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 정치계가 카지노 문제로 시끄러운데요. 특히 제주도의회의 이상봉 의원(제주시 노형동을,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최근 카지노를 둘러싸고 어떤 논란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제주도 내 카지노 논란 이해하는 키워드는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업소의 대형화', '규제', 그리고 '내국인 카지노' 등입니다.

◎제주 카지노 언제부터 생겼나?

제주도 내에는 총 8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영업장이 있습니다. 국내에 카지노 17곳 가운데 절반이 제주도에 있는 것이지요. 물론 이유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처음 제주도에 카지노가 들어선 곳은 지금의 '공즈카지노'입니다. 이곳은 1975년 서귀포 파크호텔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후, 제주칼호텔을 거친 뒤 지금은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 있습니다.

1985년에는 서귀포 롯데호텔에 '파라다이스 제주롯데 카지노'가 운영을 시작했고, 작년 8월에 롯데관광개발이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엘티(LT)카지노'로 변경됐습니다.

1990년대에는 6곳의 카지노가 한꺼번에 생겼는데요.

먼저 1990년에 메종글래드 제주에 있는 '파라다이스 제주 카지노'와 제주썬호텔의  '제주썬호텔 & 카지노', 제주신화월드의 '랜딩카지노', 제주오리엔탈호텔에 '로얄팔레스 카지노' 등 무려 4곳이 영업을 시작합니다.

1991년에는 제주신라호텔에 있는 '마제스타 카지노'가 들어섰고요. 1995년에는 제주칼호텔에 '메가럭 카지노'가 영업하게 됩니다. 

하지만 카지노에서의 불법 사례가 적발되고 매출 누락 등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도내 카지노들을 감독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제주도의회는 2015년 6월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제주도는 그해 7월에 카지노감독과를 신설합니다.

◎카지노업계의 대형화 시도 

하지만 지난 2017년 사드 배치 사태와 더불어서 중국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제주도 관광과 카지노업계는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러면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 카지노 업체의 대형화 프로젝트입니다.

논란의 시발점은 바로 랜딩카지노였습니다. 랜딩카지노는 서귀포시 색달동 하얏트리젠시호텔 제주에 있던 영업장을 제주신화월드로 이전을 추진합니다. 그러면서 영업장의 규모를 기존 803㎡(약243평)보다 6배나 넓은 5581㎡(1,688평) 규모로 이전을 추진합니다. 

그래서 영업소 이전이 아니라 신규 설립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왔지요. 이것은 카지노 신규 설립을 막고, 대형화를 규제하려는 제주도의 정책과 반대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정은 행정상 이전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요. 그러자 제주도의회 대형화 추진을 막아야 한다면서, 지난 2017년에 도의회는 기존 면적의 2배 이상 초과하는 경우에는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원희룡 지사는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재의요구를 합니다.

결국 논란 끝 랜딩카지노는 예정대로 확장 이전됐고, 전국에서 두번째로 큰 카지노가 제주에 들어섰습니다.

◎카지노, 도박이냐 관광상품이냐

문제는 이번과 똑같은 일이 다시금 반복될 예정입니다. 서귀포 롯데호텔에 있는 엘티카지노가 노형 드림타워에 확장이전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앞두고 이상봉 의원이 도내 카지노가 함부로 이전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조례개정안을 올린 것입니다. 이상봉 의원과 일부 도의원들은 카지노를 '도박산업'이라면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카지노업계에서 반발하면서 조례개정안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카지노를 '관광산업'이라면서 진흥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관광진흥기금을 제주도에 납부해온 카지노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내국인 카지노 허용까지...제주 카지노의 미래는?

게다가 최근 카지노산업이 위축되면서 규제보다는 진흥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심심하지 않게 나오는 이야기가 '내국인 카지노 허용'입니다. 

지난 2017년에는 청와대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진표 의원이 제주도를 찾아와서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김방훈 자유한국당 제주도지사 후보도 내국인 카지노 허용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가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모두에서 내국인 카지노 이야기를 꺼낸 것이죠. 따라서 이 문제가 공론화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내국인 카지노의 주요 타켓층은 제주도민과 관광객입니다. 그럴 경우 제주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라스베가스처럼 카지노를 통해 경제가 활성화될까요, 아니면 사회적인 문제점만 커지게 될까요?

이번 도의회에서 논의되는 조례안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충돌하는 두 가치관에서 누가 승자냐를 결정하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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