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과목의 소란극"

지난 10월 말 토야마켕(富山縣)의 어느 고등학교가 고교 졸업시 필요한 필수 이수 과목을 가르치지 않은 것이 발각됐다.

각 TV 방송국은 물론 신문들까지 톱 뉴스로 보도하면서 집중 포화를 퍼부어댔다.

그러나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기보다 희생양에 지나지 않았다.

그후 이러한 학교는 일본 전국적으로 불어나기 시작해서 1일 현재 591교(공립 336 사립255. 약 십만명)가 가르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큐우슈(九州)의 쿠마모토켐(熊本縣)만이 규정대로 가르쳤었다.

필수 과목 중의 하나는 세계사이며 그와 함께 선택 과목으로서 일본사와 지리였다.

그런데 각 학교에서는 세계사만 가르친데가 있는가 하면 일본사, 지리만 가르친 곳도 있었다.

문부과학성의 규정을 각 고교가 무시한 교육 방침이었다.

이러한 사태를 빚어낸 가장 큰 이유는 대학 입시 과목에 있었다.

필수 이수 과목인 세계사와 선택 과목 일본사와 지리가 대학 입시 과목에서 빠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각 고교에서는 대학 입시 과목의 집중 교육을 위해 필수 과목조차 제대로 가르치지 안고 방관해왔다.

몇 학교만이 규정을 위반하고 가르쳤었다면 해당 학교의 교장은 물론 담당 교육위원들도 책임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르치지 않은 과목을 가르쳤다고 평가점까지 기입한 학교도 있었으며 또 이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교육위원들도 있었다.

지금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대학 입시 준비로 그야말로 시간은 황금처럼 귀중한 시기이다.

대학 입시와 전혀 관계없는 과목을 새로 배우기 위해 백여 시간 이상을 설정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하루 두시간(50분 수업) 수업을 해도 50일 이상 필요하다.

그리고 학생들은 아무 잘못도 없었다.

학교 당국이 가르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었다.

결국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치 판단에 의해 사태 수습을 하기에 이르렀다.

70 시간 이상의 수업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70 시간만을 이수 하고 나머지는 레포트 제출로서 인전한다는 것이었고, 70 시간 이하는 50 시간의 수업과 레포트 제출로서 고교 졸업을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졸업한 학생들에게는 <졸업장은 교장의 재량에 맡긴다>는 규정을 인용해서 불문에 붙인다고 했다.

처음 이 사실이 알려졌을 때는 설마 이렇게까지 전국적으로 확산될 줄 몰라서 모두가 그 행위를 규탄했다.

그러나 <빨간 신호 모두 건너면 무서운 것 없다>는 식으로 매일 불어나니 사태 진정화를 우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사태로 어느 고교 교장의 책임을 지고 자살했으며, 서훈 대상자였던 세 사람의 전,현직 교장은 사퇴했다.

모두 나름대로 책임을 진 행동이었지만 이 기사 자체가 전혀 사회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우리는 역사(세계사, 일본사)를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른다>

한일 문제 등이 거론될 때마다 일본인들한테 종종 들어온 말이다.

이번 사태로 대학 입시 과목 제도가 근본적으로 바꿔져야 한다지만 대학 당국의 반응은 한마디도 들을 수없다.

그렇지 않아도 역사 인식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일본이다.

매일 이 기사를 대할 때 마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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