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 오른다 둥그런 불새 하나
만물이 깊은 잠의 물결에 부대낄 때 잠 속을 빠져나와
아직 하늘도 어둠 속에서 어둠 밖의 꿈을 꿀 때
그 어둠을 뚫고 온 세상에
눈부신 새벽을 깨워 놓는다 또렷이 눈 뜨고 이제야
바닷물결을 베고 눕는 水平線

- 문충성 제2시집 「수평선을 바라보며」에서

 

<지은이> 문충성 : 제주시 출생.
 한국 외국어 대학 불어과 졸업.
 계간<문학과 지성>을 통해 등단.
 제1시집 「제주 바다」 외 다수.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문충성 시인의 서정적인 시세계는 <청정한 순수성>에 있다고 했다. 그의 시는 <확실한 대상과 그 대상에 대한 확실한 감정에서 우러나온 자연스런 노래>이며, 제주섬과 바다에 대한 숙명적인 사랑이 담겨져 있다. 성산일출을 보며 <불새>를 연출하고, <아직 하늘도>, <어둠 밖의 꿈을 꿀 때>, <눈부신 새벽을 깨워> 눈을 뜨는 것이다.
수평선이 <바닷물결을 베고 눕는> 성산포의 사랑을 시인은 체험으로 느끼고 잇다. 불새가 되어 날아오르는 강렬한 마음이 전염되어 오지 않는가. 글=김용길 시인
 그림=오윤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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