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완벽한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다가 삶을 헛되이 보내는 사람들을 잘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이란, 완벽한 여인을 기다리다가 사랑이 모두 지나갔음을 뒤늦게 깨닫는 머리 희끗한 노총각일 수도 있고, 항상 창업할 시기만 찾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 야심 많은 직장 동료일 수도 있다.- 스테판 M 폴란의 '2막' 중에서 -'.

자그마한 체구, 뿜어져 나오는 열변, 아이같은 꿈과 무한한 동심.

한권의 책이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 듯 그 속에 적힌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수 있다는 소박한 믿음에서 출발한 '고도원의 아침편지'(www.godowon.com)는 어느새 100만명의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2001년 8월부터 아침마다 e-메일로 '마음의 비타민'을 선물하는 인터넷 배달부 고도원씨(52).
그는 23일 제주대 총여학생회(회장 소경하)가 2003 여성문화제 행사의 하나로 마련한 특별강연에서 2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소박한 꿈 이야기를 들려줬다.
 
고도원의 꿈과 희망

그의 첫번째 꿈은 e-메일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 모두에게 무료로 '아침편지'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

"현재 한국일보 1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통해서도 많은 이들을 만나고 있다"는 그는 "머지 않아 그 꿈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꿈은 아침 편지에 향기를 넣어 보내는 것이다. 그는 "인공지능 컴퓨터에, 인터넷으로 '스틴쉽'이 가능한 정보화 시대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아침편지를 영어로 만들어 전 세계로 보내는 것이 세번째 꿈이다.

"이미 지난 4월부터 코리아헤럴드를 통해서도 '아침편지'가 세계 곳곳에 배달되고 있습니다. 최소 1억명 회원에 1달러씩의 유료화를 통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구축한다면 머지않아 빌게이츠가 부럽지 않을겁니다."

그의 네번째 꿈은 '십시일반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이다.

"회원이 20만명 넘어가면 무려 1000만원대의 비용이 듭니다. 1년에 1번씩, 적게는 1원에서 부터 1만원까지 회비를 내면 더 많은 이들이 '아침편지' 혜택을 받을 수 있지요."
가령 100명 중 2-3명이 참여하면 이로인해 97명이 무료 이메일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번째로 그는 '장학재단'을 만들어 꿈을 좇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만약 노벨문학상이 꿈이라면, 습작 등 그 만큼 노력한 흔적을 제시하면 장학금 혜택과 함께 가장 사랑하는 주변 사람 1명에게도 동시에 혜택을 주는 것이죠."
그는 "주위에 기다려주고, 격려해주며,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꿈으로 '상담가를 꿈꾸고 있다'는 그는 12개 꿈의 완결편으로 '깊은 산속 옹달샘'에 명상센터를 짓는 꿈을 소개했다.

"'휴식+운동+명상+마음수련'의 프로그램을 담은 일종의 환상적인 '마음 치료센터'지요. 맑은 영혼으로 '꽃과 나무'를 심고 자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보람을 찾는 것이지요." 그는 도심 속 '깊은 산속 옹달샘'도 꿈꾸고 있다.

그는 꿈의 하나였던 '아침편지 도서관' 만들기는 올해 봄 부터 '책읽고 밑줄긋기 대회'로 실천하고 있다, 현재 홈페이지(www.godowon.com)를 통해 제2회 대회를 진행중이다.

'나의 꿈의 8할은 여자'

'사랑은 한 떨기 아름다운 꽃이다. 하지만 낭떠러지 끝에서 따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스탕달의 말이 있지요. 아침에 변기도 잘 뜯어보면 그 안에 사랑이 있어요."

그는 "나의 꿈을 만든 것은 8할이 여자였다"며 '꿈의 씨앗이 된 여자이야기'로 어머니와 아내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마음속은 숯덩이지만 늘 미소짓는 얼굴이었지요. 훌륭한 목자가 됐으면 하는 어머니의 바람을 저버린 셈이죠."

시골 교회 목사의 아내로 눈물속에서 지낸 어머니, 일곱번 이별과 재회의 키스를 나눈 끝에 결혼한 아내가 북돋아준 힘으로 오늘의 '나'가 있었노라고 고백했다.

"사랑의 6하 원칙이 있어요. 누가(내가), 누구를(가까이 있는 사람을), 언제(지금 이 순간에), 어디에서(사랑이라는 그릇 안에서), 무엇을 (진정한 사랑을), 어떻게(더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깊이) 사랑하느냐는 것이죠."

"섹스는 마치 음식과 같아요. 그릇 안에 있어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 처럼 그릇 밖의 음식은 더러운 음식일 수 밖에 없어요."

"깊은 사랑의 경험에서 나온 작품이 감동을 주는 것처럼 섹스도 '사랑'이란 그릇 안에 담길때 아름다워 진다"고 말했다.

"여자의 꿈은 남자의 사랑이 만들고, 남자의 꿈은 여자의 사랑이 만듭니다. 사랑은 말과 눈빛에서 나타나지요. 혼이 담긴 눈빛은 식물을 잘 자라게 하고 사람의 능력까지 치유합니다."

그의 '아침편지' 취지문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다.

'누구든 마음이 아프고 괴로울 때, 슬프고 절망할 때, 사랑을 잃었거나 시작할 때, 꿈과 희망이 필요할 때, 한 모금씩 마시는 것만으로도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는, 맑고 청량한 샘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제주 출신 고도원은 .

▲ 23일 제주대학교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고도원씨.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서귀포시 중문동이 고향이다.

10여년전 72세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고은석씨가 제주에서 살다 현재 아르헨티나로 이민간 형 일정씨를 낳은 후 목회 활동을 위해 전주로 이사를 갔다.

제주시 용담동에서 살고 있는 누나 일경씨(55)의 남편 이우섭씨도 목사다.

목회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연세대 신학과에 입학했지만 당시 서슬퍼런 '긴급조치 9호'로 제적돼 구치소에 수감, 이후 군대에 강제징집되는 바람에 9년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재학시절 대학신문 '연세춘추' 편집장을 지냈으며, 80년대 초 신군부에 의해 강제 폐간된 월간지 '뿌리깊은 나무'를 다니다 중앙일보 기자로 스카웃됐다.

기자시절 연세대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대 언론대학원 연수(1년)을 마쳤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글쟁이'로서 꿈을 그렸다는 연설담당 비서관(1급)으로 발탁, 5년 동안 청와대 생활을 했다. 아침편지는 그 때 시작했다.

'아무리 엄청난 백만장자가 되어도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아마동'(아침편지 가족 마라톤 동호회)에는 회원 80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짬이 없던 청와대 시절에는 대통령 연설문을 1-2시간 코스의 마라톤을 통해 정리하고 썼을 정도로, 달리기는 그의 유일한 '명색과 사색'의 시간이다.

'정말 맛있는 책은 오래오래 사귀면서 맛나게 본다'는 그의 독서습관은 '다독, 정독, 속독'하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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