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관방장관(왼쪽)과 아소오 타로(麻生太郞) 외상(왼쪽 두번째),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재무성 장관(오른쪽). /뉴시스

일본 자민당 총재선은 지난 8일 고시되어 본격적인 선거 활동에 들어갔다.

아베 신조오(安培 晋三.51) 관방장관, 타니가키 사다카즈(谷垣 禎一.61) 재무대신, 아소오 타로오(麻生 太郞.65) 외무대신이 입후보했다.

투표자수 703표중 500표는 아베씨한테 간다는 예측 속에 '소화(消化)시합'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은 선거이다.

아베 씨는 조부가 수상직을 역임했던 기시 노부스케이며, 부친은 수상직을 눈앞에 두고 쓰러진 아베 신타로이다.

타니가키 씨는 부친이 문교대신을 지냈으며 그 기반을 물려받고 변호사를 거쳐서 정계에 진출했다.

아소오 씨는 조부뻘 친척에 수상직을 역임한 요시다 시게루와 장인 역시 수상을 역임한 스즈키 젠코오다.

총재에 입후보한 세 후보의 경력을 설명하던 어느 TV국의 보도 방송은 모두 화려한 세습 의원이란데 자조적인 냉소가 감돌기까지 했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때마다 거론되는 세습 의원 병폐론은 반딧불처럼 한 순간 반짝이고 사라지지만, 일본 정계의 고질적인 요소이다.

중의원 480명중 여야당 합쳐서 세습 의원이 현재 124명이나 된다.

약 26%가 세습 의원이다. 이들 2.3세 의원들은 모든걸 그대로 물려받고 움직이면 된다.

물론 지역구가 다른 경우도 있지만 극히 드문 예이고, 그렇다 하더라도 덤으로 받는 1세 의원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세습 의원이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선거로서 심판을 받기 때문이다" 자기 지역구를 아들에게 물려준 은퇴 1세 의원의 항변이지만 공허하게 들린다.

이렇게 대물림 속에 의원이 된 세사람이 총재 후보에 나왔지만 아베 씨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자민당의 10개 파벌 중(무파벌 포함) 타니사키 씨와 아소오 씨 파벌을 제외한 8개 파벌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의원 단체도 선거본부가 있고 또 다른 3개 단체가 있다.

오는 20일 총재 선거인데 아베 씨가 당선되어 수상이 되면 이 단체들은 대신 자리는 물론 각종 직위 쟁탈을 위한 엽관(獵官)운동이 현재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못지 않게 총재 선거 2위를 확보를 위해서도 치열하다. 선거 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왜 아베 씨가 압도적인 우세를 유지하고 있는가. 국민적인 인기가 바람몰이를 일으켰다. 북한의 납치 문제에 강경한 대응을 한것이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였다.

북한 때문에 북한이 싫어하는 아베 씨가 수상이 된다.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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