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올해 11월부터 '제주특별자치도시설관리공단'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처음으로 설립되는 공단(公團)이면서, 제주도 내 최대 규모의 공기업이기도 해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왜 제주도시설관리공단이 생기는 것이며, 어떻게 운영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제주도시설관리공단이 올해 11월에 설립될 예정이다. 왼쪽은 동복리 환경자원순환센터, 오른쪽은 제주(도두)하수처리장의 조감도

먼저 '공단(公團)'이란, 정부나 지자체가 경제정책이나 사회정책상 효율적인 관리를 목표로, 전액 출자해서 설립되는 공기업(법인기업)을 말합니다.

전액 출자하는 공기업에는 제주도개발공사처럼 '공사(公社)'도 있는데요. 공사는 판매수입 같은 기업성이 강한 반면, 공단은 행정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무원들은 2~3년씩 순환근무를 하는데요. 호불호가 갈리는 업무분야가 있다보니 공정성을 기한다는 차원에서 자주 이뤄집니다. 하지만 자주 업무가 바뀌다보니 전문성이 부족해진다는 문제점이 지적됐습니다.

제주도는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공단이 없는 유일한 지자체입니다. 시설관리공단이 없는 곳도 제주도와 전라남도 두 군데 뿐이고요. 다른 지자체는 설사 광역단체에 없더라도 기초자치단체에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기도에 있는 오산시시설관리공단의 모습(사진출처=오산시시설관리공단)

특히 제주도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하수도문제나 쓰레기, 교통문제는 전문인력이 너무나도 절실하지요. 그러던 중에 제주도의 쓰레기매립장의 포화 문제와 함께, 지난해 8월 신화워터파크의 오수 역류 사태가 터지면서 시설관리공단 설립 준비가 가속화됩니다.

결국 올해 1월 시설관리공단준비단이 꾸려지고, 용역을 거친 끝에 ▲공영버스(107대) 관리, ▲주차시설(36개소), ▲환경시설(폐기물처리 및 관리), ▲하수도시설 등 총 4곳을 담당하는 기본계획이 마련됐습니다. 

앞으로 이곳에는 기존 행정·시설·환경·공업직 공무원 150명과 공무직 237명 등을 포함해 총 1,105명이 일하게 됩니다. 연간 운영비는 656억 원이 될 것이라고 하고요. 이것은 제주도 내 공기업 중 최대규모입니다.

제주도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게 되는 4가지 영역.

지난 6월 20일에는 행정안전부의 사전심의위원회 의결에서 조건부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행안부는 공무원의 인력을 재조정하는 문제와 주민수용성, 운영비 절감 노력 등을 부대의견으로 달았습니다.

따라서 제주도정은 행안부의 지적사항을 개선하고, 오는 7월에 열리는 제374회 제주도의회 임시회에 제주도시설관리공단 설립과 운영을 위한 조례안을 상정할 예정입니다. 이 조례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시설관리공단은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는 셈이지요.

앞으로 남겨진 숙제는 무엇보다도 인력 문제입니다. 공무원들의 경우, 이 공단에 들어가게 되면 평생 한 가지 분야만 일해야 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굉장히 낮습니다. 임금이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 팽배한 상태지요. 그래서 제주도공무직노조 등 공무원단체들이 시설관리공단 추진에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지난 5월 23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도시설관리공단 설립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공무직노조(자료사진=제주투데이DB)

게다가 매년 6백~7백억 원이 들어가다보니 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해서 비용을 줄일 것이냐의 문제도 있습니다. 제주사회의 최대 이슈들을 모아둔 것이니 자칫 매년 예산이 늘어날 우려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공단을 만들지 말고, 제주도청이 직접 관리하는게 더 낫다는 주장도 여전합니다.

한편, 제주도의회나 일부 도민사회에서는 다른 시설공단처럼 스포츠나 항만 등의 시설도 담겨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처럼 처음 생기는 공단인만큼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제주도의 공기업이 어떻게 이 숙제들을 풀어갈지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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