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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업을 알고 정책 짜라"...현장과 괴리감 컸던 제주카센터 대응방안"전기차 확장되면 카센터 문 닫아야"...도내정비업체 불만 폭발
제주도정, 구체적인 대안 없고 "자생력"만 강조
"현장 이해 부족해" 지적..."용역에 정비업체 참여해야"
김관모 기자 | 승인 2019.05.07 17:34

"제가 직접 전기차 5년 타봤습니다. 전기차 충전기 3년 AS라고요? 10년까지입니다. 10년이 되면 대체로 폐차하니까 평생 AS인 겁니다. 우리 현장업자들이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단 말입니다. 현장업을 알고 정책이 나와고 주제가 나와야지 정비 실상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아요."

7일 오후 3시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는 제주도내 전문정비업자들의 성토와 고성이 이어졌다. 

제주도내 정비업체 종사자들이 7일 오후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기차보급에 따른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관해 주제발제를 듣고 있다.(사진제공=제주도의회)

'전기차 보급에 따른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라는 타이틀이 붙은 회의실에 일반차량 정비업체 조합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왜 전기차 보급 문제에 일명 '카센터' 사장들이 몰려든 것일까? 이번 정책 토론회의 부제로 붙은 '전문정비업 중심으로'라는 글이 그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전기차 확대에 생존권 위협 느끼는 카센터들

제주특별자치도가 전기자동차규제자유특구 1차 협의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사업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도는 2012년 카본프리아일랜드 2030 전략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제주도내 차량 37만7천여대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부터 도내 전기차의 수요는 크게 늘어서 2018년 현재 1만6천여대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12년까지 지금의 약 30배가 넘는 전기차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현재 이 계획이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것을 실제로 이루게 됐을 경우도 문제다. 바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따른 관련 업체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자료제공=제주교통연구소

이에 정비업체와 주유소, LNG업체들이 이 계획을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 자동차부분정비사업조합(이하 제주카포스)에서는 지난해 제주전기차포럼이 열리는 국제컨벤션센터(ICC)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제주카포스는 "도의 계획대로라면 2030년까지 현재 전문정비업체의 86% 이상이 문을 닫고 3천~4천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와있다"며 제주도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와 (사)제주교통연구소는 정비업체들의 고충을 듣고 대안채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기획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제주카포스 조합원인 정비업체 종사자들 1백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제주도내 정비업체 종사자들이 7일 오후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기차보급에 따른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관해 주제발제를 듣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제주도 정비업체 총량제 필요하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조항웅 제주교통연구소 박사가 '제주도 전기차 도래에 따른 대응방안 연구'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다.

조항웅 박사는 내연기관차의 감소와 전기차 보급의 확대, 애프터마켓(자동차복합매장) 활성화 등으로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특히 제주도의 전기차 이용객이 크게 늘고 수요 요구도 늘고 있어서 도내 전문정비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4년 이후 감소세가 커지면서 585개소였던 업체들이5년 사이에 443개소로 줄어든 상태였다. 

조항웅 제주교통연구소 박사

다만 조 박사는 현재 제주도의 2030년까지의 전기차 계획안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실제 수요예측은 2030년까지 26만1,531대 정도가 될 것"이라며 "이럴 경우 2030년까지 정비대상 차량은 5만2천여대가 아닌 16만8천여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박사는 ▲제주도가 전기차 도래에 따른 사회 및 경제적 영향의 규모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전기차확충에 다른 작업량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조 박사는 정비업체 총량제를 도입하고 정비업 공급과잉을 막는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연관산업과 업종전환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제주도 전기차 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 개정도 언급했다. 

아울러 전문정비업의 폐업을 고려해 고용노동부에 특별 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신청하는 한편, 전문정비업자들이 전기차관련 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구책 방안과 원론적인 답변 뿐...구체적인 대안 없어

이어서 열린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신명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전문위원과 고성훈 제주카포스 부이사장, 강성의 제주도의원, 좌정규 제주도 교통정책과장, 문경삼 제주도 저탄소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패널들의 토론을 듣는 내내 토론회에 참가한 정비업체 종사자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이날 패널들의 대안책이 자신들의 현실에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합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패널들의 모습(사진=김관모 기자)

신명식 전문위원은 "왜 이렇게 반발이 심한지 모르겠다. 현재 전기차가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내부적으로도 변화하고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특구 지정 때 도장과 판금까지 확대하면서 튜닝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럴 경우 주간 주행, 단속카메라, 브레이크 변경 등 다양한 자구책 방안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가한 정비업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면서 분위기가 험악했다.

제주도에서 밝히는 내용들도 구체성은 없었다. 좌정규 과장은 "전기차 보급되는 것은 세상 흐름이어서 보급을 막을 수 없다"며 " 지혜를 모으면서 가야한다. 저희도 가급적이면 고민하고 들여다보겠다. 이제 시발점이다"라는 원론적인 말만 전했다.

문경삼 과장은 "올해부터 관련 용역에 들어가서 대안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기본계획도 수립돼있지만 너무 이상적이어서 TF팀을 꾸리고 다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과장은 "전기차도 7~8년이 지나면 고장율이 있으니 여러분이 해결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연관산업이 몰락하고 침체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종합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는 신명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전문위원(사진제공=제주도의회)

◎"현장업자가 참가할 수 있도록 해야"

충분한 답변을 얻지 못한 정비업자들은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였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고성훈 제주카포스 부이사장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어도 속도조절과 피해대책이 필요하다"며 "노후차량만 폐차한다고 미세먼지 사라지지 않는다. 주 수입원인 차량 사라지면서 전문정비업이 손해보는데 어떻게 대비할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힘없는 영세업자여서 호소할 수밖에 없다"며 "대승적인 방안을 제주도가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참관하는 정비업자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세화동에서 정비업을 맡고 있는 오수선 씨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비업 실상을 모르는 것 같다"며 "요즘 전기차는 10년 AS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비업체가 할 일이 없으며, 요즘 내연차들도 경광등이 잘 나와서 튜닝할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예전에는 자동차 오래타기 운동이 있어서 정비업이 호황이었지만 지금은 10년이면 차를 바꾸고 있어서 일도 없다"며 "현장부터 제대로 알고 계획을 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 토론 자료를 보고 있는 정비업체 종사자들의 모습(사진=김관모 기자)
또다른 정비업자는 "도에서 용역을 할 때 박사나 교수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제주도와 공단의 패널들은 "그래도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참관자 자격으로 참석한 노정진 폴리텍대 학장은 "전기차 산업은 세계적인 대세로 제주도가 앞장서는 것을 어쩔 수 없다"며 "현재 폴리텍대학에서 전기차 교육을 하고 있지만 아직 깊이가 얕고 참여율도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비업체에서 교육 참여에 적극 임해주시고 건의도 계속 해달라"며 "전기차는 충전기에 달린만큼, 모든 카센터가 충전기 사업도 하고 수리도 할 수 있는 사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강성의 의원은 "연관산업 종사자들의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도의회에서도 의견수렴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인지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의회가 일일이 찾아다니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니 이런 때일수록 제주카포스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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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기자  whitekg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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