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7월 17일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체육관. 2002 월드컵대회 남자부 밴텀급 결승에선 제주 태권의 기둥, 고대휴(27·제주도청)와 이란의 오미드 골람자 사이에 숨가쁜 공방이 이어졌다.

난타전을 벌인 끝에 13대 13. 비겼다. 그러나 "공격적인 경기운영이 돋보였다"는 심판판정에 따라 감격의 우세승을 거두게 된다. 1999 세계선수권에 이어 2000·2002 월드컵 대회를 석권, 제주태권의 희망이자 자존심을 알린 쾌거였다.

탁월한 스피드, 현란한 발기술, 강한 승부근성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고대휴는 국제대회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 98년 상무에 복무할 때, 그는 세계 군인선수권대회에 나가 밴텀급 1위를 차지한다.

고대휴의 주특기는 나래차기와 돌려차기다. 그러나 그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서기까지 뼈를 깎는 노력이 뒤따랐다. 그는 '연습벌레(?)'다. 훈련자세가 성실하고 경기운영이 침착하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그는 현재 제주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훌륭한 지도자가 돼 후배들을 양성하는 게 그의 꿈이다. 그는 지금 그 꿈을 향해 착실하게 나아가고 있다.

성산읍 출신인 그가 태권도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서귀중앙교 3학년 때다. 당시 태권도 도장을 찾은 게 계기가 됐다. 그리고 5학년 때 전도소년체육대회에서 밴텀급 1위를 차지하면서 가능성을 예고했다.

고대휴는 남주중에 진학한 후 3년 연속 전국소년체전에서 밴텀급 패권을 차지한 데 이어, 99년 남주고 재학 때는 전국중고태권도대회 밴텀급 3위를 차지했다. 또 제주대에 진학 한 후 96년 제77회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제76회·제78회·제79회 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2000년을 잊을 수 없다. 국가대표로서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원드컵대회에 밴텀급 1위에 올라 제주도체육회로부터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또 제주도에서는 '제주를 빛낸 사람'으로, 서귀포시에서는 '서귀포를 빛낸 5인'으로, 제주대에서는 '자랑스런 학생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향토의 명예를 건 그의 투혼은 계속된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제83회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오는 10월10일 개막하는 전북체전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벌떡 일어서는 모습. 그는 지금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한방울의 땀을 더 흘리고 있다.
 
생년월일 : 1976년 8월16일
- 소속 : 제주도청
- 학력 : 서귀중앙교-남주중-남주고-제주대
- 가족 : 고형부(58)·정순일(58)씨의 2남3녀중 장남
- 경력
·제77회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밴텀급 1위(1996)
·세계 군인선수권대회 밴텀급 1위(1998)
·제81회 전국체육대회 대학부 밴텀급 1위(2000)
·제14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밴텀급 1위(1999)
·월드컵 태권도대회 밴텀급 1위(2000, 2002)
·제83회 전국체육대회 일반부 밴텀급 1위(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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