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관광지로 유명하면서도 보수적인 지역으로 잘 알려진 나라켕에서 한국어 웅변대회가 열렸다.

<민단 나라켕 지방본부> 주최로 대상은 한국어를 배우는 재일동포와 일본인 기타 외국인이었다.

동포 3명, 일본인 7명, 총10명의 참가자 중 최우수상을 받은 이케다 쓰비오<池田 常雄>씨의 <태극기 달린 유니폼을 입고>라는 원고 내용이 이색적이었다.  1970년에 경주시와 나라시가 자매결연을 맺은 후 많은 단체가 또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한다.  그는 나라시 탁구협회 상임이사이다.

10년전에 경주시 탁구협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친선 탁구대회를 통하여 많은 친구가 생겼는데 한국 국가대표 선수였던 윤길중 씨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로부터 어느날 이케다 씨는 가슴에 태극기가 달린 한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선물로 받았다.  언젠가는 이 유니폼을 입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침 나라켕 실업팀 탁구대회가 있었다.

이케다 씨도 출전해서 자기 팀이 결승전에 진출하면 이 유티폼을 입겠다고 결심했다.  5명으로 구성된 단체전 결승전에서 1, 2번 선수가 계속 졌을 때는 유니폼 입을 기회가 없어질까봐  매우 걱정스러웠지만 3, 4번 선수가 계속 이겨서 마지막으로 이케다 씨가 나가게 되었다.

일본인으로서 이 유니폼을 입는다는 것은 아주 쑥스럽고 용기가 필요했지만 갈아입고 출전했다.  상대방 선수는 이제까지 대전해서 한번도 이겨 본 적 없는 강적이었다.  

그러나 필사적으로 싸워, 접전 끝에 이겨서 단체전 우승을 했다.  자기는 정말 한국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재작년 월드컵 대회 때 일본인들이 한국팀을 많이 응원했다.

얼굴에 태극문양을 그리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젊은이들이 있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구나 하고 느꼈다고 했다.

대강 발췌한 위 내용이 최우수상을 받은 원고인데 나라켕 실업팀 탁구대회가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 필자는 잘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대회에 용기를 내고 태극기 달린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이케다 씨와 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관계자,  참가자 모두의 시선을 상상할 때 잔잔한 감동이 필자를 포근히 감쌌다.

  이케다 씨는 50대며 <나라켕 다캐다 어린이 가정상담 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는 공무원이고 한국 유학생들의 홈 스티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시는 우한(友韓)파 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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