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거를 소재로 한 영화 <싱글즈>는 젊은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제주시에 사는 오 모씨(22)는 "한국에서는 결혼이라는 제도아래 남자와 여자가 절대 평등해 질 수 없다.하지만 동거라면 어느 정도 평등을 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오씨는 '사랑=결혼'이라는 우리나라의 제도에 대해 불만이 많다. "사랑을 했다고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 결박이 적은 동거는 서로에대한 존중을 유지시켜줄 수 있다"며 동거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말했다. 

서귀포시에 사는 박 모씨(23)는 타지역에서 제주도 소재 대학에 입학해 대학생활 3년 중 2년간 여자친구와 동거해왔다.

여자친구도 마찬가지로 타지역에서 온 경우. 어짜피 자취를 해야 하는 입장인 그들은 2002년 여름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박씨는 "동거를 하니 방값이 절약되고, 집안일도 분담하게 되어 부담이 줄어들었다"며 "책임감 없이 동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 어른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지만 동거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 된다"고 말했다.

▲ 동거를 할때 이것은 필수!

하지만 부모님에게는 밝히지 못한 상태. 부모님을 설득할 용기가 없어서 숨기고 있는 박씨는 하루빨리 사회적인식이 바뀌기를 바라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국민대 사회조사센터가 서울 10개 대학생 600명을 대상을 조사한 '혼전 동거에 대한 생각은?'에서 부정적이라는 의견은 남자 29%, 여자 40%에 그쳤다. 
  
기성세대들이 색안경을 끼고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현했던 '동거'가 젊은층에게는 당당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능력으로까지 대접받고 있는 것을 반증해주는 셈이다.

미디어에서도 '동거'를 소재로 했던 TV드라마 <옥탑방고양이>, 영화 <싱글즈>가 잇따라 히트치는 등 젊은이들은 동거에 대해 더 이상 거리낌없어한다.  

하지만 점차 양지로 드러난 '동거'에 대한 기성세대의 반응은 탐탁치 않다. 

20대 딸을 키우는 이모(49)씨는 "만약 내 딸이 남자와 동거를 한다면 딸과 의절하겠다.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동거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씨는 "아직 인생경험이 모자란 상태에서 아이가 생기게 되면 책임질 능력이 없는 젊은이들은 그때서야 후회를 한다. 동거생활을 했던 사실이 소문이라도 나면 시집도 못간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프랑스에서의 '동거'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있다. 동거 커플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물론, 법의 지원도 확실하다. 각종 서식의 결혼여부를 묻는 란에 ‘결혼’,‘미혼’과 함께 ‘동거’가 있고, 동거가 깨진 후 재산분할을 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우리나라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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