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고 가파른 돌계단이 이어진다.

비탈진 낙엽수림대 아래로 보랏빛 얼룩덜룩한 잎까지도 아름다운

바람난 여인 '얼레지'가

군락을 이루며 아름다운 자태를 선보인다.

제주에서 만날 수 없었기에

가슴은 쿵쾅거리기 시작하고 숨이 멎는 듯 발걸음이 빨라진다.

얼레지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구근식물로

지대가 높은 숲 속과 산골짜기 햇빛이 잘 드는 부엽토가 많은 비옥한 곳에서 자란다.

녹색 바탕의 자주색 잎 무늬가 얼룩덜룩해서 '얼레지', '얼룩취'라 하고

다른 이름으로는 '가재무릇'이라 부르기도 한다.

깊숙한 땅 속의 비늘줄기에서 잎이 나올 때

꽃대도 같이 올라오는데 한 장 또는 두 장의 잎이 나와 수평으로 퍼진다.

타원형의 잎은 녹색 바탕에 자주색 무늬가 있고

가장자리는 밋밋하지만 주름이 보인다.

한 장의 잎은 꽃이 피지 않고

3~4월에 두 장의 잎 사이에서 1개의 꽃줄기 끝에 한 송이의 꽃은 아래를 향한다.

아침에 닫혀 있던 꽃잎은 햇빛이 들어오면서 벌어진다.

꽃 안쪽에는 W자형의 암자색 무늬가 선명하게 보이고

보라색 6개의 꽃잎은 오후가 되면서 뒤로 말리는 모습이 재미있는 아이다.

얼레지는 관상용으로 쓰임새도 좋지만

어린 잎은 나물로 먹기도 하고 뿌리는 약용 또는 식용한다.

타원형의 열매는 6~7월경에 갈색으로 변하고

종자는 검은색을 띠는데 아래로 향한 씨방은 시기를 놓쳐버리면 아래로 쏟아진다.

뒤태가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일까?

봉오리가 벌어지면서 꽃이 피었나 싶으면 금새 치마를 들어올린

바람난 여인처럼 보였을까?

이토록 아름다운 바람난 여인이 또 있을까?

 

숲 속의 요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