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칼 자루를 쥐었는지 모르겠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3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며 최근 한국관광공사에 5억달러 규모의 대출약정서를 제출한 미국 스타크 컴퍼니스 인터내셔널(SCI.Stark Companies International)사의 투자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관광공사측은 여전히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고, 스타크사는 "반드시 토지를 매입하겠다"는 당초의 입장을 고수하며 버티고 있다.

누가 칼자루를 쥐었는지도 잘 구분이 가지 않는 묘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 '신뢰못한다'  vs  '투자 반드시 한다'

24일 오후 2시부터 한국관광공사와 산업자원부, 제주도가 참여한 가운데 관광공사에서 열린 미국 SCI측의 자금조달계획 심의는 끝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났다.

이날 심의 결과는 관광공사나 제주도에서 철저히 함구하는 상황이어서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관광공사측은 현재 SCI사외에 몇몇 업체가 투자의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다른 투자자를 선정, 입주토록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SCI가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의 신뢰성이 미약해 다시 투자자를 선정하자는 입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CI가 대출약정서대로 내년 1월 중순 이후 토지매입 계약금을 입금하는 기간까지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맞서기도 했다.

▲  '내년 1월까지 다시 기다려보자'

결국 이날 회의는 차후 국제변호사를 통해 자문을 다시 구하자는 입장으로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앞서 美 SCI측은 대출약정서를 제출하면서 내년 1월22일 직후 중문관광단지 2단계 부지 매입을 위해 계약금 형식으로 1000만달러를 홍콩 상하이은행 계좌나 ABN-AMRO은행  계좌에 입금하고 계약 후 즉시 기본설계와 주변 부지매입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관광공사측은 한마디로 '나중에라도 재입주를 하도록 할테니까, 빨리 돈을 갖고와라'는 입장일 것"이라며 "이는 'SCI가 투자자금만 갖고 오면 언제라도 우선권을 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도대체 누가 칼자루를 쥐었는지 모르겠다"며 "너무 투자자측에 끌려가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되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미화 30억 달러(한화 3조 6,000억원) 투자 의향을 밝힌 美 SCI사는 당초 예정보다 4개월여를 미룬 지난 10월 30일 한국관광공사에 자금 조달계획서를 제출했었다.

하지만 두달째 자금조달계획에 대한 심의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SCI사의 투자의지에 대한 의문이 갈수록 증폭돼 왔다.

이와함께 정부는 지난달 12일 SCI의 제안을 받아들여 5억달러(6000억원) 이상을 관광사업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카지노업을 허가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美스타크社, 5억달러 대출약정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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