로 도망간 산방덕이가 돌이 되고

산방굴 천정에서 떨어지는 약수가 '산방덕이'의 눈물이 되었다는

산방산 여신(산방덕이)과 고승과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마을의 수호신처럼 위풍당당 용암돔 '산방산'이 우뚝 서 있다.

용머리해안 입구에는 

'통제'라는 큼직막한 글씨가 못내 아쉽다.

용머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하멜상선전시관이 있고

제주도의 또 다른 매력 설쿰바당도 눈에 들어온다.

수수하지만 단아한 모습의 '제주수선화'

막바지 정열을 쏟아내는 겨울의 여왕 '동백나무'

가을에 피었던 은백색 꽃은 봄을 맞이하면서 붉게 익어가는 '보리밥나무'

구럼비낭으로 더 알려진 암수딴그루 '까마귀쪽나무'

걷는 길마다 봄을 여는 들꽃들은 웃음꽃으로 반겨준다.

푸른빛이 아름다운 수레바퀴를 닮은 '수레국화'

눈길조차 주지 않지만 밭담 한 켠에 군락을 이룬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오고

일상이 되어버린 미세먼지로 햇살이 더욱 그리운 날이다.

걷기만 해도 영화가 되는 절경

햇빛이 풍부한 곳곳마다 일렁이는 봄바람에 출렁이는 노란파도

물결타고 전해지는 은은한 꿀향기는 자연스레 코 끝에 스며들고

노란물감을 풀어놓은 듯 시선이 머무는

아름다운 산방산이 보이는 곳은 포토 죤이 되어 준다.

 

화산섬 제주도 특유의 지질트래킹을 즐기며 걷는 해안길

파도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소리,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사계바다가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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