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이혼율이 매년 급증하고 있어 각종 사회문제의 원인을 제공하는 가족 해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협의이혼 처리건수는 1833건. 이는 매월 153쌍이 갈라서는 것이고 평균 하루 5쌍이 이혼하는 것이다.

이는 2002년 협의이혼 건수 1566건과 비교해 17%나 증가한 것으로 도내 이혼 건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매년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2년의 경우 396건의 재판이혼까지 포함한 전체 이혼처리 건수는 1962건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이혼건수도 아직 발표안된 재판이혼 건수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이혼 건수는 처음으로 2000건을 훨씬 웃돌고 2002년의 재판이혼 건수를 적용한다해도 2300여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지난해 잠정 1.8쌍 결혼중 1쌍 이혼

최근 몇년간 도내 평균 결혼건수는 3500건으로 하루 평균 10쌍이 결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한해 제주시에 접수된 혼인신고는 2187건, 서귀포시는 540건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북제주군과 남제주군의 경우 1~11월까지의 접수된 혼인신고가 각 787건과 489건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도내 전체 혼인신고 건수는 4100여건 내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럴 경우 지난해 혼인신고건수대비 이혼건수는 결혼커플 1.8쌍중 1쌍이 이혼하고 있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02년 연간 2쌍이 결혼하고 그중 1쌍이 이혼하는 50%의 비율을 넘어선 것으로 인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던 제주가 1위가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 도내 이혼율 10여년 사이 4배나 급증

도내 이혼율은 지난 91년 531건에 불과했었다. 그러던 것이 외환위기가 닥쳤던 97년 1116건으로 갑절이상 늘었고 2000년 1763건에 이어 지난해 2000건을 넘어섬으로서 다시 6년 사이에 배이상 증가하는 등 그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다.

물론 이처럼 1년간 결혼건수대비 이혼건수를 단순비교하는 이혼율 수치를 가지고 논하는 것이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여지가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에서 기준으로 삼고 있는 조이혼율에서도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해치는 가족해체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경고음은 나오고 있다.

조이혼율은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2002년 우리 나라의 평균 조이혼율은 3.0으로 인구 1000명당 6명이 이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지역의 조이혼율은 지난 91년 1.0으로 인구 1000명당 2명이 이혼했으나 97년에 2.1건으로 상승했다.

2000년 조이혼율이 3.3으로 전국평균 2.5를 훌쩍 뛰어넘었고 이어 2002년에는 3.6을 기록, 인구 1000명당 7명이 이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이혼사유 과거와 판이하게 다르다

최근들어 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이후 어려워진 경제여건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과거 이혼의 주요 원인이 배우자의 외도나 도박 또는 구타에 따른 정신적·육체적 피해에 따른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신용카드, 과다한 빗 등 경제적 원인으로 인해 이혼을 하는 경우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사회전체 분위기가 조급성을 띄면서 너무 쉽게 파국을 택하는 부부들이 늘어나는 것도 최근의 이혼경향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 초·중반의 부부에게서 이혼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고 이유도 어찌보면 하잖은 말다툼 등에서 비롯되는 것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이혼을 금기시했던 사회분위기가 많이 바뀐데다 여권신장에 따라 과거 '참고산다'는 인식이 크게 줄어들고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판단이 서면 과감히 헤어지는게 바람직 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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