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섭 제주특별자치도 미래전략국장이 자신의 SNS에 제주도의회를 힐난하는 글을 썼다가, 도의원들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결국 이날 다시 논의될 예정이었던 4차산업혁명 출자 펀드 동의안도 다시금 뒤로 미뤄지게 됐다.

노희섭 제주도 미래전략국장(자료사진=제주투데이DB)

이날 371회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 이하 환도위)는 16일 오전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막 회의가 열린 자리에서 안창남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면서 지난 3월 노희섭 국장이 올렸던 SNS 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370회 임시회에서 환도위는 지난 3월 19일 4차산업혁명 출자 펀드 동의안을 논의 끝에 심사보류했다.

그러자 이를 두고 3월 22일 제주도 스타트업체 대표들 100여명이 모여서 도의회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노 국장도 자신의 개인 SNS에 환도위의 결정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는 것. 지금 노 국장의 게시물은 그날 바로 지워져서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이미 환도위 의원들은 이 게시글을 봤던 것. 이에 안 의원은 "해당 출자를 받을 업체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반박성명을 하는 것은 민간인이니 좋다"면서도 "행정의 고위 공직자가 SNS를 통해 의회의 결정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당최 못해먹겠네'라는 글을 올렸으면 사표 쓸 각오로 한 거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안 의원은 "의회는 도민의 대의기관이고 그만큼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공식적인 답변도 아니고 SNS로 무시하는 글을 올리는 것은 잘못된 태도다. 공식사과를 하던지,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입장을 밝히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안창남 의원(사진제공=제주도의회)

이에 박원철 위원장도 "이와 관련해 행정부지사 출석을 요구했는데 중앙부처와 중요한 합동회의가 있어서 참석 못한다고 들었다"며 "상임위 의결로 지사 출석 요구까지 생각했지만 우선 국장의 입장을 듣고 추후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용범 의원도 "그 어간에 충분한 설명조차 없었고, 뒤에서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았다"며 "동의안은 오늘 직권으로 상정 보류했으면 좋겠다. 책임있는 답변을 위해 지사든 행정부지사든 출석한 이후 다뤘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노 국장은 "공직자로서 제대로 된 처신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지사에게) 굉장히 많이 야단 맞았고 반성하고 있다. 제가 생각이 짧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정을 제어를 못한 부분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공직자로서 완전히 행동을 바꿨어야 했는데, 민간인 감성이 남아있었다"고 거듭 사죄했다.

결국 환도위는 10시 30분경 휴정을 하고 이날 다시 올라온 동의안을 논의한 결과 다시금 심사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박 위원장은 "위원들이 심도있는 논의를 한 결과 동의안 자체에도 여러가지로 문제점 있다고 사료되어서 동의안은 질의하지 않겠다"며 "노 국장은 돌아가도 좋다"고 말했다. 

이런 해프닝으로 4차산업혁명 출자 펀드 동의안은 5월 임시회로 다시금 미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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