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이 도는 보라색 기생식물 '백양더부살이'

까다로운 생태는 이미 시기를 놓쳐버려

산방산이 보이는 너른 들판에는 시들어가는 흔적만 남겼다.

수면 위로 반쯤 올라온 악어 모습을 빼닮은 '송악산'  

짙푸른 바다, 해변의 검은 모래는 세월의 흔적을 남기고

가파도가 손에 잡힐 듯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된다.

바닷가 모래땅에는

깔대기모양을 한 해안 사구 식물인 '갯메꽃'이 바다를 향해 나팔을 불고

바닷가 모래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좀보리사초'

사막의 오아시스 '흰대극'

장단이 서툰 귀화식물 '양장구채'

청보라색 고운 꽃잎에 새겨진 하얀 별모양 '반디지치'

바닷가의 보석 '뚜껑별꽃'도 활짝 문을 열었다.

가파도가 보이는 검은 현무암 위로

은하수 하얀별들이 바닷가에 무더기로 쏟아져 내려왔을까?

고개를 내민 여름바라기 '갯까치수영'은

바위 틈이 자람터가 되어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와 마주하는

대한민국 최남단 마지막 산인 바다 올레길이 아름다운 송악산

제주의 바람과 해안 절경만으로도 아름다운 시간을 품은 해안 사구

해안가를 둘러싼 모래가 쌓여 언덕을 만들었다.

급경사를 이룬 모래언덕에는

긴 가뭄탓인지 생명을 다한 모습의 '초종용'

시든 모습이 아쉬워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기웃거리는 동안

사철쑥 사이로 삐죽이 얼굴을 내민 반가운 모습...

초종용은 열당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바닷가의 햇볕이 잘드는 건조한 모래땅이 자람터다.

양분을 전혀 만들지 못하고 기주식물로 부터 양분을 얻는 기생식물

열당과 식물들은 엽록체가 없는 식물로 다른 식물의 뿌리에 기생한다.

사철쑥 뿌리에 기생하며 자라 '사철쑥더부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자생지와 개체수가 적어 귀한 대접을 받는 식물이기도 하다.

입술모양의 독특하게 생긴 꽃은

5~6월 연한 자주색으로 피고 원줄기 끝에 빽빽하게 달린다.

백색의 어긋난 잎은 비늘모양처럼 생겼고 긴 털이 드문드문 나 있다.

가파도가 그리웠을까?

가파도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모래언덕에는

오랜 가뭄과 시기를 놓쳐 이미 시들어버렸지만 더부살이 '초종용'은

흐트러짐 없이 곧곧한 자세로 시선을 멈추게 한다.

녹색식물이 아닌 기생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않고도 살아간다.

백양더부살이는 쑥에, 초종용은 사철쑥에 기생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기생을 통해 변형된 뿌리로 숙주식물의 관다발에서 양분을 흡수하는 독특한 방법으로

부족한 양분을 보충하고 꽃을 피워서 생식을 한다.

파도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소리

갯바람에 바닷물을 뒤집어써도 끄덕없는 '돈나무'

주걱모양의 도톰하고 윤기나는 앙증맞은 잎,

하얀꽃이 풍기는 옅은 향기는 '똥낭'이라는 이름을 잠시 잊게 해주고

보석처럼 아름다운 진분홍 '멍석딸기'도

해안 사구의 엑스트라가 되어준다.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해주는 해안 사구

염생식물이 서식하는 중요한 공간인 해안 사구가 품은 보물

바닷바람에 일찍 시들어버린 모습이 아쉬웠지만 

모래 언덕의 주연 더부살이 '초종용'이 반겨주었던 반나절

바람에 실려오는 짠내나는 바다 냄새가 참 좋다.

모슬봉이 보이는 자색감자밭은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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