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언 선생님의 축하파티"

지난 10월 22일 오사카 아위나호텔에서 강재언 선생님을 위한 축하 파티가 <오사카 제주도 연구회> 주최로 열렸다.

강선생님은 당협회 고문이시다.

금년 1월 한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목단장을 받았고 9월에는 <역사 이야기. 조선반도>의 책을 아사히(朝日)신문사에서 발행했다.

그리고 10월은 강선생님의 80회 생신이라는 뜻도 곁들인 일석삼조의 파티였다.

근대사 전공인 강선생님은 재일동포의 원로중의 원로 교수로서 금년 3월까지 하나조노(花園)대학에서 명에교수로서 활동하셨다.

나이 80인데도 불구하시고 대학 당국에서 강선생님께 명예교수로서 활동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 것도 파격적인 대우였다.

강선생님은 학자로서 일본대학에서 많은 업적을 남기신 한편 재일동포사회에도 많은 공헌을 하셨다.

약 15년전에 민단 오사카 지방본부에서 시작된 <민족대학> 강좌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실시한 각 교수진들의 강연은 동포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서 각 지역별로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그후 이 강좌는 제2기 <민족대학>으로 이어지면서 계승되고 있다.

최근에는 <재일 코리언의 역사>라는 (민단 중앙 민족교육위원회 기획) 역사 교과서 작성의 책임을 맡으시고 편찬하셨다.

이외에도 재일동포만이 아니고 한국 제단체에 기여한 강선생님의 업적도 출입국을 증명하는 여권을 봐도 잘 알수있다.

스탬프투성이다.

그 만큼 한국 국내의 학술대회에 많이 참가 하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동안 강선생님의 내신 저서는 삼십권을 넘는다.

축하 파티 때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 문경수 교수의 축하 인사에서 나온 발언인데 그 권수(卷數)의 많음에 모두 깜짝 놀랐다.

이런한 업적을 인정 받아 약 15년전, 한국 KBS가 설정한 제1회 <해외동포상> 학술부문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일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강선생님의 고향인 제주시 삼양 출신을 중심으로 식사회를 갖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또 목단장을 수여받으셔서 같은 삼양 출신의 후배로서만이 아니고 재일동포의 한사람으로서 더욱 기뻤다.

왜냐하면 재일동포사회에서 학술부문으로 수훈 대상자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거의가 조직인과 상공인이다.

조직인인 경우에는 오랫 동안 민단 조직에서 봉사활동을 한 사람들이며, 상공인은 이러한 조직과 동포 사회는 물론 한국에도 경제적으로 지원한 사람이다.

한국 정부에서 대사관을 통하여 수훈 대상자를 민단과 상공, 금융단체에 의뢰할 경우 추천에 의해서 심사 후 결정된다.

이럴 때 학술 분야는 상기 단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약하기 때문에 수훈 대상자로 추천 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번 강재언 선생님이 목단장을 받았다는 것은 이러한 조직을 거치지 않고 한국 정부(대사관)가 직접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이다.

축하 파티는 당 연구회 양영후 회장님의 인사말과 김용해 선생님의 건배 제창후 많은 내빈들의 축하 인사가 있었다.

필자도 같은 삼양 출신이고, 필자의 졸저 <이쿠노 아리랑> 소설집을 2월에 냈을 때 발문도 써주셔서 축하 인사를 했다.

그 속에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

지금 강선생님의 본가가 삼양2동에 있는데 제주 전통 초가집으로 오래 전에 문화재로 선정됐다.

이 집에다 또 하나의 새로운 혼을 심기 위해 강재언선생님의 저서들과 관련 서적들을 모아서 <강재언 도서관>을 설립하고 싶다는 취지를 발표했다.

물론 팔자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강선생님께도 지금 소장하고 있는 서적들을 여기 저기 기증하지 마시고 꼭 보관하시라고 당부 했으며 제주의 관계기관에도 정식으로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다.

가령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을 못하드라도 문화재로 선정된 전통 가옥에서 사셨던 선생님의 서적이 그 집에 비치된다면 그야말로 살아있는 문화재가 되리라고 믿는다.

이렇게 많은 업적을 남기신 강재언 선생님의 축하 파티를 주최한 당 연구회에는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당 연구회가 교류를 나누는 범위 내에서 안내장을 보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참석을 못했다.

당 연구회 신재경 사무국장의 폐회사로 마친 축하 파티였지만 필자에게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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