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족학급 발표회"

6일 오사카 이쿠노쿠에 있는 나카가와(中川)초등학교에서 <민족학급 발표회>가 있었다.

일본 학교에 다니는 동포 어린이들을 별도로 모아서 가르치는 수업을 <민족학급>이라고 한다.

물론 일본 어린이들도 같이 수업을 받을 수있지만 드물다.

나카가와 초등학교 전교생은 약480명이며 재일동포 어린이(귀화 어린이 포함)는 약 70%라는 얘기도 있지만 정확히는 아무도 모른다.

그 중에 약 200명이 <민족학급>에서 매일 한 시간씩 민족교육을 받고있다.

이 교육의 성과를 전교생과 교사, 학부형들께 일년에 한번 발표하는데 이것을 <민족학급 발표회>라고 한다.

오전 열한시부터 열두시 이십분까지 체육관에서 개최되었는데 어린이와 보호자들로 체육관은 꽉 찼다.

사물놀이, 꽃바구니춤, 우리 민족학급(자기소개)탈춤, 설장고, 부채춤, 소고춤, 깃발춤, 풍물놀이 공연이 있었다.

일학년은 우리말로 자기 소개와 노래.

이학년은 악기 소고를 들고 육학년 선배들과 풍물놀이를.

삼학년 여자 어린이들은 꽃바구니춤, 남자 어린이들은 탈춤.

사학년 여자 어린이들은 부채춤, 남자 어린이들은 육학년 선배들과 깃발춤.

오학년은 사물놀이, 육학년은 풍물놀이였다.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말과 글, 민족 악기는 물론 무용 등과는 거리가 먼 문화들이었다.

아니 외국 문화와 다를바 없다.

이 문화를 매일 한 시간씩의 교육 속에 몸에 익히고 같은 급우들인 일본 어린이들과 교사,부모들께 그 모습을 보여줬다.

화려한 원색의 민족의상 속에 펼쳐지는 어린이들의 깜직한 공연은 마치 아름다운 동화 속에 빠진 느낌을 주었다.

자녀들의 귀여운 순간의 모습을 찍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는 부모들과 좀 떨어진 벽에서 이 정경을 지켜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미소에 필자는 가슴 뭉쿨했다.

<자녀들의 모습을 찍기 위해 어린이들을 부르거나 너무 움직이지 않도록 부모님들께 부탁드리겠습니다>

<민족학급> 담당 홍우공(洪佑恭. 40)선생님의 애교 어린 주의도 미소를 자아내게 했다.

처음 홍선생님의 이름을 들었을 때는 남선생님인줄 알았는데 여선생님이었고 활동적이었다.

어린이들의 공연이 바뀔 때마다 잽싸게 움직이면서 뒷바라지하는 모습은 믿음직스러웠고 유감없이 총감독 역을 발휘했다.

완벽한 어린이들의 발표회는 아니었지만 어린이들에 대한 그녀의 애정과 교육열을 느낄 수있었다.

대학교까지 일본 학교를 다녔던 홍우공 선생님은 사회인이 되었을 때 민족 문화에 흥미를 갖고 활동했었다.

1992년 서울에서 어학당 선생님들의 조직한 학원에서 약 8개월동안 유학 경험을 했으며, 대학 졸업 때 교사 자격을 땄던 홍선생님은 약 13년간<민족학급> 강사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 사이 이쿠노 민단 4개지부가 공동 운영하는 <코리아ㆍ아카데미>에서도 어린이들을 가르쳤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 이쿠노에 있는 카쓰야마()중학교에서도 가르치면서 나카가와 초등학교 상근 강사로서 근무하고 있다.

또 이날 발표회에는 당 초등학교 <외국인보호자회(회장 김융성:金隆盛)>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무용부원들의 공연도 돋보였다.

김군희<金君姬) 선생님의 지도로 매주 수요일 밤에 배우는 부원 8명의 설장고 공연은 그 동안의 맹연습을 상상하고도 남을 정도로 박력있었다.

오래만에 민족문화에 젖어볼수있는 한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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