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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원희룡] ‘희룡본색’?제주에는 '영웅'이 아닌 도민의 대변인이 필요하다
김재훈 기자 | 승인 2019.06.17 21:24

대형 토목사업에 대한 원희룡 지사의 애착은 여전하다. '원희룡의 정책'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정책이 마땅치 않은 현재 제2공항 건설에 ‘올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흡사 '토목영웅'을 꿈꾸는 듯하다. 원 지사는 17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들의 뜻을 묻는 도민공론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도민공론조사를 요구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원 지사는 여론조사 방식의 문제점을 거론하면서도 정작 제주도정 차원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았던 4대강사업. 2010년 3월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4대강사업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찬성보다 13.2%포인트 많았다. 이와 같은 국민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사무총장 신분이던 원 지사는 4대강사업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4대강사업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권을 적극적으로 비호했다. 환경운동연합과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 등이 4대강사업 추진에 가장 크게 기여한 S급 인사 10명을 선정했는데, 원 지사도 이 명단에 포함됐다. 4대강사업 추진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위=4대강 사업으로 발생한 '녹조라떼'(사진 출처=KBS 홈페이지), 아래=원희룡 제주지사(사진 출처=원희룡 지사 유튜브 영상 갈무리)

원 지사와 4대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지난해 8월 원 지사는 비자림로 공사와 관련해 문제가 일자 비자림로를 ‘생태도로’로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자 이명박 정권이 대운하를 ‘4대강살리기사업’으로 이름을 바꾸며 추진한 것과 판박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생태도로’ 발언에 대해 원 지사는 대안모색 수준의 의미였다고 해명했지만 정책결정자가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조삼모사식의 ‘말장난’을 한다는 비아냥을 자초했다.

4대강사업 추진 당시 원 지사가 대체 어떤 역할을 했던 것일까. 원 지사의 활약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2010년 10월 4대강사업 관련 토론회. 원 지사는 이 자리에서 4대강사업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4대강사업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는 질문에 원 지사는 “수질문제가 악화되면 임기 전에 정권을 내놓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정권을 내놓겠다는 말이 대통령과 얘기된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이에 원 지사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저부터 물러나게 하겠다”고 답했다. 원 지사의 ‘아무말’에 좌중이 실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국민 여론의 반대편에 서서 4대강사업 추진을 위해 비웃음도 감당해낸 원 지사.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4대강사업은 이후 ‘녹조라떼’, ‘4대강 사기극’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희대의 수질감시 로봇물고기도 등장했다 사라졌다. 4대강사업 공사 입찰 담합혐의로 건설사 전현직 임원이 재판을 받는가 하면, 4대강사업의 부작용을 바로 잡으려면 65조 원이 든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원 지사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원 지사는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 온갖 현안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도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일절 말을 꺼내지 않는다. 책임질 능력이 없다고 해서 반성할 능력도 없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과 다른 길을 택한 정치인 원희룡. 이제는 도민 여론과 반대의 길을 걷기로 작정한 것일까. 원 지사는 이미 영리병원 개설을 불허하라는 도민공론조사 권고안과 여론을 거스른 전력이 있다. 원 지사가 도정을 운영하며 도민의 여론을 무시한다면 결국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걸었던 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제주의 100년을 좌우하는 대형사업을 추진하면서도 도민의 뜻을 묻지 않는 정치인. 그 정치인이 현재 제주도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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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기자  humidtex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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