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길가와 뚝방 곳곳에 누군가 고의적으로 불을 내고 철새도래지 곳곳의 갈대와 풀, 작은 나무 등을 태운 데 대해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철새도래지 진입로와 뚝방길 약 400m 이르는 구간 곳곳에 불을 낸 사람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13일 현장 방문 후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조사에 들어갔다.
<제주투데이>는 11일 오후 하도리 철새도래지 현장을 취재했다. 종달교차로 쪽 일주동로에서 하도리 철새도래지 안쪽 명법사에 이르는 길 약 250미터 구간과 철새도래지 뚝방길 150미터 가량 이곳 저곳이 불에 타 새카맣게 상태였다.
작은 소나무 등도 여러 본이 불에 타거나 그을린 상태였다. 400미터를 넘는 구간 곳곳에, 누군가 고의로 불을 놓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997년 금강 철새도래지에서는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갈대숲 1만여 평이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도 불씨가 바람을 타고 큰 불로 번질 수도 있었다. 환경 보호가 필요한 철새도래지이지만 CCTV 하나 없어 환경 오염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도 지역 주민들은 누군가 약 2주 정도 전부터 길옆 갈대 등을 태운 흔적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2주 전 길가 한 곳에 갈대 등을 태운 흔적이 보였는데 불에 탄 지역이 점점 늘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묵은 풀을 제거하고 말에게 새로 자라는 풀을 먹이기 위해 ‘방앳불’(들불)을 놓은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